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인공태양 유치전]‘인프라·R&D·부지’ 3박자…나주는 이미 ‘준비된 땅’
한전·670개 전력기업 시너지 켄텍, 이미 ‘핵심기술’ 구축 中 즉시 착공 가능·주민수용성도
1조2천억원 규모의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 유치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전남 나주시가 ‘준비된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인프라와 연구개발(R&D), 부지 등 3박자를 갖춰 경쟁 후보지보다 비교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먼저 나주시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이미 완성된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 인프라다. 광주·전남공동(빛가람) 혁신도시를 품은 나주에는 한국전력공사와 전력그룹사, 670여 개의 전력기자재 기업이 집적해 있다. 또 2019년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에 이어 2025년 에너지 국가산단 지정 등 에너지 신산업을 위한 제도적 기반까지 완벽히 구축된 상태다.
‘R&D’역량도 타 지역을 압도한다. 빛가람 혁신도시는 핵융합 분야 최고의 교수진을 갖춘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KENTECH)를 보유하고 있다.
켄텍은 핵융합 8대 핵심기술 중 하나인 ‘초전도 도체 시험설비’를 이미 구축 중이다. 총 495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2028년 완공이 목표다.
검증된 부지 역시 강점이다. 나주는 지난 2020년 방사광가속기, 2023년 초강력레이저 유치 준비 과정에서 이미 50만㎡ 규모의 부지를 확보했다. 후보지인 왕곡면 에너지 국가산단의 지반이 단단한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고, 확장성도 갖췄다. 2020년 방사광가속기 유치 준비 당시 지반에 대한 안정성 역시 검증받았다. 최근 20년 동안은 규모 3.0 이상 지진도 발생하지 않았다. 부지 안정성과 정주여건 등 적합성 검증까지 모두 마친 ‘즉시 착공’ 가능 상태다.
아울러 국내 유일의 에너지 특화 대학인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한국전력 본사를 비롯한 670여 개 전력 기업이 밀집해 산·학·연 인프라가 완성됐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전남도는 지난달 30일 나주시와 한국에너지공과대 등 산·학·연 기관과 함께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위원회를 출범하고, 미래 핵융합에너지 기술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가장 중요한 주민수용성까지 갖췄다. 최근에는 나주 읍·면·동 19곳에서 주민설명회를 열어 시민 4천여 명의 지지 서명을 확보했다.
무엇보다 ‘국가 균형발전’ 실현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전망이다. 현재 KSTAR(대전), 방사광가속기(경북) 등 대형연구시설은 충청·영남권에 집중돼 있다. 2023년 기준 국가 R&D 예산 비중이 1.4%(전국 16위)에 불과한 전남에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배치하는 것은 과학기술 격차를 해소할 수 있다.
나주가 ‘명실상부한 에너지 수도’로 자리매김하는 상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인공태양 연구시설은 전남의 미래산업 구조를 완전히 바꿀 역사적 전환점이 될 사업으로, 전남이 최적지임을 입증하도록 도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남은 기간 각 기관이 맡은 역할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 반드시 유치하자"고 강조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