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이 공당(公黨)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 당의 정강(政綱)이나 정책이 공적(公的) 활동을 넘어 사사로운 목적을 위해 모인 무리, 즉 사당(私黨)으로 전락한 인상을 짙게 드리운 때문이다. 민주당 광주시당이 지난 1일 발표한 북구청장과 광산구청장 경선 후보자 압축 결과를 뜯어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광주시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서류심사(40점)와 면접(20점), 당선 가능성(여론조사·40점)을 기준으로 북구청장과 광산구청장 경선 후보자 압축 평가를 실시했다. 그런데 평가척도 중 하나인 서류심사(40점) 평가항목 ‘당에 대한 기여도’ 배점인 10점이 정세균 당 대표의 1급 포상을 받은 사람에게 적용시켰다. 그러니까 이 점수를 받지 못한 사람은 당연히 후보자 압축에서 불이익을 받아 아웃된 것이다. 정 대표의 1급 포상은 사실상 각 후보자들이 여론조사에서 10%를 끌어 올리기 위해 애써 획득한 점수와 맞먹는 것이어서 특혜라는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 이에 광주시당 측은 “서류심사 40점 평가척도 중 ‘당에 대한 기여도’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 대한 기여도’이며, 이 부분에 당 활동에 대한 일부가 반영되기는 한다. 또한 정 대표의 포상은 서류심사에서 10점이 배정되고 누락되는 것은 아니며, 표창에 따른 인센티브는 가감제에 따라 평가 점수 외 별도로 부여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말을 곧대로 믿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 지 의구심이 든다. 물론 광주시당이 당헌·당규와 경선시행세칙에 의해 여성과 청년, 장애인 등 후보자에 대한 가산점을 별도로 줄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정치신인들로선 당 대표의 1급 포상 비중이 너무나 과도하기에 억울한 측면이 강하다. 특정 후보가 당 대표의 포상을 받아서 10점 가점을 받은 데 반해, 신인들은 아예 통로를 차단한 족쇄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듣자하니 탈락한 예비후보자 중에는 30여년간 당적을 바꾸지 않고 한길을 걸어온 사람도 있는 모양이다. 아무리 오랫동안 당적을 갖고 있더라도 당 대표의 사람이 아니면 설 자리가 없음을 여실이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민주당은 뭔가 착각을 하고 있다. 지금도 ‘민주당 공천=당선’이란 등식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만약 그같은 근대적인 정치적 사고를 갖고 있다면, 6·2 지방선거의 참패는 불을 보듯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0.04.06 00:00
-
광주에서 ‘세계 빛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미래를 켜는 빛(Light, Opening the Future)’을 주제로 지난 2일 개막돼 다음달 9일까지 38일간 광주 일원에서 펼쳐지는 세계光엑스포는 ‘빛의 도시’의 광주 이미지를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광엑스포는 일상생활에서부터 과학, 기술, 산업, 문화, 예술 분야를 아우르는 ‘빛’의 모든 것을 9개의 전시관과 빛 축제, 각종 체험 이벤트,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명실상부한 ‘세계 빛의 축제’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우리는 빛의 세기에 살고 있다해도 과언아니다. 따라서 각 국이 광(光) 관련 기술 및 산업과 문화예술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 최초로 빛과 광산업을 소재로 펼쳐지는 광주 세계光엑스포는 빛을 통해 광주가 선도해 온 광산업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 유수의 광기업, 도시 및 석학들과의 교류를 통해 인류와 지구의 내일을 위한 ‘미래의 빛’을 만들어가는 메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쾌적한 환경의 삶과 풍요로운 미래를 누리고자 하는 인류에게 빛을 이용하는 광산업은 21세기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광주가 일찍이 그 무한한 가능성을 광산업에 주목하고 대한민국의 내일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온 것은 가히 선견지명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광주가 광산업 클러스터의 형성 등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내일을 책임질 신산업을 선도하는 허브로 발전시킨 것도 크게 박수받을 일이다. 여기에 의미를 하나 더 추가하자면, 광주는 2010 광주세계광엑스포를 통해 어둠과 차별을 물리쳐온 역사적인 빛의 정신과 가치를 세계와 함께 나누고, 빛의 즐거움을 세계와 공유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는 광주세계광엑스포가 ‘광주의 빛’을 넘어 아시아, 더 나아가 세계를 밝히는 진정한 빛의 축제로 자리매김해야할 당위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광주 세계光엑스포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시민적 관심이 없으면 성공은 기대하기 어렵다. 광주만의 독특한 문화적인 색깔로 빛의 판타지와 감동을 체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에서 지금까지 경험치 못한 ‘빛의 추억’을 맘껏 누려볼 것을 권한다. 이것이 곧 시민적 참여이고, 관심이요, 성공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0.04.05 00:00
-
