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전남 ‘헌혈 보릿고개’ 고착화 되나
광주·전남 지역 혈액 보유량이 ‘관심’ 단계로 떨어지면서 혈액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전체 헌혈자의 절반이 넘는 청년 인구 감소와 헌혈에 대한 인식 저하가 가속화될 경우 이른바 ‘헌혈 보릿고개’의 고착화마저 우려되고 있다. 헌혈 보릿고개는 겨울 방학과 여행 등으로 인해 혈액 수급이 부족한 매년 1~3월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남도일보 취재 결과, 지난 3일 기준 지역 내 혈액 보유량은 4.9일분이다. 지난달 하루 평균 5.8일분을 기록했으나 추석 명절 이후 감소세를 보이면서 보건복지부 혈액수급 위기단계상 ‘관심’에 접어들었다. 아직 ‘주의’ (2~2.9일분)나 ‘경계’ (1.1~1.9일분), ‘심각’(1일분 미만) 단계에는 못 미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4학년도 대입부터 학교 차원이 아닌 개인 헌혈 실적이 봉사활동 점수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학생 헌혈이 급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전남 고등학생 헌혈자의 경우 2019년 2만3천706명에서 지난해 8천481명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코로나19로 인한 단절, 봉사활동 실적의 대입 미반영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지난 9월 초부터 선호도가 가장 높은 헌혈 사은품으로 꼽히는 영화관람권 제공까지 중단되면서 주요 헌혈 유인책도 사라졌다. 지난해 광주·전남 연령대별 헌혈자 중 10대와 20대의 비중이 58.1%를 차지한 점을 감안해 볼 때 학생들의 동참이 없으면 헌혈 확보가 그리 쉽지 않을 전망이다. 헌혈 인식 개선 교육과 헌혈문화 확산 캠페인, 사은품 다양화 등을 통해 겨울철 ‘헌혈 보릿고개’의 고착화는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