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조선대 주거래 입찰 탈락 광주은행, 맷집 키워야

2023-07-06     남도일보

광주은행이 50여 년간 운영·유지해온 조선대학교 주거래 은행 자리를 시중은행에 내주면서 충격을 줬다. 광주은행은 최근 공개경쟁입찰 결과, 후원금 성격의 협력사업비에서 격차가 벌어져 신한은행에 주거래 은행 자격을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감사 지적에 따라 기존 수의계약에서 올해부터 바꾼 경쟁입찰 방식에서 쓴잔을 마셨다.

신한은행은 이변이 없는 한 오는 9월 1일부터 2028년 2월 말까지 조선대 주거래 은행을 맡는다. 신한은행은 등록금과 기숙사비 수납을 비롯해 대학과 산학협력단의 각종 자금 관리·운용, 신용카드와 연계한 학생증 카드와 법인카드 발급·관리 등의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현재 조선대의 연간 수입액 규모는 3천억 원 안팎이며, 정기예금액은 1천500억 원 규모다.

이번 입찰 결과와 관련, 경쟁 기준에서 시중은행에 비해 자금 경쟁력이 약한 지방은행이 절대 불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광주은행이 수십년 간 당연하게 지속된 수의계약으로 타성에 젖어 안일하게 대처한 결과라는 비판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50년 넘게 경쟁자 없는 독점 계약의 관행과 타성이 빚은 필연적 결과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에 고배를 마신 광주은행이 보복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지역과 상생을 모토로 운영해온 광주은행이 탈락을 빌미로 지역 대학 출신 행원과 인턴 선발, 각종 장학과 복지 지원 사업 등 대학과의 상생 기조에 벗어나는 어떤 불이익도 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자칫 주거래 은행 탈락에 따른 보복성 조치로 비춰지면서 지역민들의 비난이 거세질 경우 ‘소탐대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은행은 보복성 조치보단 이번 ‘조선대 KO패’를 교훈 삼아 대학 주거래 은행 경쟁입찰 방식에서도 시중은행의 피니시 블로(결정타)를 무력화시킬수 있도록 맷집을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