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획-여성농업인 전남을 이끈다]14. 순천 ‘모후실에서 만난차’ 김경자 대표
“커피처럼 차를 편하게 마실수 있도록 노력할 것” 차밭 1만9천834㎡(6천평)·제다시설 운영 찾아가는 이동찻집을 운영 무료시음행사 진행 발효차·유기농인증차·기능성 차 제품을 개발 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 통해 다원 일상 소개
전남 순천 송광사 인근 모후실(후곡) 마을에서 20년 동안 묵묵히 차를 만들어 온 여성농군이 화제다.
주인공은 ‘모후실에서 만난차’ 농장 김경자(49) 대표. 모후실 마을은 6·25 전쟁도 피해갔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깊은 산골이자 자연이 훼손되지 않아 지난 2004년 산촌 생태체험마을로 지정됐다.
또 수려한 풍광과 주암호의 영향으로 고온다습한 기후가 지속되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산된 차는 맛과 향이 부드럽고 깊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등 고품질 차 생산에 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여수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면서 농사를 지은 김 대표는 2007년 녹차 농약파동과 커피, 인스턴트 식품 문화의 발달로 인해 차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멀어지면서 녹차산업이 위기를 맞자 사회복지사를 그만두고 농업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0년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차밭 1만9천834㎡(6천평)과 제다시설을 이어받아 ‘모후실에서 만난 차’로 상호를 바꾸고 2011년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시행한 농업 비즈니스 모델개발 과정을 이수하면서 소비자 기호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우수고객 확보 등을 위한 사업계획을 구상했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을 찾은 김 대표는 농업 비즈니스 모델개발 과정을 통해 농장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차산업으로 돈되는 농업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우수고객 확보가 급선무란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2012년 ‘삼색공간(행사, 체험,온라인)의 다(茶) 나눔 프로젝트’란 사업으로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하는 농촌 청년사업가 양성 프로젝트 공모에 선정됐다.
김 대표는 농촌 청년사업가 양성 프로젝트를 통해 발효차와 녹차·매화차·녹차꽃차 등 4종의 유기농인증차와 꾸지뽕잎차·보리순차·밀순차·메밀꽃차 등 7종의 기능성 차 제품을 개발하는 등 제품의 차별화와 다양화를 시도했다.
찾아가는 이동찻집을 운영 무료시음행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소비자가 직접 맛을 보고 제품을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블로그와 카페, 쇼핑몰을 통해 활동소식을 게재하고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다원의 일상을 생생하게 소비자에게 알리는 데도 앞장섰다.
김경자 대표는 “후곡마을은 펜션과 모후산에서 이어지는 계곡, 그리고 이른 아침 주암호에서 피어오른 물안개에 젖은 녹차 밭 등의 향토자원을 활용한 체험을 개발해 마을 주민들과 함께 상생하도록 노력하고, 영국의 티타임처럼 우리 전통차를 쉽게 즐기고 나눌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주는 차 명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귀농인들에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10년째 차 하나만을 바라보고 한우물을 파온 것처럼 농사일이나 어떤 일을 하려거든 하고자 하는 일을 끝까지 해보길 바란다”며 “다만 몸 생각하면서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진행해 보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소박한 꿈을 밝혔다.
그는 “지역에서는 일을 물려줄만 한 사람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며 “현재 아들이 일을 틈틈이 배우고 있어 체험장·힐링공간으로 만들어 모든 사람들이 손쉽게 커피를 접하듯 차를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