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우주강국 염원 안고 네 번째 비행

고흥서 27일 0시 54분 발사 유력 첫 ‘민간주도 제작’ 국산 발사체 26일 오후 발사 시각 등 최종 결정 고도 600㎞ 6% 오차 내 안착해야 발사 80분 후 성공 여부 발표 예정

2025-11-25     이서영 기자

 

누리호, 기립 완료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4차 발사를 위한 기립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국산 발사체 누리호가 대한민국의 우주 도약을 향한 네 번째 비행을 앞두고 최종 준비를 마쳤다.

27일 새벽, 전남 고흥에서 예정된 이번 발사는 실전형 발사체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핵심 시험으로, 한국의 독자 발사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관문이 될 전망이다.

25일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이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도착해 발사대 기립 및 고정작업이 완료됐다. 이후 전원 및 추진제(연료·산화제) 공급을 위한 엄빌리칼 연결과 기밀 점검 등 초기 발사 준비 절차가 진행됐다.

앞서 누리호는 이날 오전 9시 누리호 무인특수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대 종합조립동에서 출발했다. 약 1시간 42분에 걸쳐 1.8㎞를 이동해 제2발사대까지 이동한 다음 기립 장치인 ‘이렉터’에 실려 발사패드에 수직으로 세워진 뒤 발사대에 고정됐다.

최종 발사 여부와 발사 시각은 26일 오후 발사자동운용(PLO) 프로그램이 켜지는 시점에서 사실상 결정된다. 우주청은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누리호 추진제 충전 여부를 결정한다. 또 기술적 준비 상황, 발사 윈도우, 기상 상황,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 검토해 누리호 최종 발사 시각을 결정할 예정이다.

누리호가 2년 반 만에 다시 우주로 향하는 시각은 27일 0시 55분 전후가 될 전망이다. 발사 가능 시간은 0시 54분부터 1시 14분까지다. 국제우주정거장(ISS) 근접 각도와 임무 위성의 궤도 특성을 고려할 때 가능한 한 창구 초입인 0시 54분에 가까운 시점 발사가 유력하다.

비행 절차는 발사 직후부터 분 단위로 이어진다. 이륙 2분 5초 후 고도 63.4㎞에서 1단 분리가 이뤄지고, 3분 54초 뒤에는 고도 201.9㎞에서 위성을 보호하던 페어링(덮개)이 열리며 분리된다. 발사 4분 32초 시점에는 고도 257.8㎞에서 2단이 분리되고 3단 엔진이 가동된다. 누리호는 이후 목표 궤도인 600㎞ 고도까지 상승해 발사 13분 27초 후 위성 분리에 들어간다.

이번 임무의 주탑재체는 영상 관측용 차세대중형위성 3호다. 가장 먼저 분리되고, 이어 12기의 큐브위성이 2기씩 약 20초 간격으로 사출된다. 세종대 큐브위성(2U)부터 시작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항우연이 개발한 가장 큰 12U 위성까지 크기 순서대로 분리된다.

전체 비행 임무는 발사 21분 24초 후 종료된다. 누리호는 임무 완료 후 지구 중력권에 포획돼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며 소멸하게 된다.

누리호의 주 임무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를 고도 600㎞, 오차범위 ±35㎞, 경사각 97.7~97.9도 이내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다. 이는 3차 발사 때와 동일한 난이도로, 약 6% 오차 범위를 충족하면 성공으로 판단한다. 특히 위성이 진입하는 태양동기궤도에서 ‘승교점 지방시’(LTAN)를 낮 12시 40분에 맞추는 것이 관측 임무 효율을 좌우하는 만큼 궤도 진입 시각이 핵심 변수가 된다.

부탑재 위성 12기 역시 고도 600㎞ 궤도 안착이 확인되면 부차 임무도 성공으로 기록된다. 다만 누리호의 공식 성공 여부는 주탑재 위성의 궤도 진입만으로 판단하게 된다. 우주청은 발사 약 1시간 20분 후 누리호 비행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각 위성의 첫 교신·기능 점검 결과를 취합해 발사 당일 정오 무렵 최종 임무 수행 가능성을 공개한다. 우주청은 위성 교신 결과를 모아 발사 날 정오께 공개할 계획이다.


/이서영 기자 de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