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획-여성농업인 전남을 이끈다]12. 강진 ‘다산명가’ 국령애 대표

전통 발효식품 전 세계 수출 ‘성공신화’ 전복·멸치 등 해산물 고추장·묵은김치 수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쌀누룩 요거트 밀키트도 “치유음식 만드는 학교 설립하는 게 최종 목표”

2023-07-17     오승현 기자

 

국령애 강진 다산명가 대표가 자신의 음식철학과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고추장 밀키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전남농업기술원 제공

“농사란 남이 하는 것을 따라하기보단 일을 꾸준히 하면서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찾아야 합니다.”

전남 강진군에서 묵은지 사업으로 시작해 쌀누룩 고추장 밀키트까지 시민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며 성공신화를 쓰는 여성 기업인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강진 도암면 다산초당길 68번지에서 ‘다산명가’를 운영하고 있는 국령애(62) 대표.

지난 2007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다산명가는 지난 2009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고 지난 2019년 현재 위치인 도암면 학장리에 HACCUP기준에 맞춰 공장을 신축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산명가의 볶음고추장 제품들.

다산명가의 대표상품인 해산물 고추장 등은 지난 2011년 서울 현대백화점 프리미엄관에 입점하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2014년부터 간접방식으로 해외 수출을 시작한 다산명가는 올해 미국 LA에서 열리는 한인축제에 참가해 바이어들과 묵은지 수출에 대해 상담하고 고추장, 묵은김치 등의 판로 개척에도 나설 예정이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한국의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 대표는 “유럽에서도 한국의 장류 등 발효식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발효 음식이 전 세계가 관심을 갖고 있는 친환경·저탄소 식품 조리법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풋마늘홍갓김치는 해남윤씨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지는 김치로, 국 대표가 자신의 시어머니와 시누이들로부터 비법을 전수받은 김치다. 이 김치는 말 그대로 마늘 열매가 맺히기 전 풋마늘과 홍갓으로 김치를 담근 것으로 알싸하면서도 톡쏘는 맛에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이 일품이다.

겨울철 추위를 이겨내고 눈 속에서 자라난 홍갓을 봄철에 채취하고 가을철에 심은 마늘이 대가 올라오고 뿌리 마늘 알맹이가 맺히기 전 뽑아서 김치를 만든다. 홍갓은 다른 갓에 비해 쉽게 무르지 않고 저장성이 좋은 데다가 몸에 좋은 섬유질이 많아 건강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 대표는 자신이 직접 텃밭에서 키운 홍갓과 풋마늘을 재배하고 있으며 매년 3월 정도 되면 김치를 담가 숙성시켜 판매에 들어간다.

묵은지는 국 대표가 직접 엄선한 배추들과 새벽에 잡아온 멸치를 이용해 담근 젓갈, 간수를 뺀 천일염 등 최고의 재료만을 엄선해 사용하고 있다. 특히 배추는 뿌리가 긴 것을 사용하는데, 뿌리가 깊을수록 섬유질이 많고 단단해 최고의 김치 맛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다산명가에서는 각 가정에서도 손쉽게 해먹을 수 있는 밀키트인 쌀누룩 식혜와 쌀요거트, 단호박 쌀오쿠, 쌀누룩을 이용한 고추장등을 선보이고 있다.

국 대표는 귀농인들에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토착민들과 어울려 현장에서 2~3년을 진득하게 일하다 보면 자신만의 블루오션을 찾게 될 것이다”며 “실전에서 길을 찾아야지 대충 농사나 짓는다 생각하면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게 하나없이 도시로의 삶을 생각하다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국 대표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소박한 꿈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은 집안 내력을 담은 건강한 국산 원료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건강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했다”며 “앞으로는 다산음식생활 음식이야기를 담은 책자를 집필하며 치유음식을 만드는데 집중해서 학교까지 설립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