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첫 정부 합동추념식…"명예 회복 첫 물꼬 터"

이상민 장관 “진실 규명되도록 정부 믿어달라” 유족 등 500여 명 참석…위령제 등 추모행사도

2022-10-19     허광욱 기자

 

이상민 행자부장관이 19일 오전 전남 광양시 중동 광양시민광장에서 열린 여순사건 74주년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허광욱 기자

‘여순 10·19사건 제74주기 합동추념식’이 19일 전남 광양시 중동 광양시민광장에서 첫 정부 주최 행사로 열려,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첫 물꼬를 텄다.

‘74년 눈물, 우리가 닦아주어야 합니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여순사건 유족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영록 전남도지사, 지역 국회의원, 전남 6개 시·군 단체장, 전남도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추념식은 유족 및 이 장관의 헌화·분향과 추념사, 한 국무총리의 영상메시지, 추모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규종 여순항쟁 전국유족회 상임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시퍼런 군사독재 정권에서의 광주 5·18 등 집권세력으로부터 미중이 짓밟히는 아픔을 겪으면서 살아왔다”며 “또 10·19 항쟁후에는 죽지 못해 모진세월을 살아 온지 올해로 74년이 됐다”고 성토했다.

이어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기 위해 유족과 뜻있는 지도자들이 명예회복과 특별법 제정 등에 오랜 노력 끝에 작년 6월 29일에 소병철 의원이 대표 발의한 특별법이 통과됐다”며 “여순사건은 해방된 조국의 온전한 나라를 열망하던 우리 부모 세대들의 피맺힌 아픔이 만들어낸 대한민국 현대사의 변곡점이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추념사에서 “여야의 합의로 여순사건법이 제정돼 시행됐다. 화해와 통합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과거사를 해결하고, 자유 대한민국의 아픈 현대사를 치유하겠다”며 “여순사건의 진실이 속속들이 규명되고 영령들이 명예를 되찾아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정부를 믿고, 힘을 모아 주길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또 한 국무총리는 영상메시지를 통해 “정부는 이제라도, 남아있는 기록들을 하나하나 모아 진실을 규명해 억울하게 희생되신 분들의 명예를 되찾아 드리고 온전한 하나의 진실로 지난 역사를 기록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김영록 도지사도 추념사를 통해 “그동안 정부를 대신해 유족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유족들의 배·보상, 생활지원금 지원 등 현실적 제도마련 등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22개 시·군과 전국화사업을 함께 추진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는데 온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소병철 국회의원도 “특별법 만들 때 대한민국 국회에서 만들었다”며 “이 장관의 말을 듣고 가슴이 먹먹했다. 우리 여순사건이 공식적 인정하는 첫 행사이기 때문이다”며 “동부권 지역 의원들이 힘을 합쳐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을 하고 국가가 공식적 사과와 유족의 합당한 요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회재 의원은 “오늘 의미 있는 행사에 많이 참석해준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 주변에선 여순사건의 역사를 담은 사진과 그림 전시도 마련됐으며, 지역별로 추모 분위기 확산 등을 위한 오페라, 문화예술제, 평화 포럼 등 추모행사가 이어지기도 했다.
동부취재본부/허광욱 기자 hkw@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