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남 의대 설립, 김영록 지사 정치력 ‘시험대’

2024-04-16     남도일보

전남 국립 의대 설립을 위한 김영록 전남지사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김 지사가 국립 의대 신설과 관련, 동·서부권 통합의대에서 단일의대로 바꿔 공모방식으로 추진키로 한 가운데 순천대와 목포대 중심의 동·서 지역 의견 수렴에 나섰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제22대 총선 동·서부권 당선인들도 자기 지역구에 의대 설립을 원하는 등 대립 조짐을 보여 갈등 해소를 위한 김 지사의 고도의 정치력이 의대 신설의 최대 화두로 부상했다.

김 지사는 우선 지난 15일 송하철 목포대 총장, 박홍률 목포시장, 문차복 목포시의회 의장을 면담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공모 방식으로 변경한 배경과 과정을 설명하고 추진 과정에서 지역 의견을 밝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 상황이 유동적이어서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지사는 16일 도의회 의장단 정례회동에 이어 18일 이병운 순천대 총장, 노관규 순천시장, 정병회 순천시의회 의장을 잇따라 만나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김 지사의 이번 연쇄 회동은 입지 선정 사전 정비작업 차원이 아닌 의대 신설 대상 지역 당사자들의 입장을 듣는 자리다. 그는 목포권과의 면담에서도 총장, 시장, 의장이 제시한 각종 의견 등에 대해 용역 진행 과정에서 개진할 기회를 충분히 드리겠다고만 했다.

하지만 김 지사의 행보는 2026학년도 정원 200명 규모의 전남 의대 신설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어서 도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4일 전남도가 어느 대학에 국립 의대를 신설할지 정해 줄 것을 요구한데다 한덕수 총리도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사실상 김 지사가 키를 쥐고 있다. 김 지사의 연쇄 회동 이후 정치력 발휘와 공정한 공모기관 선정 등을 통해 30년 숙원인 전남지역 국립 의대가 차질없이 신설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