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집]광주 초대형 복합쇼핑몰, 도시 미래를 가른다

더현대광주, ‘도심 최초’ 향한 속도전 UP 광주신세계, 쇼핑 넘어 복합문화단지 표방 그랜드 스타필드, 호남권 최초 건립 순항 中 수조 원대 투자·수만 명 고용 창출 전망 기대와 우려 교차…상생 해법 찾기 관건

2025-10-02     정희윤 기자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에 들어설 ‘더현대 광주’ 조감도

‘더현대 광주’, ‘더 그레이트 광주’,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잇따라 추진되면서 광주지역 경제와 생활 인프라 전반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이들 사업은 단순한 유통시설을 넘어 도시 경쟁력과 지역 상권의 미래를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빠른 추진력을 보이는 더현대, 장기 구상 단계의 신세계, 관광형 복합몰을 내세운 스타필드까지…

성격이 제각각인 만큼, 광주시와 지역사회가 어떻게 균형점을 찾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그러나 수조 원대 투자와 수만 명 고용 창출이라는 장밋빛 기대 뒤에는 공공기여 규모, 교통 혼잡, 지역 상생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남도일보는 광주 초대형 복합쇼핑몰의 진행상황을 들여다봤다.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에 들어설 ‘더현대 광주’ 외부투시도

◇ ‘더현대 광주’ 올해 첫 삽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 들어서는 ‘더현대 광주’는 세 복합쇼핑몰 가운데 가장 속도가 빠르다. 오는 10월 착공해 2028년 상반기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더현대 광주’의 또 다른 한축인 ‘챔피언스시티’ 사업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포스코이앤씨와 대우건설이 잇따라 참여를 포기하면서 복합쇼핑몰 착공 일정에 영향이 없을지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이에 광주시와 현대백화점 측은 복합쇼핑몰 개발은 주택개발사업과 별개사업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복합쇼핑물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더현대 광주’는 연면적 27만2천955㎡(8만2천569평), 영업면적 10만890㎡(3만평)에 달하는 규모로, 지하 6층~지상 8층 건물에 주차대수는 2천652대에 이른다. 광주 도심 최초의 초대형 민간 복합문화상업시설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7월 열린 착공 보고회에서 추진 경과와 비전·로드맵·주요 콘텐츠 등을 공유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의 실내정원 콘셉트를 일부 접목해 쇼핑·문화·여가가 어우러진 공간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단순 쇼핑을 넘어 체험과 문화, 혁신적 공간 설계를 강조하며 ‘더현대 서울’을 능가하는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현재 인허가 절차는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공공기여금 규모와 교통 대책 마련이 향후 최대 과제로 꼽힌다.

한편, 주상복합 개발 사업인 ‘챔피언스시티’는 광주 북구 임동 100-1번지 일원 29만8천㎡ 부지에 총 4천15세대의 주거시설과 업무·상업시설, 특급호텔, 역사공원 등을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챔피언스시티 복합개발 피에프브이가 주관하고 있다.

시행사 측은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위해 업체와 조율하고 있으며, 기간은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2029년 말로 잡혀 있던 챔피언스시티 완공 시기도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더 그레이트 광주터미널 복합화 사업 조감도

◇ 신세계 부지 확장 ‘더 그레이트 광주’

업계 최초 현지법인으로 출발한 광주신세계가 ‘더현대 광주’에 맞서 대규모 확장에 나섰다. 광천동 유스퀘어 일대를 개발하는 ‘더 그레이트 광주터미널 복합화 사업(이하 더 그레이트 광주)’ 제안서를 지난 7월 광주시에 제출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터미널 부지가 도시계획 변경 사전협상 대상지로 지정된 지 8개월 만으로, 현대백화점의 행보에 대응해 속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 그레이트 광주’는 기존 백화점 기능을 넘어 업무·숙박·의료·교육 등 복합문화단지를 표방한다. 개발 규모는 당초 108만2천542㎡에서 81만4천675㎡로 줄었지만, 백화점(24만8천949㎡)과 주거(16만4천238㎡·516세대)는 그대로 유지됐다. 광주시와 갈등을 빚었던 주거 비율 문제도 변동이 없다.

업무·숙박시설은 당초 두 개 동에서 한 건물로 통합되며, 호텔 객실 수는 250실에서 200실로 축소됐다. 대신 녹지 공간을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안을 조정했다.

광주시는 신세계의 제안서를 토대로 올해 안에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사업 규모가 방대해 공공기여 협상, 교통 인프라 확충, 이해관계자 조율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현재 목표는 2028년 백화점 확장 개장이다.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조감도

◇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관광형 복합몰 도전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부지에는 호남권 최초의 스타필드인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건립 사업이 순항 중이다.

민간개발사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 7월 토지비 3차 중도금 77억4천만 원을 광주도시공사에 납부했다. 앞으로 남은 잔여 토지비는 541억 8천만원으로 6개월 간격으로 납부를 마무리 할 예정이다. 앞서 2024년 1월 협약이행보증금(116억 원)과 토지계약금(86억 원)을 냈고, 같은 해 3월 현지법인 ㈜스타필드광주 설립과 기본계획(MP)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월에는 토지비 2차 중도금도 완납하는 등 일정에 맞춰 후속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사업은 단순 쇼핑몰을 넘어 체류형 관광단지를 지향한다. 쇼핑과 문화, 여가 시설을 아우르는 복합리조트 성격이 강해, 수도권 위주였던 스타필드를 호남권으로 확장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현재는 유원지 부지에 대한 세부 설계와 기반시설 조성 준비 단계다. 하반기에는 조성계획 변경 절차에 착수하고, 2026년 착공 → 2030년 1·2단계인 복합몰·콘도·부대시설 준공 → 2033년 3단계 레지던스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광천권역 도로개설 및 확장계획./광주시 대중교통과 제공

◇ 기대와 과제

광주 초대형 복합쇼핑몰 3개 프로젝트는 지역 경제와 도시 경쟁력 측면에서 분명한 기대감을 안겨준다. 수조 원대 투자와 수만 명의 고용 창출이 예상되며, 쇼핑과 문화·여가, 관광을 아우르는 복합 공간이 들어서면 광주는 호남권 핵심 생활·경제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 위주로 형성됐던 복합몰 수요가 분산되면서 광주가 ‘남부권 쇼핑·관광 허브’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교통이다. 도심과 관광단지에 대규모 인구가 몰리면 교통 혼잡이 불가피하다. 광주시는 특히 북구 임동에 들어서는 ‘더현대 광주’ 주변 교통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입도로 확충, 신호체계 개선, 주차 공간 확보 등 종합 대책을 검토 중이다. 사업자와 협의해 교통영향평가를 보완하고, 대중교통 연계 방안도 함께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주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상권과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지역 내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공공기여금 규모, 녹지 확보, 주거 비율 조정 등 광주시와의 협상은 향후 사업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세 개 대형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지역 인구·소비 여력을 감안할 때 과잉 공급 논란도 제기된다. 환경 훼손, 에너지 사용 문제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결국 광주 초대형 복합쇼핑몰은 도시 미래를 바꿀 기회이자 도전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지만, 교통·상생·환경이라는 난제를 풀지 못한다면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속도전이 아닌 ‘균형과 상생’이 성공의 열쇠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