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획-여성농업인 전남을 이끈다]19. 나주 ‘명하공방’ 최경자 대표

전통 천연염색으로 천년의 빛깔 ‘쪽빛’ 재현 염색장인 시아버지 이어 5대째 ‘외길’ 의류·침구 등 천연염색제품 생산 지난 2009년 농어촌 체험마을 선정 쪽 염색 교육농장, 연간 1만명 찾아 ‘치유 힐링’ 주제 로컬관광 준비중

2023-09-11     오승현 기자

 

나주 명하마을에서 명하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최경자 대표가 자신이 만든 쪽 스카프를 들고 전통 천연염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남농업기술원 제공

전남 나주에서 염색장인 시아버지의 대를 이어 5대째 전통방식으로 ‘쪽’ 염색을 하고 있는 여성사업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전남 나주시 문평면 명하길 13-7번지에 자리잡은 ‘명하공방’ 최경자(54) 대표. 최 대표는 천년의 빛깔 ‘쪽빛’을 재현하는 힘든 작업을 사명감으로 이어가고 있다.

최 대표의 시아버지인 고(故) 윤병운 명인은 지난 2001년 9월 6일 중요무형문화제 제115호 염색장(쪽)으로 지정됐으며, 최 대표는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남편 윤대중 전수자와 함께 쪽 염색을 이어가고 있다. 최 대표는 염색장 이수자로서 염색 일과 교육을 접목시킨 교육농장을 운영해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명하공방 교육농장은 지난 2009년 농어촌 체험마을로 선정돼 스토리텔링과 명하생활사박물관을 운영하며, 연중 체험객들이 1만명이 올 정도로 입소문이 많이 난 곳이다. 단체 50명까지 수용 가능한 한옥민박과 명하쪽빛체험마을과 연계해 최대 100여명의 고객들을 맞이 할 수 있다. 마을이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되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지난 2012년에는 예비사회적기업 ‘명하햇골’을 출범시켜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쪽 샴푸바 제품.

공방과 전수관을 들여다보면 염색 작업공간답게 쪽물 염색 재료와 여러 가지 염색 작품으로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의류·침구류·공예품 등 다양한 천연염색제품을 생산하고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최 대표는 나주시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염색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고 전문과정을 요구하는 일반인들에겐 2박3일 일정으로 도제식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마을이름은 명하쪽빛마을이지만 쪽 염색만 하는 건 아니다. 쪽과 함께 양파, 감을 비롯해 20여 가지 염료를 활용한다. 나름에도 원칙이 있어 의류는 쪽염색만 고집하고 침구류는 감물 염색만 고집한다.

특히 쪽 염색은 여러 차례 반복 염색을 통해 물이 빠지지 않도록 작업하는 기술력을 자랑한다. 양파염색에서는 일반 양파가 아닌 적양파만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최 대표는 새로운 활동을 확립하고 확장할 수 있는 지역 기업가 정신을 답보하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특히 자연·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 시골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 시골만의 아름다운 풍경을 프로그램에 녹여내 운영하고 있다.

명하마을의 자원은 식물자원인 쪽(藍)이다. 그리고 그 쪽을 활용해 천연염색을 한다. 쪽을 심고 한여름 새벽에 쪽을 낫으로 베는 과정에서부터 염료를 만들고 염색까지. 일련의 과정을 같이 해야지만 청출어람의 색, 쪽색을 가질 수 있다.

최 대표는 이러한 쪽을 활용해 관광·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농촌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먼저 농촌 생활의 다양화와 수익성이 있는 사업을 위한 출발점 구축이 첫 번째 과정이다. 마을 내에서 활동한 경험을 확장해 ‘치유 힐링’이라는 주제로 7마을·7가지 색을 결합한 로컬관광을 운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또 일자리·더 나은 복지·더 높은 임금을 찾아 도시로 떠나는 사람들을 잡기 위해 농촌을 어떻게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으며 도시민의 잠재적인 수요에 대응 가능한 새로운 경제활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 대표는 “웃으며 희망을 그려본다”며 “사명감을 가진 활동가들이 우리 마을에 넘쳐나고 우리 마을이 농촌 문화마을로 자리매김해 지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명하공방이 쪽을 이용한 교육체험을 하는 것도 좋지만 동네 사람들이 같이 먹고 살아갈 방법을 같이 찾아 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