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5선 관록의 ‘송영길’ 정치 재개 성공하나
■“정치 생명 걸렸다”…당 대표 출신 3人 ‘운명의 날’ 소나무당 창당 후 광주 서구갑 옥중 출마 영어의 몸 신세로 가족들이 선거 유세전 UN아시아본부 광주 유치 등 공약 제시 TV연설 “검찰 공포정치 종식” 지지호소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의 옥중 출마로 광주 서구갑은 화제의 선거구로 급부상했다.
5선의 정치 거물 송영길 대표를 경쟁 상대로 맞은 더불어민주당 조인철 후보는 치열한 경선을 통과하자마자 다시 긴장의 끈을 바짝 조이고 선거전에 나섰다.
영어의 몸 신세지만 송 대표의 정치적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록의 정치인이다.
송 대표는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역임했고 졸업한 후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러다가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송 대표를 정치권으로 끌어들인 인물은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으로 전해진다. 박 전 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송 후보를 ‘차기 지도자감’으로 추천했다는 것이다. 박 전 원장의 선구안대로 송 대표는 인천 계양에서 5선(16·17·18·20·21대) 국회의원을 했고, 2010년 지방선거 때 인천광역시장에도 당선됐다.
2021년 5월 2일, 더불어민주당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제5대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선출됐고 2022년 1월 25일에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86세대의 용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2022년 3월 1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대표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2021년 전당대회 당시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등에게 돈봉투를 줄 것을 모의한 녹음파일 및 텔레그램 대화 내용 등을 검찰이 확보하면서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의 중심 당사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12월 결국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로 인해 구속됐다.
송 대표는 이후 소나무당을 창당하고 “국회 입성해 민주주의 정치를 되살리고 윤석열 정권 조기퇴진에 앞장 서겠다”며 서구갑 선거구 출마를 선언했다.
구속 중인 송영길 대표는 지난 4일 옥중 TV 연설을 통해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정치 보복으로 감옥에 갇힌 저의 손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송 대표는 “180석 민주당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도 탄핵 못 시켰는데 광주에서 민주당을 모두 당선시킨다고 탄핵이 되겠는가”라며 “존재감 있는 정치인 부재로 변두리가 된 광주 정치를 대한민국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지난 8일 소나무당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당 대표로서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들의 선거 유세를 지원하지 못해 안타깝다. 제가 출마한 광주 서구갑 주민들께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어 “조그만 이해관계에도 변절하고 배신하는 시대에 역사와 정의, 국민을 배신하지 않고 지키는 푸른 소나무를 선택해달라”며 “1년 안에 윤석열을 탄핵하고 민주공화국 회복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법원의 보석 불허로 송영길 대표가 직접 발로 현장을 뛰지못하는 상황에서 부인 남영신씨와 아들 송주환씨가 대신해 선거운동을 펼쳤다. 연세대학교 로스쿨 재학중인 아들 송씨는 아버지 선거를 위해 학업과 선거운동을 병행하고 있다. 두 사람은 아침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공원 등에서 많은 시민들과 소통했다.
송 대표의 1호 공약은 UN아시아본부 서울 유치 운동본부를 UN아시아본부 광주 유치 운동본부로 전환해 서구갑 지역구에 유치하는 것이다. 10년 이상 장기방치된 중국 영사관 부지 (동천동 1만)를 활용해 아시아 민주주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송 대표는 또 군 공항 소음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구민들을 위해 피해 보상을 주소지 기준에서 직장인으로 확대하고 보상지역도 넓히겠다고 약속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