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량 신안군수… "햇빛연금 인구 증가를 이끌어"
개발이익공유로 전국 재생에너지 모범 해상풍력 단지 조성 순항…전국 확대 햇빛연금, 지역 경제·소멸 위기 극복 미래 먹거리인 문화·예술 선도 발굴 정주여건 개선·인구 소멸 총력 대응
‘천사의 섬.’ 전국에서 가장 많은(30%) 1천4개 섬으로 구성된 전남 신안군을 일컫는 말이다.
신안군 섬은 70여개가 유인도, 900여개가 무인도다. 신안군은 국내 최대 규모의 갯벌이 펼쳐져 있고 전국 천일염의 70%를 생산하는 드넓은 염전을 보유하는 등 자원이 풍부하다. 사시사철 볼거리가 많다. 때 묻지 않은 원시적 자연풍광이 보존돼 있다.
이러한 신안군이 이제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섬마을 무한변신 진두지휘자는 박우량 신안군수다.
박 군수는 5일 "전국 최고 재생에너지 잠재량을 보유하고 있는 신안군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과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신안군의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국내 선도 모델로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남도일보는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 군수를 만나 신안군의 주요 현안과 역점사업 등 청사진을 들어봤다.
-신안군이 지난달 27일 전남도와 함께 개최한 ‘제4회 대한민국 해상풍력 정책포럼’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6월 분산에너지법이 시행됨에 따라 ‘분산에너지망 시대, 지자체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나온 해상풍력에 대한 의견들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하고, 분산에너지법 시행에 따른 전력요금 차등으로 전력 생산량이 높은 우리 군에 산업을 유치해 지역 산업과 연계해 지역 소멸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이번 포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
▶신안군은 국내 최초 민간 기업이 투자하는 99MW 해상풍력 발전단지 준공을 올해 12월 앞두고 있다. 특히 신안군은 개발이익 공유정책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주민수용성을 확보해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이 순항하고 있다.
그에 따라 해상풍력 사업에 있어 주요 사항들에 대해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다양한 논의와 방안을 강구하는 등 해상풍력 사업에 가시화 되면서 지자체, 발전사업자,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전남해상풍력 시장군수협의회 초대회장으로서 포부와 향후 계획은.
▶전남 해상풍력 산업육성과 발전을 위해 출범한 전남 해상풍력 시장·군수협의회는 9개 지자체 간의 공동 관심 사항에 대한 협의는 물론 전력망 확충, 각종 인허가 등 규제 완화를 위한 정책 건의로 전남 해상풍력 발전에 기여할 예정이다. 나아가 전국 해상풍력 시장·군수협의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햇빛연금이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8년 민선 7기를 시작하면서 신재생에너지 이익 공유 방안을 발표했다.
지역 자원인 햇빛과 바람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을 주민과 공유하자는 취지를 담았다.
이에 신안군 신재생협동조합은 태양광발전사업의 수익금 중 주민참여에 따른 주민 이익 배당금인 햇빛연금을 분기별로 지급하고 있다. 안좌도와 자라도는 2021년 4월부터 전국 최초로 햇빛연금을 받기 시작했고 2021년 11월 지도, 2022년 4월 사옥도에 이어 지난해 임자도가 다섯 번째로 받게 됐다. 태양광발전사업 협동조합에 가입한 임자도 주민 3208명은 지난해부터 분기별로 1인당 10만~40만원의 햇빛연금을 신안 상품권으로 받고 있다. 현재 신안 5개 섬에서 햇빛연금을 받는 조합원은 전체 군민의 28%인 1만 775명이다. 앞으로 증도와 비금도 등의 태양광사업이 마무리되면 전체 주민의 46%가 햇빛연금을 받을 전망이다.
-햇빛연금이 인구증가로 이어졌나.
