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성태 학생독립운동 서훈 추진위원 "이제는 독립운동가들의 명예 되찾아야 할 때"
"4년 후면 광주학생독립운동 100주년입니다. 그때는 모든 문제가 매듭지어지길 바랍니다."
노성태 ‘광주학생독립운동 유공자 서훈추진위원회’위원은 추진위를 함께하는 이유에 대해 "이분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이 현재를 사는 우리의 도리"라며 "서훈 추진은 단순히 과거사를 바로잡는 일이 아니라, 시대의 정의를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 위원은 "광주학생독립운동이 100주년이 되는 2029년에는 독립운동가 서훈 문제를 포함한 모든 과제가 정리되어야 한다"며 "서훈위 또한 이를 위한 과제 중 하나로, 일제 강점기 때 조국 독립을 위해 삶을 바친 분들이 온전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립운동가들의 미서훈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추진위의 ‘서훈 투쟁’이 "잊힌 역사를 복원하고 정의로운 기억을 이어가려는 시민들의 의지에서 비롯된 운동"이라고 정의했다. 추진위는 광주의 역사와 시민정신을 대표하는 9개 단체가 뜻을 모아 결성됐으며,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국회 측 법률대리인으로 참여했던 김이수 조선대학교 이사장이 위원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은 3·1운동 이후 최대 규모의 항일운동이다. 그러나 정작 상징 인물인 장재성 선생은 아직까지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장 선생을 비롯해 김범수·정해두·이기홍 선생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여전히 국가보훈부로 부터 서훈을 거부당한 상태다.
노 위원은 정부가 여전히 냉전 시대의 잣대로 독립운동가를 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건국’이라는 이름 아래 건국훈장은 있지만, 정작 ‘독립훈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며 "1945년 해방에서 1948년 정부 수립까지 사회주의 계열에서 활동한 인물들은 ‘건국에 기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훈에서 배제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정권 수립에 가담하지 않은 이상, 단지 사회주의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서훈을 거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이념이 아닌 독립운동의 공로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회주의 활동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들이 북한 정권에 협력하거나 내각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일제 치하에서 독립을 위해 싸운 사실 자체를 외면한 채 서훈을 하지 않는 것은 100년이 지난 지금 도저히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위원은 "역사는 시대의 가치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지만, 평생을 독립운동에 헌신한 이들의 삶을 여전히 냉전의 시각으로 재단하는 것은 역사적 퇴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서훈 운동을 ‘시민운동’으로 규정했다. 노 위원은 "본래 이런 일은 정부와 보훈부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들이 침묵하고 있는 지금, 시민들이 역사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이다"며 "광주학생독립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시민이 직접 정의를 세우고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이 움직임이야말로 진정한 민주 시민운동"이라고 말했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