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글로벌 투자 러시 속 산업 중심지 부상
SK·오픈AI 등 대형 프로젝트 잇따라 道 "지원보다 준비"…산업 전략 결실
전남이 ‘준비된 산업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국가 프로젝트가 잇따라 전남으로 향하면서 지역 산업 정책의 방향이 새삼 조명받고 있다.
25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SK와 오픈AI가 서남권에 오픈AI 전용 데이터센터 건립을 공식 발표했다. 이어 지난 20일에는 LS그룹이 해남에 대규모 해상풍력 투자를 확정했고, 21일에는 삼성SDS 컨소시엄이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파크 부지를 국가 AI컴퓨팅센터 공모에 단독 응찰했다. 불과 한 달 남짓한 기간에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가 연이어 전남으로 몰린 셈이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해 전남도는 ‘지원보다 준비’, ‘대응보다 선제’라는 산업 기조가 결실을 맺은 결과라고 평가한다. 2019년 ‘블루이코노미’ 비전을 선포한 이후 해상풍력과 데이터센터, RE100 산업단지를 3대 전략 축으로 삼고, 송전망과 부지, 용수 등 산업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확충해 왔다.
이 같은 기반 위에 이재명 정부의 AI 대전환·균형발전 정책 기조가 맞물리며, 전남이 ‘기회를 준비한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 도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국가 AI컴퓨팅센터와 오픈AI-SK 데이터센터 유치라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LS그룹의 해남 투자도 이러한 전략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전남도는 지난 2019년까지 256억 원을 투입해 해양케이블 시험연구센터를 조성하고, LS전선과 함께 신소재 케이블 및 고압 해저선 등 핵심 기자재의 시험·인증 체계를 마련했다. 그 과정에서 형성된 기술적 신뢰가 이번 대규모 투자 논의로 이어졌다는 것.
도는 해남 해상풍력 전용 설치항만이 조성되면 하부구조물, 타워,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자재 등 관련 기업들의 연쇄 진입이 촉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아가 항만을 중심으로 한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LS전선 계열사 및 연관기업의 참여를 유도해 서남권 전체를 해상풍력 산업벨트로 연결하는 구상도 추진 중이다.
전남도는 동시에 ‘AI 에너지 미래도시’ 조성을 위한 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원이 국회의원이 발의한 ‘재생에너지자립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제도적 틀을 마련하고, 도 차원에서는 ‘에너지미래도시 기회전략본부’를 신설해 장기적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원보다 준비, 대응보다 선제라는 기조로 추진해 온 산업 정책이 정부의 균형발전 기조와 맞물리며 성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다져온 기반과 정책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글로벌 투자 유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