민주당이 6·2 지방선거에 도입한 ‘시민배심원제’가 시종일관 말썽이다. 당 지도부가 ‘개혁공천’을 내세워 빼어든 ‘시민배심원제’ 카드가 지역민은 물론 출마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용두사미로 전락했다. 그런데 이 마저도 제대로 운용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이번에는 ‘시민배심원경선 제도’가 도입된 지역의 중앙당 배심원단의 명단 공개 여부를 놓고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그제 민주당이 배심원단 참여 시민단체 명단공개 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자칫 명단이 공개될 경우 후보측의 집중적인 로비로 공정 경선이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 공심위가 시민단체 명단 공개 불가 입장을 정한 것이다. 당초 민주당은 시민배심원제 도입 명분으로 중앙 배심원 구성에서 시민단체와 협약을 한 뒤 참여단체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중앙당 공심위는 단체가 공개될 경우 온갖 부작용이 남발해 공정경선 분위기를 흐트릴수 있다며 공개불가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물론 배심원단 참여 명단이 공개될 경우 후보진영의 로비로 경선이 혼탁될 것을 걱정하는 중앙당의 고심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명단이 공개되지 않을 경우 어떤 성향의 단체가 포함됐는지 알수 없어 자칫 중앙당의 입김에 따라 배심원단이 구성됐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어 ‘불공정 경선’ 시비의 확률이 높다. 게다가 민주당의 명단 공개 불가 방침이 나오자 배심원단 명단을 둘러싸고 별의 별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다. 불거진 의혹들의 큰 줄기는 중앙당이 특정 성향을 가진 단체 위주로 배심원단을 구성,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배심원단 참여 단체 명단 공개 여부는 양면성이 있다. 즉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회 있을때마다 강조하는 말이지만, 갈수록 복잡한 정치적 구도에서 민주당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은 공천혁명 밖에 없다고 본다. 과거처럼 공천권을 둘러싸고 계파간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된다면 유권자들은 등을 돌릴 게 뻔하고, 그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듯이, 민주당의 6·2 지방선거 공천과정을 지켜보면 굳이 답안지를 보지 않아도 충분히 답안이 짐작된다. 지역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천 혁명을 통해 뭔가 보여주길 바랐는데,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감 또한 클 것 같다.
사설
남도일보
2010.04.02 00:00
-
남도일보는 국비 보조사업으로 시행되고 있는 ‘희망근로프로젝트’에 대한 문제점을 지난해부터 누차 지적한 바 있다. 이른바 ‘빈민구제 사업’이라는 프로젝트가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소득원 창출을 목적으로 하지만, 지난해 6월 시행 초기부터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시행 2년째를 맞고 있는 ‘희망근로사업’이 올해도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여전히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있다. 이게 어디 광주만의 문제이겠는가만, 마침 집계 자료가 있어 사례로 들어 본다. 광주시는 지난 1월 13일부터 22일까지 올해 희망근로사업(사업기간 3월2일~6월30일) 참여자를 모집한 결과, 1만8천여명이 신청해 모집 인원(3천800여명)을 크게 웃돌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7천500여명 모집에 1만600여명이 신청한 것에 비교하면 경쟁률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각 자치구별로 따져봐도 북구 6천500여명, 광산구 4천100여명, 서구 3천100여명, 남구 3천100여명, 동구 1천600여명이 지원해 지난해에 비해 경쟁률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문제는 올 사업시행 한 달이 지난 지금 중도 포기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사자들의 표면적인 사유는 개인사정이나 건강상의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한낱 핑계에 불과하다고 본다. 실제 중도 포기자들의 업무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 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중도 포기자들은 업무강도가 높은 보도블럭 설치나 하수도 준설, 공원관리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지난해 쓰레기 줍기 같은 단순 근로를 생각하고 신청했던 사람들이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 주어지자 잇따라 중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희망근로를 단순 소일거리 정도로 여기는 참여자들의 의식 탓이 원인이다. 이처럼 해마다 문제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희망근로프로젝트’는 그야말로 탁상행정의 전형임을 또 다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희망을 주겠다던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일부 노인들의 소일거리로 전락한 것은 문제가 있다. 이는 정부가 원했던 당초 취지에서도 크게 벗어난 것이며, 현실성이 없다. 이 제도에 대한 정부의 총체적 점검이 절실하다.
