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4억대 고가 장비 부품 헐값에 고철로 팔다니
전남도 출연기관들의 허술한 장비 관리가 경찰에 적발된데다가 전남도의회의 도마 위에도 올라 빈축을 사고 있다.
순천경찰서는 지난 6일 업무상횡령 혐의로 전남도 산하기관인 전남테크노파크 관계자들을 입건했다. 이들은 2021년 11월 절단용 주조 장비에서 철거된 부품을 고철로 팔고 판매 수익 990만원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혐의다. 해당 장비는 2008년 9억1천300만원에 매입한 뒤 수억 원을 더 들여 성능 개선이 이뤄졌는데 이 과정에서 필요 없는 부품을 떼어내 공장동에서 보관 중이었다. 보관 중인 부품은 작업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고철상에게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판매 대금 990만원 중 500만원은 부품 매각과 함께 처분한 폐기물 처리 비용으로 사용했다.
최선국 전남도의원도 이날 14억원대의 고가 장비 부품 일부를 990만원에 무단 처분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최 의원은 사용 연한이 남아 있음에도 해당 장비가 훼손돼 작동이 되지 않고 고철로 잃어버린 것처럼 꾸며 임의 처분한 것으로 확인돼 징계와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질타했다.
특히, 막대한 혈세로 구입한 연구장비를 사용 연한을 넘겨 방치하거나 몰래 내다 팔고 있다는 게 최 의원의 주장이다. 전남테크노파크의 경우 보유 장비 273대 중 111대가 내구연한을 초과했다. 신재생에너지 전문 연구기관인 녹색에너지연구원도 보유한 18종 장비 중 83.3%에 해당하는 15종이 이미 내구연한을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일부는 고장으로 인해 사용조차 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나 전남도 출연기관들의 장비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남도 출연기관들은 고가 장비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및 운용 등을 통해 효율 극대화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