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잠룡들, 총선 성적표에 대권 희비 갈린다

국힘 패배시 韓 책임론 가능성 ‘선방’시 대권 주자로 발돋움 이재명, 승리시 다시 대권으로 조국과 야권 경쟁구도 갈 수도

2024-04-09     임소연 기자

 

왼쪽부터 국민의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가운데 그 결과에 따라 여야 ‘대권 잠룡’들의 희비도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향후 4년의 의회 권력을 놓고 벌이는 벼랑 끝 승부인 만큼 차기 대권 주자들의 정치적 명운도 이번 총선을 계기로 중대 기로를 맞게 된다.

특히 국민의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면 승부를 벌이면서 거대 양당이 이번 총선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사령탑은 대권 가도에 탄력을 받겠지만, 패배한 측은 치명상을 입게 될 전망이다.

◇여권, 한동훈 대권주자 입지 굳히나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먼저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여권 잠룡들은 정권 재창출 기치를 내걸고 광폭 행보에 나설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특히 한 비대위원장은 ‘정치 신인’에서 단숨에 유력 대권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국민의힘 최대 의석수 전망치인 130석에 도달할 경우 한 위원장은 위기에 빠진 여당의 구원투수로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 정치적 능력을 인정받으며 향후 여권의 대권 경쟁에서 독주 체제를 굳힐 수 있다.

이 경우 임기가 3년 가까이 남은 대통령과의 견제 구도와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과 나경원 전 의원 등과의 대권 경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패하면 한 위원장이 입을 타격은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야권을 겨냥한 ‘운동권 청산론’ 선거 프레임을 짜고, 각종 정책과 공천 방향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총선 패배 책임론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구도가 재차 부각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밖에도 총견 결과는 본인뿐 아니라 대한 임기를 3년 남겨둔 윤석열 대통령의 ‘정권 심판론’에 에 대한 운명도 가를 수 있다.

◇야권, 이재명 이기면 대권가도 탄력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번 총선에는 압승을 한다면 원내 1당을 지켜내면 독보적 대권주자 위상은 더 강화될 전망이다.

비록 지난 대선에서 졌지만, 역대 민주당 계열 대선후보 가운데 최다 득표를 한 데다 2년이 지난 지금도 당내에 마땅한 경쟁자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반면, 민주당이 패배해 원내 1당 자리를 내줄 경우 이 대표는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공천 과정에서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로 갈리면서 계파 갈등이 거셌던 만큼 총선 패배 책임은 고스란히 이 대표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대권 재도전뿐 아니라 당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도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체로 총선 패배시 지도부 총사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총선 결과지에 따라 대권주자로 ‘긴급 호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여전히 차기 주자로 묶인다. 아울러 공천 배제(컷오프)에도 당 잔류를 선택한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총선 이후 입지가 달라질 수 있다.

◇‘제3지대’ 성적따라 운명 좌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제3지대 잠룡으로 언급된다. 이 대표와 조 대표가 야권 차기 대권 후보로 경쟁할 가능성도 있지만, 조 대표는 이 대표와의 연대 협력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조 대표는 정권 심판론 ‘바람’을 타고 두터운 팬덤을 거느린다는 점에서 이 대표와 비슷하지만 사법리스크가 약점으로 꼽힌다.

조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 및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 등으로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최종심이 항소심 결과를 뒤집는 경우는 드물어 대법원에서 실형을 확정할 경우 야권이 이 대표 체제로 대선을 치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에서는 조 대표가 올해 안에 국회의원직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을 떠나 탈당파를 주축으로 새로운미래를 창당한 이낙연 공동대표의 경우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공동대표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신당 통합을 했지만, 열흘 만에 결별 수순을 밟았다. 이 공동 대표는 이번 총선에 대권 가도는 물론 정치적 명운까지 걸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새로운 미래가 의미 있는 성적표를 받지 못하면 야권 분열만 초래했다는 비판과 함께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서 입지도 위태롭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