사설
남도일보
2010.04.01 00:00
-
검찰이 광주·전남 교육계의 납품비리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여느때와 달리 이번엔 강도높은 수사를 통해 교육계 납품비리를 뿌리뽑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솔직히 교육계 납품비리는 우리 사회에서 이미 고질병으로 자리했다. 가까운 예로 지난 2006년 7월 광주의 한 신설학교 개교 과정에서 납품업자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 챙긴 전직 교장과 행정실장 등 4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이들 가운데 모 행정실장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심적 변화를 일으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뿐만 아니다. 같은 해 시교육청이 실시한 일제 감사에서는 중국산 물품이 납품된 9개교를 비롯해 기성품 납품 4개교, 단체 수의계약 일상 감사 회피 5개교 등이 적발돼 무려 47명의 교직원이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처럼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교육계 납품비리를 보다못한 검찰이 급기야 칼을 빼들고 교육청과 납품업자를 상대로 전방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최근 광주지역 초·중·고교 30여 곳 관계자들을 잇따라 불러 교구 납품을 둘러싼 여러 의혹들을 확인중에 있는 줄 안다. 검찰은 또 최근 불거진 교육계 창호 납품 비리와 관련해서도 창호 제작업체 5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교육청으로부터 관련서류를 넘겨받아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양이다. 검찰이 마진율이 높은 교구와 창호 제작 납품 뒷돈거래가 교육계의 관행처럼 이뤄져 온 점을 주목하고 수사를 확대한 것이다. 사실, 교구 납품의 경우 대개 발이 넓은 브로커가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인맥을 동원해 업체로부터 계약금의 25~30% 정도를 수당과 리베이트 명목으로 받아 그 가운데 10~13%를 학교 관계자 등에게 사례비로 건네는 방식은 교구업계에서 관행처럼 굳어졌다. 이같은 원인을 찾는다면 조달청을 통한 교구 납품 계약이 실제로는 ‘학교의 입김’에 따라 이뤄진다는 데 있다. 물론 교구 납품 비리 근절을 위해 관할 교육청의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교육 당국은 지난 2006년 납품비리가 불거진 이후 계약투명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모든 학교에 ‘비품기자재 구매소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지극히 형식에 그쳐 ‘거수기’에 불과했던 게 사실이다. 검찰이 칼을 빼어든만큼, 차제에 교육계 납품비리의 뿌리를 확실하게 뽑아 줄 것을 당부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31 00:00
-
모범을 보여야할 공기업 토지주택공사(LH)가 불법을 일삼아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LH는 지난 2007년 양림 휴먼시아를 건설해 입주 계약을 받았지만, 잔여 세대 400가구(전체 987세대의 40%)가 발생하자 ‘특별 분양’을 시도했다. 현재 분양가의 52~58%만 입주금으로 내고 입주한 뒤 잔금은 향후 3년간 무이자로 납부하는 조건을 내걸었던 것이다. 이 조치는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몸살을 앓아오던 양림 휴먼시아의 분양을 촉진시키고자 내놓은 LH의 고육책이다. 이같은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자들의 관심을 유도한 LH 양림 휴먼시아는 지난 19일까지 약 150세대의 계약을 체결한 모양이다. LH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련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여기엔 문제가 있다. 기존 입주민들과의 형평성이 어긋나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수 천만 원에 이르는 주택 융자금에 대한 이자를 내 온 기존 입주민들로선 지극히 당연한 주장이다. 같은 물건을 한 푼이라도 더 주고 구입했으니, 그들의 항변은 타당하다. LH의 이같은 처사는 상도에서도 벗어났을 뿐 아니라, 장사치의 전형을 보여준 것과 다름없다. 여기에 또 LH 양림 휴먼시아 외벽에 설치된 분양광고도 말이 많다. 현행 광주시 옥외광고물 등 관리시행령에 46조 별표 4에 따르면 광고물 등의 허가 또는 신고를 위반한 경우 현수막은 3㎡미만 8만~15만원, 5㎡미만 35만원, 10㎡ ~80만원이며 ㎡당 15만원을 가산한 금액을 추가로 부과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LH측은 이 규정을 무시한 채 버젓이 불법 분양광고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앞서 LH는 지난 1월 하순께 백운2지구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벌이면서 주민들과 심각한 갈등을 야기한 바 있다. 기존 주택 철거와 토목·건축공사 과정에서 소음·진동은 물론이거니와 비산 먼지까지 발생해 현지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준 것이다. 게다가 이 아파트 102동과 불과 5m가량 떨어진 공사장의 옹벽과 흙막이 공사로 인해 도로 곳곳이 균열되고 도로 가장자리는 아예 침하된 채 방치해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모름지기 공기업이라 하면,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국민복리 증진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야 할 일이다. 그런데 LH 광주·전남지역본부에선 그러한 모습을 찾기 어렵다. 공기업의 본분을 단단히 망각한 것 아닌가 싶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30 00:00
