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획-여성농업인 전남을 이끈다]-6. 완도 ‘심재경 완도향토음식연구소’ 심재경 대표

“요리사가 정직하지 않으면 음식은 독이 된다” 완도특산물 이용한 향토음식 개발 김부각·다시마부각·금귤정과 등

2023-05-29     오승현 기자

 

심재경 완도향토음식연구소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부각 모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전남농업기술원 제공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정직해야 합니다. 자신의 마음 밭을 깨끗이 해야 제대로 된 음식 맛을 내게 됩니다.”

전남 완도군 군외면 청해진북로 560-1에서 ‘심재경 완도향토음식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심재경 대표는 “요리사가 요리할 때 자신을 속이면 독을 요리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 밭을 깨끗하게 하는 게 가장 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다”며 “요리사는 무엇보다도 ‘정직’이라는 단어를 마음 속에 새기고 요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요리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하나의 허브라고 말했다. 요리를 맛보는 식감을 통해 행복을 전해주고 감염시키는 것이 요리의 힘이라는 것이다.

심 대표는 고향인 목포에서 기사식당을 운영하다 힘에 부쳐 그만두고 완도로 자리를 옮겨 해산물과 농산물을 콜라보 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붙인 상호에 대해 “지역 특산물인 전복과 농산물로 요리하며 건강·체험행사를 운영하는데, 제 이름을 걸어야 남 부끄럽지 않은 음식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가 현재 만들고 있는 요리 종류로는 약선 김치, 머리큰 쪽파김치, 마늘장아찌, 완도 김부각, 다시마부각, 청각부각, 미역줄기 장아찌, 꼬시래기 장아찌, 쇠미역 장아찌, 유자쌍화담자, 금귤정과, 코끼리마늘 정과, 톳을 이용한 해초 물김치 등 다양하다. 완도 특산물인 전복과 해조류 등을 이용한다.

심 대표는 완도 군외면생활개선회장을 맡는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도 애써오고 있다. 향토음식연구소 운영을 통해 여성일자리와 고용창출을 위해 노력하며 완도군기술센터와 건강관리지원센터, 다문화지원센터 등에서 요리강의를 하고 있다.

심 대표는 귀농귀촌인들에게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가족 합의를 통해 귀농이 결정되면 영농기술을 충분히 배우고 익힌 뒤 선택한 작목의 재배 여건이나 생활환경 등을 고려해 정착지를 선택해야 한다”며 “주택과 농지는 작은 규모에서 출발하는 게 좋고, 최소 2∼3곳의 후보지를 골라 비교해보고 선택하는 게 좋다. 귀농·귀촌 관련 박람회 등을 찾아 정보를 모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농식품부 산하 귀농귀촌종합센터 등의 귀농 교육기관이나 지역 농업기술센터, 농협 등에서 마련하는 교육을 반드시 받기를 권한다”며 “평상시 훈련에서 흘리는 땀 한 방울이 전시의 피 한 방울이라는 군대 체험을 상기하면 좋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귀농·귀촌을 위해 시골에 왔으면 시골사람이 돼야 한다는 걸 먼저 깨달아야 한다”며 “토착민들이 매의 눈으로 보더라도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면 예뻐해 준다”고 조언했다.

심 대표는 한가지 고민거리가 있다.

그는 “지역을 돌며 강의를 하기도 하지만 정작 자신이 운영하는 연구소에는 제대로 된 체험장이 없어 교육을 받으러 온 체험생들에게 교육을 하기 어렵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심 대표는 “귀농을 하게 되면 예산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클텐데 기본적으로 1억~2억원 정도 매출이 보장돼야만 정부나 지자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며 “귀농을 하려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 이런 규정이 바뀌어야 귀농이 보다 활성화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