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획]광주·전남 여성 벤처기업-② 전라도식 수제약과 ‘김복녀전통식품’
전남 담양서 3대째 가업 잇는 ‘수제약과 명가’ 먹는 맛·보는 멋 즐거운 전라도식 ‘타래과’ 모양 전통음식 체험장 마련 관광객 유치에도 온 힘 고수경 대표 “남녀노소 모두 찾는 약과 만들 것”
최근 우리나라 전통 디저트에 대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남지역에 전라도식 수제 약과를 만드는 기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남 담양군 창평면 창평현로에 위치한 고수경 대표의 ‘김복녀전통식품’이다.
김복녀전통식품은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3대(代)가 약과를 만들며 지역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맛’으로 정평이 나 있는 기업이다. 1950년대부터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외할머니, 어머니에 이어 고 대표와 언니 고수남 씨가 손맛을 전수받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김복녀약과는 전라도 전통 방식을 고수한 것이 특징이다. 보통 약과라고 하면 동그란 국화모양의 약과가 생각나지만 고 대표의 약과는 ‘타래과’라고 불리는 전라도식 전통 약과로 직사각형 모양에 꽈배기처럼 꼬인 모양이 특징이다. 적당한 크기로 먹는 맛도, 보는 멋도 좋아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국민 간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복녀약과는 약과 하나하나 정성을 듬뿍 담아 모양을 손으로 예쁘게 꼬는 것부터 약과 위에 밤, 대추, 견과류로 모양을 내는 것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져 정성과 맛을 함께 느낄 수 있다. 3~4가지 재료로만 만드는 양산형 제품과는 달리 10여 가지 국내산 재료만을 엄선해 사용하는 것은 물론, 단맛과 기름진 맛이 덜해 쉽게 물리지 않는다. 3~4일 숙성으로 어린아이나 치아가 약한 노인들도 쉽게 먹을 수 있을 만큼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고 대표는 음식의 맛은 물론 식품의 안전성을 보증하기 위해 조리실에 최신 시설까지 갖추고 HACCP(식품안전관리) 인증도 취득했다.
고 대표의 진심이 담긴 약과는 현재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자체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남도장터·담양장터·쿠팡·다농·농부대첩 등 이커머스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담양군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 선정돼 쌀·한우와 함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고수경 대표는 “수제 약과는 하나 만드는데 20회 이상 손이 많이가는 음식 중 하나”라며 “각종 좋은 음식 재료도 많이 들어가지만 무엇보다도 정성을 가장 많이 담았다고 자부할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수제약과 전통을 이어가기가 여러가지로 힘든 점이 많지만 약과를 드신 고객들로부터 ‘어릴 적 먹었던 딱 그맛이다’라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힘이 난다”고 덧붙였다.
고 대표는 전통식품을 만드는 것과 함께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이바지를 하고 있다.
본사 인근에 231㎡ 규모의 약과 체험장을 마련하고 관광객 유치에 힘을 쓰고 있다. 특히 약과뿐만 아니라 한과, 쌀엿, 담양의 명물 대나무로 만드는 대나무 채반 만들기, 아름다운 전통가옥과 옛 돌담장의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마을 탐방 등 9가지의 체험이 준비돼 있다.
고수경 대표는 “제품을 많이 판매하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예전에 할머니가 전해줬던 그 따듯한 마음을 아이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꿈나무인 아이들과 후세들에게 전통의 맛을 잊지 않도록 많이 접하게 해주며 우리나라 전통식품의 명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현행 기자 lh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