-
충격을 금할 길 없다. 지난 26일 밤 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1천200t급 초계함인 천안함이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침몰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04명의 장병 중 58명 생존, 46명이 실종됐다. 하지만 천안함이 침몰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건은 미궁속을 헤매고 있다. 게다가 사고 직후부터 온갖 유언비어까지 난무하고 있어 국민적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금 모든 국민들은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몹시 궁금해 하고 있다. 합참은 지난 26일 밤 9시30분께 천안함의 선미 부분에서 강력한 폭발음이 발생한 뒤 20분만에 함정 전 구역의 60%가 침수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초계함은 유사시 함정의 생존성 보장을 위해 크고 작은 격실 100여 개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일정 구역이 차단되는 게 기본이라 한다. 그런데 천안함은 폭발이 있고 난 다음 20분만에 전체의 60%가 침수돼 선박으로서의 기능이 상실됐다.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또 폭발로 엔진이 정지되고 함정 내 전력이 끊기면서 통신기기 전원이 차단되자 함장은 휴대전화로 육상 기지로 사고 소식을 알렸다는 것이다. 그러자 해군은 밤 9시41분 백령도에 있는 고속정 4척에 출동지시를 내렸고 9시58분에 사고지점에 도착시켰다. 그러나 정작 침몰하는 함정 위에 있던 승조원을 구한 것은 해경이다. 즉 고속정은 손을 쓰지 못한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국민적 이해를 구해야 할듯 싶다. 그리고 폭발 당시의 설명도 엇갈리고 있다. 천안함은 강력한 폭발로 선체가 두 동강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원일 함장이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공개한 사실이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전날 백령도에서 해난구조대(SSU)와 해병대를 격려하고 돌아온 뒤 기자들과 만나 “함정이 반으로 갈라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판단은 최초 열상감시장비(TOD)로 확인했을 때 그런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함장과 김 장관의 주장은 원인 미상의 폭발로 선체에 파공(구멍)이 돼 침수되기 시작했다는 애초 합참 발표와 다른 내용이다.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국민적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는 데에는 정부의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 대국민 브리핑 부실이 가장 큰 원인이다. 정부의 발빠른 대처를 촉구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29 00:00
-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향한 지역민의 부정적인 시각이 생각보다 깊다. 민주당의 아성이나 다름없는 광주·전남지역에서 민주당 소속 현직 단체장과 유력 후보들의 탈당과 무소속 출마 선언이 줄을 잇고 있는가 하면, 민주당에 대한 지역민의 애정과 관심 또한 예전같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 지경까지 이른 데에는 6·2 선거와 관련한 민주당의 원칙없는 경선방식 탓이 주요 원인다. 민주당 지도부는 6·2 지방선거에서 개혁공천을 통해 전국적 승리를 다짐하며 일부 지역에 시민배심원제를 전격 도입했다. 당은 이 제도를 ‘흥행몰이 전략’으로 삼고자 한 것이다. 더 나아가 호남발(發) 개혁공천의 바람이 수도권까지 상륙, 오는 2012년 총선과 2013년 대선 승리의 초석을 다질 것이란 예측도 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시민배심원제는 현역 단체장의 잇따른 민주당 탈당과 지역 민심에 거슬린다는 여론 등 암초를 만나 지울 수 생채기만 남았고, 이제는 강한 거부감 여론까지 형성돼 유권자들이 속속 등을 돌렸다. 게다가 정세균 대표는 이번 선거와 관련, “당심은 곧 무심이고 민심이다”며 최근 불거지고 있는 ‘중앙당 특정후보 지지설’ 진화에 나섰으나, 공정성 논란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특히 민주당에 대한 냉혹한 눈초리는 지역 정치권을 넘어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심지어 종교계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여서 당 지도부의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겠다. 선거를 목전에 둔 당 지도부가 표정관리를 하고는 있지만, 향후 전개될 ‘무소속 바람’에 대해 당황하고 있는 기색이 역력하다. 사실 각종 여론조사 등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직 단체장들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바람’을 뛰어넘어 ‘메가톤급 태풍’으로 작용할 게 분명키 때문이다. 정치의 주인은 주민이며, 그 주권은 주민에 있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요, 상식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번 6·2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 그것을 깜박 잊은 것 같다. 민주당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광주·전남지역민들이 어떤 후보를 간절히 원하고 있는지, 지역민심을 되살펴 볼 필요가 있다. 작금의 분위기라면 민주당은 6·2 지방선거에서의 ‘호남 압승’은 커녕, 되레 이번 선거가 당의 존립기반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26 00:00
