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종환 "실패해도 좌절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다"

제11기 남도일보 K포럼서 특별강연 ‘가요 인문학’ 주제…미니 콘서트 히트곡 탄생 배경·인생스토리 소개 원우들과 소통…통기타 감동의 무대

2025-04-06     정유진 기자

 

가수 김종환 씨

아이돌 전성기였던 1990년대 가요계에서 발라드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가수 김종환이 남도일보 K포럼 원우들에게 낭만과 힐링의 시간을 선사했다.

남도일보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 강좌인 제11기 K포럼은 지난 3일 ‘존재의 이유’와 ‘사랑을 위하여’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김종환을 초청해 두 번째 강의를 진행했다.

김종환은 이날 광주광역시 서구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가요 인문학’이라는 주제의 강연과 함께 미니콘서트를 진행했다.

김종환은 1985년 노래 ‘쉴 곳 없는 나’로 데뷔한 이래 주옥같은 노래로 팬들의 사랑을 받으며 MBC·KBS·SBS 등에서 가요대상과 올해의 가수상 등을 수차례 수상했다.

특히 그는 월간 종합문예지 ‘문학세계’와 세계문인협회, 계간 ‘시세계’가 주관한 신인문학상 공모 시 부문에 ‘사랑하는 일’ ‘서리꽃’ ‘지우개 같은 추억은 없네’ 등 세 편의 시를 출품해 당선되면서 시인으로 등단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스터트롯’에서 임영웅이 부른 ‘바램’, 정동원이 부른 ‘여백’ 등 그가 작사·작곡한 곡들이 다시 화제가 돼 주목받았다.

 

강사로 나선 가수 김종환 씨가 강의를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김종환은 골든디스크 대상을 수상한 곡 ‘존재의 이유’를 원우들에게 들려주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곡을 만들 때 가사의 내용을 가장 신경을 쓴다"며 "가수들의 인생은 자신이 쓴 가사와 같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밝고 희망적인 가사를 쓰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여 년이라는 오랜 무명생활을 거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며 "배고프고 가난했던 시절이 없었다면 이 무대에 설 수도 없었을 것이다"고 밝혔다.

김종환은 "무명가수 시절 ‘존재의 이유’가 발표되기 전 당시 소속사 사장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히트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나는 아무도 안 된다는 노래를 들고 동대문, 남대문 등 ‘새벽시장’을 한달여간 공략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새벽시장의 쇼핑몰은 디제이들이 노래를 틀어주는 시스템으로, 이곳에서 내 노래가 인정받는다면 성공할 것이란 확신이 섰다"며 "한 달여간 새벽시장을 공략한 끝에 쇼핑몰에서 노래가 흘러나오자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TV 출연도 없이 음반이 하루 1만5천장씩 나가 총 700만장의 음반이 팔렸다"고 말했다.

 

원우들이 가수 김종환 씨의 강의를 듣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김종환은 "마음속으로 간절히 원하고, 여러 방법을 통해 노력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이뤄진다"며 "사업을 하다 보면 누구나 실패하거나 힘든 경우가 있다. 좌절하지 않고 된다는 마음으로 밀고 나가 부딪히면 반드시 성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종환은 강연 중간중간 원우들에게 감미로운 발라드를 들려주며 감동을 선사했다. ‘사랑을 위하여’, ‘존재의 이유’, ‘바램’ 등 자신의 히트곡을 열창하며 원우들의 환호를 받았다.

 

원우들과 강사로 나선 가수 김종환 씨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김종환은 또 다른 명곡 ‘사랑을 위하여’의 탄생 비화를 밝혔다.

그는 "아내와 동거하다 2000년에야 뒤늦게 결혼식을 올렸다"며 "아이가 생기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고, 당시 초저녁, 한밤중, 새벽을 가리지 않고 통기타 업소 네다섯 군데에서 일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일은 한꺼번에 찾아왔다. 90년도에 첫 앨범을 냈는데 회사가 부도났다"며 "같은 해 친구에게 집 담보로 보증을 잘못 서주면서 그게 경매에 넘어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어쩔 수 없이 아내를 친정집으로 보내 떨어져 살게 됐다. 새벽같이 일하다가 졸음운전을 할까 봐 강가에 차를 세워놓고 잠깐 자고 가려고 했다"며 "눈을 떠보니 밖에 물안개가 구름처럼 피어있었고, 그걸 보면서 기타를 꺼내 그 자리에서 ‘사랑을 위하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김종환은 "이별이나 아픔, 슬픈 노래를 부르다 보면 사람도 슬퍼지는 것 같다"며 "사랑은 가장 흔하기도 하지만 사랑이 없다면 이 세상은 아름답지 않고 존재하지도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여러분께 희망을 담은 노래를 만들고 들려드리고 싶다"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