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획-여성농업인 전남을 이끈다]19. 나주 ‘명하공방’ 최경자 대표
전통 천연염색으로 천년의 빛깔 ‘쪽빛’ 재현 염색장인 시아버지 이어 5대째 ‘외길’ 의류·침구 등 천연염색제품 생산 지난 2009년 농어촌 체험마을 선정 쪽 염색 교육농장, 연간 1만명 찾아 ‘치유 힐링’ 주제 로컬관광 준비중
전남 나주에서 염색장인 시아버지의 대를 이어 5대째 전통방식으로 ‘쪽’ 염색을 하고 있는 여성사업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전남 나주시 문평면 명하길 13-7번지에 자리잡은 ‘명하공방’ 최경자(54) 대표. 최 대표는 천년의 빛깔 ‘쪽빛’을 재현하는 힘든 작업을 사명감으로 이어가고 있다.
최 대표의 시아버지인 고(故) 윤병운 명인은 지난 2001년 9월 6일 중요무형문화제 제115호 염색장(쪽)으로 지정됐으며, 최 대표는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남편 윤대중 전수자와 함께 쪽 염색을 이어가고 있다. 최 대표는 염색장 이수자로서 염색 일과 교육을 접목시킨 교육농장을 운영해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명하공방 교육농장은 지난 2009년 농어촌 체험마을로 선정돼 스토리텔링과 명하생활사박물관을 운영하며, 연중 체험객들이 1만명이 올 정도로 입소문이 많이 난 곳이다. 단체 50명까지 수용 가능한 한옥민박과 명하쪽빛체험마을과 연계해 최대 100여명의 고객들을 맞이 할 수 있다. 마을이 농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되는 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지난 2012년에는 예비사회적기업 ‘명하햇골’을 출범시켜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공방과 전수관을 들여다보면 염색 작업공간답게 쪽물 염색 재료와 여러 가지 염색 작품으로 가득하다. 이곳에서는 의류·침구류·공예품 등 다양한 천연염색제품을 생산하고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최 대표는 나주시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염색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고 전문과정을 요구하는 일반인들에겐 2박3일 일정으로 도제식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마을이름은 명하쪽빛마을이지만 쪽 염색만 하는 건 아니다. 쪽과 함께 양파, 감을 비롯해 20여 가지 염료를 활용한다. 나름에도 원칙이 있어 의류는 쪽염색만 고집하고 침구류는 감물 염색만 고집한다.
특히 쪽 염색은 여러 차례 반복 염색을 통해 물이 빠지지 않도록 작업하는 기술력을 자랑한다. 양파염색에서는 일반 양파가 아닌 적양파만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최 대표는 새로운 활동을 확립하고 확장할 수 있는 지역 기업가 정신을 답보하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특히 자연·문화유산을 활용한 관광, 시골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 시골만의 아름다운 풍경을 프로그램에 녹여내 운영하고 있다.
명하마을의 자원은 식물자원인 쪽(藍)이다. 그리고 그 쪽을 활용해 천연염색을 한다. 쪽을 심고 한여름 새벽에 쪽을 낫으로 베는 과정에서부터 염료를 만들고 염색까지. 일련의 과정을 같이 해야지만 청출어람의 색, 쪽색을 가질 수 있다.
최 대표는 이러한 쪽을 활용해 관광·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지속 가능한 농촌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먼저 농촌 생활의 다양화와 수익성이 있는 사업을 위한 출발점 구축이 첫 번째 과정이다. 마을 내에서 활동한 경험을 확장해 ‘치유 힐링’이라는 주제로 7마을·7가지 색을 결합한 로컬관광을 운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또 일자리·더 나은 복지·더 높은 임금을 찾아 도시로 떠나는 사람들을 잡기 위해 농촌을 어떻게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으며 도시민의 잠재적인 수요에 대응 가능한 새로운 경제활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 대표는 “웃으며 희망을 그려본다”며 “사명감을 가진 활동가들이 우리 마을에 넘쳐나고 우리 마을이 농촌 문화마을로 자리매김해 지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명하공방이 쪽을 이용한 교육체험을 하는 것도 좋지만 동네 사람들이 같이 먹고 살아갈 방법을 같이 찾아 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