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직격탄…은행 부실채권 치솟았다
대손충당금 적립률 급락·가계대출 부실 상승 "내수부진·고금리 여파…자산건전성 강화해야"
경기 침체와 금리 고공행진 속 자영업자·신용대출 중심으로 연체가 늘면서 은행권의 부실채권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부실채권은 14조8천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전년보다 크게 낮아졌다.
금융감독원이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53%로 집계됐다. 14조8천억원으로 전 분기 말(14조5천억원) 대비 3천억원 증가한 액수다. 부실채권비율은 2022년 9월(0.38%)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2분기 이후에는 0.53%를 유지하며 하락세로 전환되지 않고 있다.
이중 기업여신이 11조7천억원으로 부실채권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그 다음이 가계여신(2조8천억원), 신용카드 채권(3천억원) 순이었다.
대기업(0.41%)과 중소법인(0.97%)은 전 분기 말 대비 각각 0.02%p 하락했고, 중소기업(0.78%)은 전 분기 말과 유사한 수준을 보인 반면 개인사업자(0.51%)만 전 분기 말 대비 0.03%p 상승했다.
가계 부실채권비율(0.29%)은 전 분기 말 대비 0.02%p 상승했고, 신용카드채권 부실채권비율(1.80%)은 전 분기 말 대비 0.25%p 상승했다.
작년 4분기 중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5조8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7천억원 증가했다.
이중 기업여신 신규부실은 4조3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천억원 늘었고, 가계여신 신규부실은 1조3천억원으로 1천억원 늘었다.
4분기 중 부실채권 정리 규모는 5조6천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천억원 증가했다.
12월 말 대손충당금 잔액(27조8천억원)은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로 인해 전 분기 말 대비 6천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률(총대손충당금 잔액/부실채권)도 187.7%로 전 분기 말 대비 0.3%p 상승했다.
금감원은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이 코로나19 이전(2019년 말 0.77%) 대비 낮은 상황이지만, 대손충당금적립률이 전년 말(214.0%) 대비 26.3%p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경기회복 지연 및 주요국 정책 불확실성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부실채권 상·매각 등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신용손실 확대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토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