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 오페라 하우스 건립, 문화도시의 자존심

2024-10-24     남도일보

 

광주시가 ‘전문예술극장’ 건립 추진을 본격화 하고 있다. 수도권과 경상권에 다목적 공연장과 콘서트홀 등 다양한 전문예술극장이 운영되고 있는데 반해, 광주를 비롯한 전라권에는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전문예술극장이 전무한 상태다. 지난해 리모델링한 광주예술의전당 다목적 공연장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은 광주예술의전당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오페라와 뮤지컬 등 대형 공연을 펼칠 수 있는 ‘광주 전문예술극장(오페라 하우스)’ 건립은 ‘문화중심도시’ 광주 시민들의 자존심이 걸린 사안이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오랜 숙원 사업임을 떠나 ‘문화도시’에 전문예술극장이 없는 것은 광주시민들에겐 수치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남도일보 취재 종합 결과, 광주시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대표하는 공연장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전문예술극장 건립사업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세계적 수준의 이 극장은 2년간의 타당성 조사와 투자 심사 등을 통과하면 2029년 착공, 2032년 개관될 예정이다.

전문예술극장은 오페라와 뮤지컬 등 전문 장르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는 차별화된 공연장이다. 하지만 광주를 비롯한 전라권에는 전문예술극장이 단 한 곳도 없다.

반면, 수도권과 경상·충청권에는 다목적 공연장과 콘서트홀 등 다양한 형태의 전문예술극장이 운영되면서 해당 지역민들은 문화예술 향유권을 누리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과 ‘명성황후’ 등 유명 뮤지컬과 유명 아티스트의 콘서트,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BBC 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서울과 경기, 대구, 대전 등으로 떠나는 광주·전남 지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 최대 복합문화기관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경우 1천 여석의 대극장이 있으나 객석과 무대 구분이 없는 가변형 극장으로 전문 공연을 할 수 없다. 지난해 290억원을 들여 재개관한 광주예술의전당도 대형 공연에 한계점을 드러냈다. ‘오페라의 유령’ 해외 오리지널 제작팀과 지역 기획사가 지난해 3월 광주예술의전당 무대를 둘러본 결과, 공연 불가 판단을 내렸다.

막대한 건립비와 개관 이후 운영비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많지만 광주시민 80%가 호남 최초 ‘전문예술극장’ 건립을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