-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일부 공무원들이 민주당 후보 공천과 향후 전개될 선거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정치권 줄서기에 혈안이 된 탓이다. 특히 이러한 공직사회 분위기는 박광태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광주시와 단체장이 공석중인 지자체의 경우 정도가 심한 모양이다. 뿐만 아니라, 단체장이 재선이나 3선을 바라보는 지자체의 경우도 현직 단체장 조직과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바라는 ‘반(反) 단체장파’간 ‘내 편, 네 편’식 편가름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심지어 일부 공무원들은 자신이 직접 나서는 것에 부담을 느낀 나머지 부인을 대신 보내 선거운동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는 말도 들리니, 문제가 여간 심각하지 않다. 실제로 광주시장 예비후보 한 측근에 따르면 “지난 18일 박 시장이 3선 도전 포기를 공식 발표하자 곧 바로 공무원들의 지지세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음을 절감했다”면서 “너무 갑작스런 변화 때문에 우리 진영에서도 놀랄 정도였다”고 관가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의 측근도 “그동안 눈치를 보느라고 전화를 해도 잘 받지 않던 일부 공무원들이 지금은 먼저 전화를 해오고 있는 실정이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얘기지만, 일선 관가 주변에선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일부 공무원이 예비후보들의 캠프에 기웃거리고 다닌다는 괴소문까지 나돌아 당사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든 모양이다. 선거 때마다 정치 공무원들의 눈치보기와 줄서기가 빚어낸 병폐는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특히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더욱 심한 것 같아 안타깝다. 민주사회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에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 주권을 뒷받침하는 것은 바로 일선 지자체 공무원들이다. 이런 점에서 일부 공무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원인을 제공한 것과 다름아니다. 공직자들의 직간접적인 정치 참여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취지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추후 불공정 인사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늘 비판의 대상이 됐다. 사실 과거 관선 때부터 공무원들의 정치적 중립은 구호에 그칠 뿐 거의 실현된 적이 없다. 차제에 정치판에 기웃거리는 공무원에 대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지 제재가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법적인 제재에 앞서 공직자 스스로의 각성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겠나.
사설
남도일보
2010.03.25 00:00
-
민주당이 6·2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싸고 온갖 괴소문에 휘말려 있어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물론 선거철만 되면 ‘~카더라’식의 얘기는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사례이지만, 요즘 민주당 일각에서 떠돌고 있는 소문들은 삼척동자가 듣더라도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괴소문은 지난 20일 민주당 광주광역시장 예비후보에 대한 면접이 실시된 직후 중앙당 주변에서 흘러나온 모양이다.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종합하면 이렇다. 민주당이 광주시장 경선 후보로 강운태·이용섭 국회의원, 정동채 예비후보 등 3명으로 압축해 놓고, 특정 후보를 은밀하게 밀고 있다는 게 주요 기둥이다. 특히 ‘유력 주자인 A 예비후보가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라는 확인되지 않는 설이 구체적인 정황까지 덧씌워져 확산돼 지역정가에 파문이 크다. 이같은 괴소문은 민주당 공심위 관계자에게서도 확인된 바다. 공심위 한 관계자는 22일 “지난 일요일에 치러진 광주시장 후보자 면접 실시과정에서 특정 후보가 부적격 판정을 받았으나 중앙당이 이를 구제해 줬다는 소문이 나돈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광주시장 최종 본선 진출자 3인의 경우 모두 후보 적격 판정을 받았고, 특정 후보가 부적격 평가를 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그는 “후보 적격 심사 결과는 철저한 보안이 유지되고 있고, 외부에 유출될 수 없는 사안”이라면서 “당 소속 공심위원 가운데 특정 후보 탈락설을 유포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외부 공심위원들 사이에서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알수 없다”고 베일을 쳤다. 