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극한 폭염·폭우에 전남 농작물 쑥대밭, 지원 절실
22일 오후 전남 보성군 복내면 일봉리에서 한 농민이 전날 내린 폭우로 벼가 쓰러지는 도복 피해가 발생한 논을 살피고 있다. /뉴시스
최근 지속된 극한 폭염과 폭우로 ‘농도(農道) 전남’이 쑥대밭으로 변했다. 황금 들녘의 벼가 벼멸구 급습으로 주저앉고 물 폭탄에 쓰러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폭염에 인삼 잎·줄기 마름 피해가 발생하는 등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쌀값 폭락으로 고통받는 전남지역 농가들이 더 이상 깊은 수렁으로 빠지지 않도록 농작물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해주고 신속한 조사 및 복구비 지원이 절실하다.
전남에서는 지난 7월 21일부터 8월 31일까지 계속된 폭염으로 벼멸구가 급속히 확산되고 인삼 잎 마름 등 생육 장애 피해도 발생했다. 22일 현재 도내 벼멸구 피해는 1만9천603㏊로, 전체 벼 재배면적 14만8천㏊의 13.3%에 이른다. 고흥 2천667㏊, 해남 2천554㏊, 보성 1천988㏊, 장흥 1천776㏊, 무안 1천500㏊ 등이다. 인삼 잎·줄기가 말라 죽는 피해 규모도 영암 68㏊, 해남 42㏊, 나주 19㏊, 영광 5.7㏊ 등 총 135㏊다. 전남지역 인삼 재배 면적 378㏊의 38%에 달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시간당 100㎜가 넘는 역대급 가을 폭우로 농작물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보성에서는 수확을 앞둔 716㏊의 논에서 벼가 쓰러졌다. 해남 95㏊, 영암 80㏊, 나주 78.3㏊, 순천 30㏊ 등 도내 벼논 1천30여 ㏊에서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남 농민들이 두 달 넘게 극강 폭염과 폭우, 병해충과 전쟁을 치르고 있으나 허탈과 좌절감만 남았다.
결국, 전남도가 벼멸구와 인삼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정부는 이번 피해가 장기간 지속된 폭염이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농업재해대책법 등에 따라 신속한 조사와 복구비 지원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