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미화’ 책 저자 전남대 교수 사퇴해야"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 광주 4개단체 성명 "총독부, 경제성장에 필수적 투자 가능" 등 담겨 ‘한국 경제사 개관’ 논란…"책 폐기처분해야"

2025-01-02     정세영 기자

 

Economic History of Korea: An Overview(한국 경제사 개관) 표지.

광주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일제를 미화했다는 지적을 받는 ‘한국 경제사 개관’ 저자인 전남대 김재호 교수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한말호남의병기념사업회,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민족문제연구소광주위원회,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광주전남지부 등 4개 단체는 2일 성명을 내고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지난해 11월 ‘한국 경제사 개관’이란 제목으로 전 세계에 배포한 영문판 원서 내용에 충격을 금할수 없다"며 "일제를 미화하고 독재를 옹호한 이 책의 저자 전남대 김재호 교수는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해당 원서에는 "일제 식민지 시절 한국은 빠른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조선왕조와 달리 총독부는 경제성장에 필수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독립 이후 일본과 경제관계가 단절된 후 한국의 산업 생산은 급격히 위축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는 "이 책을 출판한 저자가 전남대 김재호 교수라는 사실은 놀라움을 넘어 광주·전남 시도민과 함께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며 "김 교수 주장대로라면 일본으로부터 핍박을 받은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은혜를 받았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일제 식민지가 좋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반대로 안중근, 윤봉길, 이봉창 의사와 같이 조국 광복을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쳐 싸웠던 선혈들이 의로운 독립지사가 아니라 좋은 시절을 방해하기 위해 ‘미친 짓’을 한 사람들이라는 말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 역사를 뒤집어도 이렇게 뒤집을 수 있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단체는 "1987년 민주화는 급속한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제도적 틀을 무너뜨렸고 그 결과 수출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현대사 내용도 어처구니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식민지를 미화하고 군사정권의 개발독재를 옹호하는 이러한 주장들이 버젓이 국민 혈세로 제작돼 배포되고 있다는 것이 기가 막힌 일"이라고 덧붙였다.

단체는 "김낙년 한국학중앙연구원장과 저자 김재호 전남대교수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즉각 사퇴하라"며 "아울러 배포된 책은 즉시 수거하고 폐기 처분하라"고 촉구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