이처럼 확인되지 않은 ‘특정 후보 부적격 판정설’은 중앙당이 경쟁 후보자인 또 다른 특정 후보 지지설로 이어지면서 지역정가는 ‘중앙당의 특정 후보 밀어주기가 현실화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앙당의 특정 후보 지지설은 사실 관계를 떠나 공정 경선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해 앞으로의 험로는 불을 보듯하다. 재삼 강조하건대 광주시장후보 경선은 광주시의 미래를 책임질 시장감을 선택하는 축제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 중앙정치의 특정 계파나 일부 인사의 사심이 개입되는 등 불공정한 ‘정치 쇼’로 변질돼선 곤란하다는 얘기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24 00:00
-
6·2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의 전열이 흐트러지고 있다. 당 지도부가 ‘개혁공천’을 내세워 빼어든 ‘시민배심원제’ 카드가 지역민은 물론 출마자들 사이에서 강한 저항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민주당 소속 현직 단체장 뿐만 아니라 당 간판을 달고 선거에 나설 예비후보자들의 ‘민주당 외면’ 현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문제가 된 민주당의 ‘시민배심원제’는 도입 초기부터 의구심을 품게 했다. 사실 열린우리당 출신 민주당 지도부가 ‘시민배심원제’를 앞세워 구 민주계 등 특정후보를 밀어내기 위한 하나의 술책이라는 말이 정치권에서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때문에 지역정가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시민배심원제는 ‘혁신 공천의 희생양을 만들기 위한 술수’라는 사실이 정설로 굳어졌다. 민주당은 이같은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이의 추측을 방증케 할만한 근거들은 주변에 널려 있다. 당이 이 제도를 도입한 지역을 들여다보면 현역 단체장들이 대부분 옛 민주당 소속인 데 반해,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열린우리당 쪽이란 점이다.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박광태 광주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밝힌 것처럼, 민주화의 상징인 광주시의 수장을 뽑는 일에 외지인을 개입시킨다는 것은 광주시민의 명예와 자존심이 걸려있는 문제여서 불쾌하기 짝이 없다. 현재 민주당은 광주광역시장과 남구청장, 무안군수 경선에 시민배심원제 도입을 결정했다. 또 광주 북구청장, 전남 순천시장, 여수시장 경선에 대해서도 도입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 모양이다. 바로 이것이 민주당 파열음의 진원지다. 시민배심원제 도입이 결정된 광주·전남 기초단체장들은 이 제도에 대한 부당성을 제기하며 무소속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주당이 이대로 진행시킨다면 이들 단체장들은 결국 ‘무소속 ’ 카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만약 이들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을 땐 민주당의 치명타는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이들 단체장들은 현직 프리미엄이 강하게 어필되고 있는데다, 지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민주당의 ‘시민배심원제’는 득보다 실이 크다. 민주당이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 삼간을 태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23 00:00
-
6·2 지방선거가 다가옴에따라 ‘선거 고질병’이 또 도졌다. 광주시장 선거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연일 쏟아내는 후보간 설전을 지켜보면 과연 그들이 광주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인지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선거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정치적 공방은 어디 그들만의 얘기이겠는가만, 그래도 너무하는 것 같다. 각 후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상대 정치인에 대한 비방을 일삼고 있는가 하면, 심지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저급문화를 스스럼없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공천을 둘러싸고 계파간 대결 양상까지 연출되고 있는 마당이다. 선거때마다 되살아나는 ‘계파간 갈등’은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할 뿐, 득표엔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 명색이 지역 살림을 맡겠다는 이들에겐 소신과 정치철학이 있어야할진대, 그들에게선 전혀 그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이같은 정치 현실을 직시한 지역민들은 정치에 혐오감을 느껴 ‘정치가 이대로는 희망이 없다’고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쉽게 말해서 그들에게 걸 희망도 기대도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치인들이 국가와 지역을 위하려는 마음보다 자신의 명예나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행태들을 보여줬던 게 사실이다. 