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희망 아이콘 ‘섬·바다’ 이야기=[70]‘2028 섬 엑스포’ 유치해야 하는 이유

지역 균형발전·미래 성장동력 디딤돌 역할 기대 섬 중요성 부각·부정적 이미지 개선 기여 섬 자원 활용 지역관광 활성화 기반 확보 섬 지역·주민간 삶과 가치 높이는 기회로 내달 목포 해양문화학자대회서 집중 모색

2022-07-17     김우관 기자
목포시와 완도·신안·진도군 등 전남 서남권 지자체는 지난해 11월, ‘2021 서남해안 세계 섬 포럼’을 갖고 ‘대한민국 섬의 수도’임을 선포했다.

최근 섬과 관련된 메가 이벤트(Mega Event)를 준비하는 지자체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목포시와 완도·신안·진도군 등 전남 서남권 섬벨트로 구성된 지자체는 2028년에 ‘세계 섬 엑스포’의 개최를 목표로 두고 있다.

원래 ‘엑스포(EXPO)’라는 말은 상품의 매매교환, 문화와 정보의 교환 등의 뜻을 가졌으나, 최근에는 인류의 노력으로 성취된 발전 모습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일반 대중을 계몽하는데 주된 목적(BIE협약 제1조)을 두고 있다. 이처럼 엑스포는 시대별로 인류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이자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세계적인 규모의 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몇 해 전부터 이를 준비하고 있는 전남 서남권 4개 지자체는 섬을 테마로 어떠한 비전과 철학을 제시할 것인지에 대해 구상하고 있다. 2020년 10월 첫 모임에서는 2028 세계 섬 엑스포 유치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4개 시·군이 체결하였고, 그 결실로 11월에 ‘왜 섬 엑스포인가! 새로운 도전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2020 서남해안 섬 포럼’을 개최하였다. 여기서 섬 엑스포의 의의와 당위성을 논의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 논의에서 강조한 섬 엑스포의 의의는 두 가지였다. 첫째, 국제적인 차원에서는 세계 각국이 다양한 섬 문화를 공유하고 상호 간 이해와 비전 제시를 목적으로 개최한다. 이를 통해 섬의 가치와 중요성을 국가 간에 교류하고 상호 이익을 증대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여기에 세계의 최신 섬 산업의 동향, 첨단기술, 다양한 문화와 교감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는 의의를 더하고 싶다. 둘째, 국가적 차원에서는 섬이 많은 국가로서 우리나라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한 국제 홍보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정량적인 섬 개수가 아닌 문화다양성이 풍부한 삶의 무대로서의 가치와 함께, 세계적으로 섬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섬의 날(매년 8월 8일)’을 제정한 국가로서의 의의가 있다. 여기에 섬 엑스포를 통해 섬 사람들의 삶의 질이 제고되는 첨단 과학기술의 적용과 섬을 기반하는 미래경제동력의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발산되는 장으로의 의의가 있었으면 한다.

 

목포시와 완도·신안·진도군 등 전남 서남권 지자체는 오는 2028년 열리는 ‘세계 섬 엑스포’개최를 위한 준비 작업으로 섬 미래포럼을 열고 한국의 섬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그렇다면 섬 엑스포를 왜 개최해야 하는가? 먼저 국가적 차원에서는 해양영토로서 섬의 지정학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는데 기여할 수 있고 섬이 많은 국가로서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국토의 균형발전지역으로서 섬의 중요성을 부각시킬 수 있고 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둘째, 지역적 차원에서는 미래지역성장동력으로서 섬의 새로운 도약 발판을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 그리고 섬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장이 되고 아름다운 섬 자원을 활용해서 지역관광 활성화의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섬 지역들 간에 상생발전을 도모하는데 섬 엑스포가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당위성이 단지 허공에 외치는 공허한 메아리가 아닌 섬 주민들의 삶과 섬의 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한편, 2021년 2월에는 ‘2028년 세계 섬 엑스포’ 유치의 밑거름을 발표하였다. 그 내용은 서남해안 섬벨트 공동발전을 위한 ‘생명의 섬’, ‘에코 비즈니스의 섬’, ‘살기 좋은 섬’, ‘주목받는 섬’, ‘사업의 실행력 확보’ 등 5대 목표, 10대 실행 전략, 총 29개 중점사업을 제시하였다. 같은 해 11월에는 ‘2021년 서남해안 세계 섬 포럼’을 갖고, 전남 서남권이 ‘대한민국 섬의 수도’임을 선포하였다. 서남권 4개 시·군은 섬과 관련한 풍부한 인적·지적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섬 발전을 주도해 온 축적된 경험과 강점을 활용하여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한국의 섬을 세계에 알리는 장을 마련하겠다고 선포하였다.

올해는 그 논의의 장을 확장하여 준비하고 있다. 목포해양대학교에서 2022년 제12회 전국해양문화학자대회를 개최한다. 다도해의 관문인 목포에서 섬의 미래를 주목하고 그 가치를 대외적으로 확대한 학술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변화하는 섬 세계와 지속가능성’을 대주제로 250여 명의 해양문화학자들이 집결하여 학술 난장을 펼친다.

이제 섬은 소외되었던 국토의 외곽이나 변방이 아닌 해양영토와 인류발전의 시작점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우리 바다를 수호하는 지역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학술대회는 섬과 바다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민적 관심과 그 가치를 공유하기 위한 장이 될 것이다. 이번 대회는 8월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다. 메인행사인 1일차 전체회의에서 섬 엑스포와 전남 서남해안 섬벨트의 발전구상에 대해 집중 조명할 예정으로, 서남권 섬벨트 지자체에서 구상하고 있는 섬 엑스포에 대한 논의를 확장할 예정이다. 끝으로 이 대회가 단순히 학자들의 잔치가 아닌 서남권을 넘어 전국 섬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이벤트가 되었으면 한다.

글·사진/박성현(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정리/김우관 기자 kwg@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