▶2022년 3만7천858명이었던 신안군 인구는 올해 6월 기준 3만8천222명으로 늘었다. 2020년 3.3%까지 올랐던 인구 감소율은 2021년 1.9%, 2022년 0.9%로 떨어졌고 지난해부터 다시 인구가 늘고 있다. 인구소멸 자치단체 89개 지역 중 지난해 기준 9개 시·군·구 인구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신안군이 4위를 기록했다. 1위 대구 서구, 2위 부산 동구, 3위인 충남 예산군과 달리 신안군은 유일하게 도시적 요인 없이 인구 증가를 이뤘다. 신안의 인구 증가는 태양광발전단지 조성에 따라 햇빛연금을 받는 5개 지역에서 두드러지고 있어 햇빛연금이 인구 증가를 이끌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햇빛연금을 받는 5개 지역 인구는 2021년 1만 302명에서 지난 6월 기준 1만 1천28명으로 늘었다.
-민선 8기 반환점을 돌았다. 주요 성과와 향후 군정 운영 방향은
▶섬에 사는 것이 자랑스럽고 신안군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인구소멸·지역소멸에 대응해 가는 신안 ▲문화·예술이 가득한 섬(1섬 1뮤지엄) ▲사계절 꽃 피고 숲이 울창한 섬(1섬 1정원) ▲다양한 정책을 통한 소득사업 발굴 ▲지역 자원을 활용한 경제적 안정(햇빛, 바람 연금) 등 주요 5대 군정 방향을 제시하고 추진 중이다.
신안군은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 1위, 재정자립도 하위’라는 어려운 여건임에도 2023년 인구가 179명이 증가했다. 인구 증가뿐만 아니라 연간 백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로 발돋움했다.
또한 미래 먹거리인 문화·예술을 선도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세계적 예술 거장들의 작품을 유치하고 야나기 유키노리(Yangi Yukinori),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 마리오 보타(Mario Botta), 박은선 작가 등의 작품을 추진 중이다. 또한, 섬마다 상징적 미술관을 유치하는 1섬 1뮤지엄 조성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문화축제도 같이 추진한다. 피아노라는 악기를 통해 신안을 알리는 ‘피아노의 섬’ 축제, 국내를 넘어 프랑스와의 과거 인연을 축제로 부활시킨 ‘샴막(샴페인-막걸리)’ 축제 등 색다르고 다양한 이야기들로 가득한 섬만의 매력을 다져가고 있다.
1섬 1정원화 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14개의 읍·면으로 구성된 본도뿐만 아니라 선도, 병풍도, 옥도 등 작은 섬에도 꽃과 나무로 변화의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신안군은 세계적인 섬 정원으로 만들어 가는 방향을 가지고, 체계적 관리를 위해 전담 조직을 개편, 조례를 제정하는 등 선제 대응을 하고 있다.
청년 어선임대 사업, 만원 주택사업, 천연자원을 통해 얻은 햇빛·바람연금 등은 일자리 제공과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귀농·귀어인에게 희망을 주고 전출을 방지함으로써 인구소멸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밖에도 정주여건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기반 사업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산~자라·추포~비금 간 연도교 사업, 암태 신석~수곡 도로시설 개선 등 교통체증 감소를 위한 선형개량 및 확장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지금까지 이룬 성과들은 군과 군의회 노력 그리고 군민들의 신뢰와 성원이 더해져 이루어진 성과다. 지금은 끝이 아니다
앞으로도 군민들의 가슴에 자존감을 높이고 자긍심을 심어줄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지금처럼 군민들도 군을 믿고 성원해 주시길 바란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박장균 기자 jkjh112@namdonews.com
◇박우량 신안군수가 걸어온 길
-1955년 전남 신안 출생
-목포고등학교 졸업
-경원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일본 국립오사카대학교 법학과 석사 취득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학위과정 수료
-지방4급(현 7급) 공채
-일본 오사카대학교 파견
-내무부장관 비서실장
-행정자치부 자치운영과장·행정제도과장
-경기도 하남시 부시장· 시장권한 대행
-경원대학교 총동문회장(제4·5·6대)
-대한민국 아름다운 섬 발전협의회 회장
-민선 4·5·7·8기 신안군수
-지속가능발전 지방정부협의회장(제6·7대)
-전남시장군수협의회장(제14대)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