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 쓰레기 소각장 유치 경쟁이 주는 교훈

2023-05-23     남도일보

광주광역시가 2030년부터 생활 쓰레기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추진 중인 신규 폐기물 처리시설(쓰레기 소각장) 건립 사업에 유치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시민들이 기피 시설로 여겼던 쓰레기 소각장에 대한 인식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본보 취재 종합 결과, 광주시는 지난달 25일 쓰레기 소각장 입지 공모에 들어가 오는 6월 23일까지 개인과 단체, 자치구 등을 대상으로 신청서를 받고 있다. 이후 복수의 개인과 단체, 자치구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공모 접수 마감이 1개월 남았으나 이미 신청서를 제출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례적으로 쓰레기 소각장 건립 사업을 놓고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넘어 유치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처럼 유치 경쟁으로 이어진 것은 광주시가 주민설명회를 통해 소각장 설치단계의 환경영향평가는 물론 운영단계의 정기 검사, 대기오염물질 관리계획안 등 ‘친환경 시설’ 건립 방향을 표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시설 공사비 20% 내에서 체육시설·문화공원·레저시설 설치, 지원 기금을 통해 주민 소득증대·육영 사업 등 소각시설 부지 인근 지역에 대한 지원 약속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변 지역에 600억∼800억 원에 이르는 편익 시설을 설치하고 주민 숙원 사업 추진비와 자치구 교부금으로 500억 원을 내놓겠다는 특별 지원책이 유치 경쟁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시는 공모를 마무리한 뒤 입지 후보지 타당성 조사, 폐기물처리시설 입지 결정 고시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3천240억 원을 들여 2029년 완공 예정인 광주 쓰레기 소각장이 시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문화·레저공간 공존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