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독자권익위원 칼럼]올 여름, 굿바이 변비 3가지 방법
오경미 (주)더심플&양파컴퍼니 대표이사
여름 시작이다. 얼마전 개인적으로 건강설문을 할 일이 있었다. 결과 중 놀랍게도10명 중 9명이 변비라고 체크했다. 햇살은 쨍쨍하고 SNS 피드에는 모두 여행 중인 사진이 가득하지만, 제 친구의 몸들은 무거운 것이다.
소화는 느리고, 화장실에서 ‘세월아 네월아’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간다. 똥 싸는 시간도 아까운 우리, 외국에서는 건강을 똥을 판다고 한다.
그래서 똥 잘 싸는 방법 3가지를 소개한다. 이것 한 가지만 바꿔도 여름의 질감이, 우리의 일상이 달라질 것이다.
그 시작은 놀랍게도 ‘장’이다. 어린이, 2030, 5080 거의 모든 세대의 장은 매일 과로 중이다.
커피로 시작해 배달음식으로 마무리되는 하루, 바쁘니 ‘화장실 참기’가 일상이 되었고, 야근에 술까지 곁들이면 장은 사실상 철야 근무 중이다.
똥 잘 싸는 사람들의 작지만 강력한 3가지 습관은 식간 공복지키기, 하루 물 2리터 마시기, 가공식품 줄이기다.
1. 식간 공복지키기=‘4/4/12’를 기억하자. 아침과 점심 사이 4시간, 점심과 저녁 사이 4시간, 그리고 저녁 이후에는 12시간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것이다.
이 공복 리듬은 장에 휴식과 청소 시간을 준다. 음식을 먹을 때는 소화에만 집중해야 하지만, 먹지 않을 때는 ‘청소부’인 MMC(이동성근수축)가 등장해 장 안의 잔여물과 독소를 청소해 준다. 특히, 12시간의 야간 공복은 장을 ‘리셋 모드’로 전환시켜 아침 배변 리듬까지 확실히 잡아 준다. 혈당을 안정시켜주기도 한다.
식사시간을 조금 당겼을 뿐인데 장이 한 박자 가벼워지고, 아침이 한층 ‘후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하루 2리터 이상 물 마시기=장의 물길을 여는 기술이다. 장 속 환경은 기본적으로 수분의 싸움이다. 변비는 단순히 나오지 않는 문제가 아니라, ‘나올 수 없을 만큼 말라붙은 상태’가 문제다.
하지만 하루 종일 물을 한꺼번에 들이키면 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 마른 화분에 한꺼번에 물을 주면 쑥 빠져버리는 이치이고 이때 우리 몸은 미네랄이나 무기질을 같이 데리고 나가니, 소분해서 홀짝홀짝 마셔보자. 물도 씹어먹어라. 이 말이 바로 ‘시차수분’이다. 리듬 있게 마시는 것이다. 하루 2리터의 물을 간헐적으로 나누어 마시기만 해도 장은 미끄럼틀처럼 부드러워지고, 노폐물은 젤리처럼 감싸져 자연스럽게 흘러나간다. 이 때 건강한 식이섬유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3. 가공식품 끊기=장을 괴롭히는 가장 교묘한 적이다. 우리 장은 사실 대단히 순수하다. 어릴 적 할머니 밥상을 좋아하지, 즉석밥·햄·탄산처럼 한 줄 요약이 가능한 음식에는 속이 힘들다.
가공식품의 문제는 단순히 첨가물이 많아서가 아니다. 섬유질은 거의 없고 염분·설탕·포화지방이 과도하기 때문이다. 특히 만병의 근원인 과당! 그리고 가공식품에 좋은 섬유질이 많으면 포만감으로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므로 좋은 섬유질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들은 장 점막을 자극하여 염증 반응을 키우고, 장내 유익균 대신 나쁜 균이 번식하게 된다.
결국, 장은 주인을 잘못 만나서 고생길로 들어서게 된다. 반면 제철 채소, 통곡물, 두부나 김 같은 자연식은 장에 쌓인 찌꺼기를 싹쓸이하는 천연 청소부 역할을 한다.
특히 브로콜리·아보카도·채소류 등은 프리바이오틱스가 풍부해 유산균보다 더 오래 장에 머물며 장 환경을 좋게 한다.
그리고 변비의 정말 무서운 점은 장에 오래 머문 수용성 독소가 지용성으로 전환, 재순환되어 다시 간으로 보내진다는 것이다. 독을 해독해서 지지리 택배를 부쳤는데 반송되는 꼴이다. 간 부담, 피부 트러블, 호르몬 불균형, 만성피로로 연결되는 이유다.
올 여름은 하루 2리터의 물, 한 끼의 채소, 식사 사이의 공복 ‘4/4/12’공복지키기에 도전해 보자. 이 여름, 화장실에서 들려오는 우리의 한마디, "시원하다!" . 그 소리가 가장 확실한 행복의 음향일 것 같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