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역축제 6-전남 축제 길을 묻다] "축제를 일회성 이벤트 장으로 왜곡시켜선 안돼"
전고필 (재)영암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①현 지역 축제의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지역의 인구 소멸과 생산양식의 변화와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가장 큰 요인이다. 전통적인 축제의 기반은 농촌이나 어촌에서 추수 감사의 의미와 ‘풍농풍어’의 기원에서 유래된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지금은 농어촌 사회의 인구 비율이 고령화와 젊은 층의 이탈이 가속으로 균형추를 잃고, 인력에 의존하던 농·어업이 기계화가 되면서 노동집약적인 산업 체계의 범주를 벗어났다. 과거의 전통 축제는 공동체가 함께 모여 감사제를 올리고 미래를 기원하는 중요한 행사였지만, 오늘날에는 그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의 인문지리적 특성을 담은 고유 축제는 좌표를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여긴다.
따라서 전통 축제가 지속 가능해지려면 정부와 지자체는 특정 사회공동체가 지닌 생산양식과 인구 적 특성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 전체를 보호하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②차별화된 축제를 위한 필수 조건은
전통적인 축제는 지역의 인문지리적 특성을 계승해 온 축제다. 오늘날 문제가 되는 대부분의 축제는 이런 전통성이 뒷전으로 가고, 지역 체류 관광객 모객용, 지역 특산물 홍보 및 판매형, 메가 이벤트형 등으로 변질되는 경우다.
그 가장 큰 요인은 축제에 대한 시각의 변화다.
과거 삶과 생산에 대한 감사의 제의와 기원의 제의 양식을 거친 후 난장을 폈던 시절이 지나고 지자체 간의 경쟁을 통한 홍보와 마케팅이 중심이 됨으로써 무조건 방문객을 많이 모이게 하는 것에 집중화됐다.
그렇다고 지역 관광 수익에 직접적인 요인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음에도 이를 당연시해 온 것은 문화체육관광부나 광역지자체의 축제 평가 방식으로 강제화된 것, 지자체장과 지방의회 등의 논리 등이 뒷받침됐다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축제의 평가를 개량적인 지표가 아니라, 지역과 축제의 연관성, 지역 주민 만족도, 지역 주체의 지속가능성, 이벤트성 등 여러 가지 평가 척도를 따로 추론해 사례를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
③연예인 중심 축제 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문체부의 대한민국 대표 축제 평가 방법 중 모객에 관한 개량적 지표가 배태할 수밖에 없었던 부분이 이제 굳어진 것이다. 이제는 지역민들 조차 축제를 평소 보기 힘든 연예인과 함께하는 장이라고 인식한다. 지자체는 슈퍼스타들이 동원할 수 있는 ‘팬덤’이 지역축제의 현장까지 찾아와 방문객들의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포기하지 못한다. 연예인 초대가 문화 향유의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축제 예산 대부분을 초청비와 무대장치 등을 위해 휘발된다. 또 축제 예산의 대부분이 배치됨으로써 지역 연예인의 참여기회 박탈이나 저비용 출연, 타 프로그램의 축소 운영, 개런티 비용 충당을 위한 풍물난장(포장마차) 등의 판매와 이로 인한 바가지요금 및 위생 문제 발생 등이 이어지는 것이다. 결국 지역과 공생하는 방식에 대한 기획사와 연예인과 주최자 간의 협약이 필요하다.
④‘잘 된 축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잘된 축제는 그 지역의 고유한 특색이 각각의 프로그램에 담겨 있고, 지역민들의 손으로 만들어져 공유돼야 한다. 또 방문객들이 단순히 축제를 관람하는 것을 넘어, 응원하고 지지하며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필요하다. 또 방문객들이 대가를 지급하더라도 전혀 아깝지 않게 느껴야 한다.
지금의 축제는 본래의 의미를 잃고 단발성 이벤트로 전락했다. 역사와 전통이 깃든 축제를 단순히 이벤트의 장으로 왜곡시킨 현실을 바로잡고, 진정한 축제가 지속될 수 있는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한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