특히 국민들은 정치의 주인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에서 소외당하고 무시당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제 비로소 유권자들이 목소리를 키울 때다. 6·2 지방선거에서 ‘네거티브 전략’으로 유권자들을 현혹시키는 후보들에 대해서는 준엄한 심판이 내려져야 마땅하다. 유권자의 저력으로 저질 정치인들을 정치판에서 완전히 격리시키자는 얘기다. 특히 이번 6·2 지방선거 만큼은 정도(正道)를 걷지않고 반칙이나 일삼는, 지역민들을 자신들의 노리갯감 쯤으로 여기는 후보에 대해선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 그렇기 위해선 먼저 유권자가 깨어 있어야 한다. 두 눈을 부릅뜨고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서 지역 일꾼을 뽑아야 한다. 그런데 걱정이 크다. 지역 일꾼을 자처하고 나선 후보들의 정책은 간 데 없고 네커티브 전략만 난무하고 있으니 그렇다.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했다. 건전한 정책 대결만이 ‘지방선거 승리’의 지름길임을 그들에게 알게 해 줘야 한다. 민주주의는 유권자에 의해 좌우됨을 입이 마르도록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22 00:00
-
3선 도전을 준비해온 박광태 광주시장이 6·2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시장은 어제 오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 번의 국회의원과 두 번의 단체장을 시켜준 광주시민들에게 많은 빚을 졌는데, 갚지도 못하고 출마를 포기하게 됐다”며 “현직을 떠나 자연인으로, 일반인으로 광주시민과 나라 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밝혔다. 물론 박 시장은 지난해 말부터 여론 지지도 추이와 민주당에서 논의되던 경선방식의 유·불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출마 여부를 저울질해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급작스런 불출마 선언은 정가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게 분명해 6·2 선거를 앞둔 정치판의 요동은 불을 보듯하다. 박 시장의 불출마 선언 배경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가장 큰 이유는 시민배심원제 문제다. 박 시장은 이날 “위대한 광주의 시장과 후보는 광주시민들이 뽑아야 한다”며 “시장 선택권이 타 지역에 있다는 것은 광주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이고, (내가)희생해 불출마하는 것으로 중앙당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싶었다”고 성토했다. 지당한 얘기다. 민주화의 상징인 광주시의 수장으로서 누구보다 자긍심을 가져왔던 박 시장으로선 당연한 지적이며, 시장후보를 외지인이 결정하는 데 대한 광주시민의 자존심을 지켜내지 못한 시장으로서의 고뇌가 컸음도 읽혀진다. 솔직히 시민배심원제는 ‘혁신 공천의 희생양을 만들기 위한 술수’라는 지적이 이미 지역정가에선 정설로 굳어진 게 사실이다. 특히 3선에 도전하는 박 시장이 중앙당의 의도을 모를 리 없을 터, 결국 이러한 분위기가 그로 하여금 불출마 결단을 내리게 한 동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다른 하나는 ‘1등 광주 완성‘을 기치로 3선 도전의지를 보였던 박 시장이 전격적으로 출마의 뜻을 접은 것은 ‘명예로운 퇴장’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때문에 중앙당의 경선 방식에 막혀 3선 출마는 포기했지만, ‘정치 9단’의 박 시장이 이대로 정계를 은퇴하리라 보는 시각은 그리 많지 않다. 어떤 형태로든 민주당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짐작된다. 이유야 어찌됐던 박 시장의 6·2 선거 불출마 선언은 그가 ‘큰 그릇’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대목이다. 향후 그의 행보가 자못 기대된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19 00:00
-
6·2 지방선거가 불과 70여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기존 정치판에 밀려 교육감 및 교육의원 선거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저조하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주민이 직접 뽑아 교육자치 원년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관심은 온통 단체장 등에게 쏠려있는 데다, 입지자들이 선거운동에 발목이 잡혀 자칫 ‘김 빠진 교육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중앙선관위가 그제 내놓은 ‘6·2 지방선거 지침’을 보면 교육자치 실현에 대한 정부 의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즉 10에 10이 ‘안 된다’는 금지조항이기 때문이다. 선관위가 제시한 ‘정당의 교육감선거 관여행위 금지에 관한 운용기준’에는 정당은 교육감 후보자와 정책연대를 하거나 이를 공표해선 안되고, 정당이 교육감 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을 비교·평가해 정당 홈페이지, 기자회견,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공표하거나 당원을 대상으로 홍보해선 안 된다고 못 박고 있다. 