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과 역할

2023-06-25     남도일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1년간의 미국 유학생활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전 대표는 귀국 일성으로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된 데는 제 책임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저의 못다한 책임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의 이같은 주장 이면에는 당장 정치 일선에 복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자신이 상임고문으로 속해 있는 민주당의 재정립은 물론 윤석열 정부에 대한 감시, 견제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읽힌다.

이 전 대표는 “지금 세계는 대한민국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나라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지경이 됐다”고 현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한 일본 오염수 방류 문제와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외교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 등 국내외 얽힌 현안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꼬집어 앞으로 역할론을 한층 부각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당내 의견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신중모드로 일관했다. 친명 대 비명간 첨예한 당내 갈등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당내 분열을 부추기는 발언으로 인해 소용돌이의 책임자로 낙인 찍히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지난 1년 동안의 공백을 자신의 ‘못다한 책임’ 으로 돌린 대목은 정치적 무게감과 존재감을 부각하는 동시에 현 정부에 대한 선명한 메시지를 내면서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잦은 실정에도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 획득에는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총선을 10개월 앞둔 시점에서 완벽한 승리를 위한 일사분란한 체제가 시급한데도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이 전 대표의 귀국으로 당이 화합하고 목소리를 결집시켜야 한다는데는 이론이 없다. 민주당이 공당(公黨)으로써 거듭나기를 바라는 대다수 국민과 지지층에 대한 배려이자 의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