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학생과 동행’ 박주정 진남중 교장 퇴임

사재 털어가며 공동학습장 마련 10여년 간 거쳐간 학생만 707명 광주대 교수로 인생 이모작

2024-02-22     박정석 기자

 

박주정 전 광주 진남중학교 교장.

32년간 학생들과 동행하며 ‘참된 교육자’로 이름났던 박주정 광주 진남중학교 교장이 교편을 내려놓게 됐다.

박 전 교장의 퇴임식은 지난 21일 오후 광주 남구 진남중 강당에서 이정선 광주시 교육감 등 각계각층의 인사 7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그동안 그의 공로를 치하하는 감사 인사 속에서 진행됐다.

1962년 전남 고흥군 출신인 박 전 교장은 전남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해당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92년 금파공고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후 광주동부교육청 국장, 광주서부교육장, 광주시교육청 민주인권생활과장, 전남공고 교장 등을 지냈다.

신출내기 교사였던 1993년 여름, 학교 부적응 학생 8명을 데리고 10평 남짓한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내, 자녀과 함께 11명이서 생활하는 등 학생 지도에 헌신했다.

자신의 사랑과 함께 아이들이 변화된 모습을 본 그는 이후 교사의 본분을 다하겠다며 북구 용전동 감나무농장을 개조해 40평 규모의 공동학습장을 마련했다.

외부 지원 없이 사재를 털어 만든 이곳에서 불우한 아이들과 함께했고, 10여년 간 이곳을 거쳐간 학생들만 해도 707명에 이른다.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그는 ‘선생 박주정과 707명의 아이들’이란 수필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 같은 헌신적 공로를 인정받아 녹조근정 훈장 등 대통령상 3회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인사혁신처의 ‘자랑스러운 공무원들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박 전 교장은 광주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자신만의 또 다른 교육을 향해 인생 이모작을 준비할 계획이다.
/박정석 기자 p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