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포스코 ‘55년 무파업 신화’ 깨져선 안 된다

2023-10-10     남도일보

포스코 노조가 임단협 교섭 결렬 선언과 조정신청을 통해 파업 준비를 본격화하면서 ‘55년 무파업 신화’가 깨질 위기에 놓였다. 노사 모두 계속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만약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1968년 창립 이후 처음인데다 수 조원대의 피해가 예상돼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 8월 23일 노조측의 교섭 결렬 선언으로 약 한 달간 교섭이 중단됐다가 수뇌부 회동 이후 지난달 21일 교섭을 재개했다. 사측은 지난 4일과 5일 진행된 교섭에서 총 기본임금 16만2천원 인상·일시금 600만원(주식 400만원, 현금 1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지급 등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격주 주 4일제 즉시 도입과 경영성과금 제도 개선·직무급제 도입·복리후생제 개선 관련도 노사합동 TF를 구성해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측은 자신들의 요구안에 비해 미흡하다며 10일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을 냈다. 이어 10일간의 조정기간을 거친 뒤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 찬반투표에 나설 예정이다. 조합원 과반이 찬성하면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노조가 파업할 경우 노사는 물론 국내 경제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포스코는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급감했다. 국내 철강업계를 이끄는 기업인 만큼 국가 경제 버팀목인 자동차·조선 등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포스코 노조는 지난해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 노력 등을 근거로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지급, 목표 달성 성과급 200%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너무 과하다는 입장이지만 노사가 원만한 교섭 타결을 위한 대화를 통해 ‘55년 무파업 신화’를 이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