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쓰레기 소각장, 더 이상 혐오·기피시설 아니다
폐기물 처리시설(쓰레기 소각장)이 혐오·기피시설의 굴레를 벗고 있다. 2030년부터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 전국 지자체들이 신규 쓰레기 소각장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남도일보가 국내외 현지 취재를 통해 이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남도일보 취재 종합 결과, 경기 하남시 쓰레기 소각장인 유니온 파크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인근에 건립됐으나 시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폐기물처리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을 물놀이 시설과 테니스장, 공원, 공연장 등 편의시설로 꾸민 덕분이다. 게다가 매년 폐기물 반입 수수료의 10%(3억~5억 원)로 만든 기금은 주민 소득 증대와 장학 사업 등에 사용되고 있다.
충남 아산시 생활자원 회수센터는 자원회수시설과 함께 장영실과학관, 생태곤충원, 소각 굴뚝을 활용한 전망대 ‘그린타워’ 등을 갖춘 생태공원(환경과학공원)으로 조성했다. 인근 산단에 스팀을 판매해 연간 30억~40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평택 오썸플렉스도 지상에 워터파크와 체육관, 게이트볼장, 야구장 등 복합문화스포츠시설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열병합 발전소인 아마게르 바케와 로스킬레 소각장은 기피 장소로만 여겨졌던 쓰레기 매립지가 또 다른 에너지 생산과 더불어 시민들의 명소로 거듭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시설들은 환경문제 해결과 주민 편의, 지역발전 경쟁력 확보 등을 바탕으로 지역을 넘어 국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음을 방증했다.
물론 일부 지자체가 쓰레기 소각장 입지 선정을 놓고 갈등을 빚거나 신청자가 없어 재공모에 나서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광주 친환경 자원회수시설의 경우 입지 후보지 공모 결과, 총 6곳이 신청할 정도로 기존의 혐오·기피시설이란 이미지 탈피에 성공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