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로 본 남도 세상 18], 세계자연유산 서해안 갯벌 2(신안),
전라남도 신안군에 있는 신안 갯벌은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인류와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미래세대를 위한 귀중한 자산이다.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갯벌’ 중 핵심을 이루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신안 갯벌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은 생태·문화·경제적 가치를 모두 갖춘 대표적인 자연유산으로 자리매김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갯벌 사진들은 지난 7년간 증도, 암태도, 병풍도, 자은도, 내우목도, 박지도 근처에서 오고가며 촬영되었다.
# 숫자로 보는 신안 갯벌의 위상
신안 갯벌의 규모는 압도적이다. 약 1,100.86㎢에 이르는 면적은 한국 최대 규모의 갯벌이자, 유네스코에 등재된 한국 갯벌 전체 면적의 무려 85%를 차지한다. 많은 섬과 섬 사이에 형성된 다양한 조수로(潮水路)와 최대 40m 깊이의 펄 갯벌, 펄 갯벌 위의 특이한 모래퇴적체 등 그 자체로 하나의 생태계 우주를 이룬다.
이곳에는 **IUCN 적색목록(Red List)에 포함된 14종을 비롯해 총 90종, 5만 4천 개체 이상의 물새가 방문하는 곳으로 그 가치가 매우 높은 갯벌이다. 신안 갯벌은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자 희귀종의 안식처로서 국제적 중요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 체험으로 만나는 갯벌의 매력
들었던 것을 잊고, 본 것을 기억하되, 해본 것만이 진짜 자신의 것이 된다는 말처럼, 신안 갯벌의 진가를 제대로 느끼려면 직접 발걸음을 옮겨보는 것이 좋다.
증도 신안 갯벌박물관은 갯벌 생태와 문화의 종합 전시관으로, 다양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자은도 둔장어촌체험마을에서는 실제 어촌 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갯벌에서 조개 캐기, 맨손 물고기 잡기 같은 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자연 교실이자 어른들에게는 잃어버린 동심을 찾는 시간을 선사한다.
짱뚱어다리는 갯벌 위를 가로지르는 목재 다리로, 짱뚱어와 게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명소다.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갯벌 위로 펼쳐지는 풍경은 환상적이다.
증도 갯벌 도립공원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갯벌 생태계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잘 정비된 생태 탐방로와 안내센터를 통해 자연을 배우고 즐기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 미래를 향한 체계적 관리와 비전
신안군은 세계유산 등재를 계기로 갯벌의 체계적 관리에 나섰다. 전담 부서인 ‘세계유산과’를 신설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앞으로의 계획도 기대된다. 국가갯벌정원 조성을 통해 생태 힐링 공간이자 관광 거점으로 발전시키고, 갯벌 생태과학관, 방문자센터, 멸종위기종 복원센터 등의 기반을 차례로 구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친환경 사업도 적극 추진한다. EM 미생물 보급, 폐비닐·농약병 수거 확대 등을 통해 갯벌의 생태 환경을 더욱 건강하게 가꿔나간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1도 1 박물관’ 프로젝트를 통한 문화·예술 섬 조성으로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관광 콘텐츠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 생태계가 주는 선물, 그 가치를 알다.
신안 갯벌은 단순한 자연이 아닌, 다음 세대를 위한 생명 자산이다. 갯벌은 수질 정화, 홍수 조절, 탄소 흡수 등 다양한 생태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 주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이자 생업 공간이다. 특히 갯벌의 펄층은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나,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미래세대가 건강한 지구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자연의 선물이다. 오늘날 무분별한 개발과 간척사업으로 갯벌의 면적은 줄어들고 있다.
세계가 인정한 미래세대의 자산, 신안 갯벌의 가치. 이제 우리가 그 소중함을 제대로 알고 지켜나갈 차례다. 갯벌이 품은 무한한 생명력처럼, 신안 갯벌을 중심으로 한 남도의 미래도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렌즈를 주시할 때마다 갯벌의 미래가 설렘으로 다가오기를 희망한다.
**IUCN(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은 ‘세계자연보전연맹’ 또는 ‘국제자연보전연맹’으로, 전 세계 생물종의 멸종 위험을 평가하고 보호지역을 관리하며 환경정책을 자문하는 국제 환경 기구입니다. 특히 ‘적색목록(Red List)’을 통해 멸종위기종을 분류하고, 정부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개발 및 ESG 경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덕일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