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시]청춘 - 박남준
2025-11-21 정훈탁
청춘
박남준
맑은 사랑이 있었다.
까닭 모를 그리움이, 미움이, 원망이, 눈물이 없었는가,
한숨은, 영원한 것은 없는가
안타까움에 날밤을 새던,
뒤돌아 보면 아득한데 사랑은 어디서 왔나
그 솟아나던 그리움은,
이제 다시 돌아가지 못하리라
문청 시절 즐겨 불렀던 노래이자 인문대 학생회 주제가 제목이 '청춘'이었다. "청춘, 청춘을 빛나게 살자. 청춘, 청춘을 값있게 살자. 한생에 다시 없는 황금의 시절." 정확하진 않지만 가사가 이랬던 것 같다.
청춘을 정량적인 나이로만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 가슴팍의 뜨거움과 열렬함에 무게를 더 두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나는 아직 청춘이다. 아직 밤에 잠드는 시간이 아깝고, 아침이 시작되는 것이 설렌다. 어두워지는 해질녘보다는 밝아지는 동틀녘이 더 좋다.
아직도 가슴에 까닭 모를 그리움, 미움, 원망, 눈물, 한숨, 사랑이 남아 있다. 간혹 안타까움에 날밤을 새기도 한다. 다시 20대 청춘으로 돌아갈 순 없을지라도, 지금 50대 청춘을 즐길 수는 있다. 맑은 사랑도 여전하다.
정훈탁/광주 국어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