국힘 광주·전남 광역단체장 후보 역대 최다득표…제2당 등극 ‘선전’
주기환·이정현 후보 보수정당 사상 최다 단체장 후보 4년 전 1명→9명 도전 유의미 광주·전남 광역의회 비례대표 2명 배출 27년만 ‘제 2당’…정치지형 변화 ‘신호탄’
6·1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불모지인 광주·전남에서 의미 있는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선전했다.
국민의힘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와 이정현 전남지사 후보가 보수정당 사상 역대 최다 득표를 기록했고 정당득표율도 2위를 기록하면서 광주시의회·전남도의회 비례대표 의원을 각각 1명씩 배출했다.
2일 중앙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광주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주기환 후보가 현재 15.90%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제5회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정용화 후보가 얻은 14.22%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역대 최다 득표율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광주에서 얻은 12.7%도 넘어섰다.
윤 대통령의 측근으로, 새정부 예산·정책 창구 역할을 자임했던 주 후보는 비록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역대 최다 득표율을 기록해 향후 윤석열 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이 기대된다.
전남지사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가 18.81%를 얻었다.
이 후보 역시 제5회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김대식 전남지사 후보가 기록한 13.39%를 넘어 역대 최다 득표율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던 이정현 후보는 당 대표와 3선 국회의원의 화려한 경력을 내세워 선전했다.
두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당초 호남에서 ‘마의 20% 벽’을 넘을 것인지 여부로 관심을 모았으나 역대 최다 득표율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지난 대선 당시 광주에서 기록한 역대 최다득표율 12.7%(전남 11.4%)를 뛰어넘은 것이어서 향후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에서 정치지형의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또 후보들 개인적으로도 윤석열 정부에서 호남의 창구 역할을 할 만큼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민의힘은 광역의회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득표율에서도 정의당과 진보당 등을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광주 광역의원 비례대표 정당득표율은 더불어민주당 68.63%, 국민의힘 14.11%, 정의당 9.46%, 진보당 7.18%, 기본소득당 0.60%로 광주시의회 비례대표 3석 중 1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했다.
보수정당 소속 광주시의회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한 것은 지난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27년 만이다.
전남도의회 정당득표율도 국민의힘 11.83%로 정의당(7.41%), 진보당(5.48%)을 제치고 2위를 차지, 전체 비례대표 6석 중 1석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 기초단체장 후보 7명을 공천해 모두 낙선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기록했다는 평이다.
광주에서 동구청장 양혜령 후보 19.60%, 남구청장 강현구 후보 15.93%, 북구청장 강백룡 후보 15.72% 등을 기록해 모두 15%를 넘겼다.
다만 전남에서는 함평군수 김유성 후보가 12.46%를 얻는 데 그쳤을 뿐, 여수 신용운(5.92%), 나주 지차남(4.94%), 영암 임대현(4.2%) 후보 등은 10%를 넘지 못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 광역단체장 후보 없이 전남 여수시장 선거 단 1곳에 후보를 냈던 것에 비하면 진일보한 도전이었으나 결과는 역부족이었다.
국민의힘 후보들이 선전한 것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효과와 함께 민주당 일당독점 폐해로 인한 반감 정서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국민의힘이 줄기차게 호남 껴안기에 나서며 서진전략을 펼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는 “비록 패배했지만 이번 선거는 민주당 체제에서 다수당 체제로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광주의 정치구조를 바꾸는 초석을 다졌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