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사회복지협의회 해외연수 ‘주객전도’

2025-11-19     남도일보

 

광주광역시는 지난 9월 18일 광주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시청 1층 시민홀에서 ‘제26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사진은 사설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광주시 제공

광주광역시 사회복지협의회의 해외연수가 주객이 전도됐다는 지적이다. 연수 대상자가 정작 필요한 종사자 대신 중간관리자와 기관장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남도일보 취재 결과, 광주지역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마음 돌봄을 위해 거의 매년 해외방문 힐링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혜택은 주로 중간관리자와 기관장에게 돌아가고 있다.

광주 사회복지협의회는 제26회 사회복지의 날을 기념해 지난 12~14일 중국 대련에서 ‘2025년 사회복지종사자 소진예방워크숍 토닥토닥, 마음로드’를 진행했다. 현장 종사자의 심리적 소진을 예방하기 위해서였다. 당초 근무연수 5년 이상 사회복지종사자 12명과 10년 이상 중간관리자 9명이 모집 대상이었다. 그러나 실제 참가자는 심사위원회를 거쳐 41명(인솔자 2명 제외)으로 늘었다. 문제는 기관장급인 20년차 이상이 14명, 10년 이상 20년 미만 중간관리자급이 18명으로 전체의 78%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3년 이상 10년 미만의 사회복지종사자급은 9명에 그쳤다. 업무 공백을 메워 줄 인력이 없는 데다 눈치가 보여 지원할 수가 없다는 게 주된 원인이었다.

비단 올해만의 실정은 아니다. 2022년과 2023년 제주도·태국에서 각각 진행된 국내외 힐링워크숍 참가자 중 3~10년 미만 종사자 비율은 20% 전후로 나타났다. 협의회측은 내년부터 다양한 직종과 직급을 포함해 더 많은 현장 인력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으나 준수 여부는 미지수다.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힐링과 국제적 시야 확대, 선진 복지 현장 체험을 통한 직무 역량 강화 등을 위한 프로그램은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최일선에서 가장 고생하는 저연차 종사자 위주로 프로그램이 추진돼야 한다.
 

2022~2025년 광주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소진예방워크숍 진행 현황. /사회복지협의회 자료 제공·남도일보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