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항일 학생 비밀결사 ‘성진회’ 창립지 후속 조치 서둘러야
일제강점기 광주 최초의 학생 항일 비밀결사(結社)인 ‘성진회’ 창립지가 99년 만에 확인됐다. 창립지 규명으로 광주학생독립운동에서 차지하는 성진회의 역사적 위상도 재조명될 전망이다. 특히, 내년 발족 100주년을 앞두고 창립지 표지석 설치와 성진회 멤버에 대한 학술 연구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남도일보 취재 결과, 1926년 11월 3일 성진회가 발족한 곳은 현재 광주광역시 동구 문화전당로 23번길 5-5, 5-8 성훈인쇄출판과 맞은편 태양상사 건물로 밝혀졌다. 각종 재판 기록과 일제 지적도, 전문가 자문 등을 종합해 추적한 결실이다.
취재팀은 일제 강점기 광주학생독립운동 관련 재판 기록 중 1928년 10월 5일 광주지방법원 ‘임주홍 등 9명 판결문’(소화 3년 형공 제864호)에 광주공립고등보통학교(현 광주제일고) 학생 최규창의 주거가 ‘전라남도 광주군 광주면 서남리 157번지’로 명시된 사실을 파악했다. 이는 성진회가 결성된 ‘최규창의 하숙집’이 서남리 157번지 임을 보여주는 자료다.
취재팀은 이어 광주 동구와 역사 연구자들의 1차 자문과 조사를 거쳐 조선대학교 건축학과 신웅주 교수와 함께 세부 위치를 확인했다. 신 교수는 국가기록원 ‘지적 아카이브’를 통해 현재 성훈인쇄출판과 태양상사 건물이 성진회 설립지임을 규명했다. 지금까지 ‘최규창의 하숙집’으로만 전해진 창립지가 역사적 고증과 지적 아카이브 검증 등을 거쳐 최종 확인된 것이다.
성진회는 광주공립고등보통학교 학생 10명과 광주농업학교(현 광주자연과학고) 학생 6명 등이 조직한 학생 비밀조직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산실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광주시와 동구,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사업회 등은 성진회 창립지 후속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1920~30년대 광주·전남 항일운동 주역들을 배출한 성진회의 항일투쟁 역사에 대한 연구조사도 함께 이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