이와 함께 정당소속 지방선거 후보자도 특정 교육감 후보자 및 그 정책을 지지, 반대하거나 교육감 후보자와 정책연대를 추진해서도 안 된다는 게다. 문제는 유권자들에게 교육감 및 교육의원 후보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아예 차단된 점이다. 정당이 ▲교육감 후보자와 함께 공개장소에서 연설·대담 등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 ▲기자회견 또는 토론회에서 특정 교육감 후보를 지칭해 그 정책을 지지, 반대하는 행위 ▲유권자로 하여금 특정 교육감 후보를 지지, 반대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는 행위 등을 일체 할 수 없는 게 그것이다. 특히 시·도 교육감은 광주·전남지역 2천여개 교 57만 5천여 학생의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연간 3조 7천억원이란 엄청난 예산을 집행하는 막중한 자리다. 뿐만 아니라 교육관련 각종 규칙을 제정하고 교육과정 운영안을 결정하기도 한다. 또 교사와 소속 공무원 등 3만 5천여명의 인사권도 쥐고 있다. 이처럼 중차대한 교육감과 교육의원 선거가 지역민의 무관심과 선거운동의 제약으로 손발이 묶여있다는 것은 교육자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성공적인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관심도 있어야겠지만, 이 시점에서는 무엇보다 분위기를 띄우는 일이 급선무다. 물론 선관위가 대민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줄 알지만, 다시 한 번 분발을 촉구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18 00:00
-
6·2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의 행보를 보면 역겨움을 금치 못 하겠다. 당원과 지역민의 의견을 묵살한 채 ‘개혁 공천’이라는 명목으로 일부지역 ‘시민배심원제’ 도입에 이어 ‘컷 오프’까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지역민들을 크게 실망시키더니, 이번에는 동교동계 핵심인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다며 평화민주당(가칭) 창당을 선언하고 나섰다. 6·2 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계파간 힘을 합쳐도 시원찮을 판에 제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돼 있는 그들에게 또 다시 지역를 맡겨야 한다는 현실이 그저 암담할 따름이다. 민주당은 6·2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이성을 잃어가는 것 같다. 지금까지 경선 룰조차 결정치 못한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는 차치하고라도, 당 지도부가 우격다짐해 도입한 ‘시민배심원제’가 당내 분란을 야기해 곳곳에서 파열음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 소속 현역 기초단체장들조차 당의 공천 횡포에 반발해 속속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어 당의 앞날에 불길한 예감을 지울 수 없다.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6·2 지방선거에서 ‘호남 압승’을 장담하고 있는 민주당의 계산은 착오가 생길 개연성이 매우 높다. 특히 그동안 정치적 침묵을 지켜왔던 한화갑 전 대표가 ‘DJ 정신 계승’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구 민주계 세력을 결집하고 있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 보인다. 짐작건대 6·2 선거 공천과 관련, 열린우리당 출신의 민주당 지도부가 ‘시민배심원제’를 앞세워 구 민주계 등 특정후보 밀어내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현재 구 열린우리당 체제에서는 옛 민주당이 더는 정치세력으로서 존재키 어렵다는 현실을 동교동계가 인식한 것이다. 이같은 추측을 방증케 할만한 근거들은 주변에 널려있다. 예를 들어 민주당 지도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시민배심원제’만 해도 그렇다. 당이 이 제도를 도입한 지역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현역 단체장들이 대부분 옛 민주당 소속인 데 반해,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열린우리당 쪽이란 사실이다. 마치 퍼즐 게임을 보는듯해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설득력이 약하다. 민주당은 더 이상 지역민들을 농락하지 말았으면 한다. 필요할때 갖다 쓰는 ‘약방의 감초’처럼 생각하지 말라는 얘기다. ‘패거리 정치’. 이제 청산할때도 됐지 않은가.
사설
남도일보
2010.03.17 00:00
-
전남도가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지역 건설업체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참으로 가상하다. 도는 영산강 살리기사업 총 10개 공구 중 자체 시행하는 918억원 규모의 2개 공구에 대해 다음달 중 착수하기로 하고 지역업체 의무 참여 비율을 49% 이상 될 수 있도록 조달청에 입찰 의뢰했다고 한다. 전남도의 이같은 방침은 가뜩이나 갈증을 겪고 있는 지역 건설업체들에게는 단비나 진배없겠다. 전남도 발주로 이뤄지는 영산강 살리기 생태하천조성사업은 678억원 규모의 1공구와 240억원 규모의 8공구 등 2개 공구에 해당된다. 따라서 도는 다음달부터 영산강 하구둑에서 함평천 합류점까지의 1공구에 해당하는 하도 23.52㎞를 정비하고 50.14㎞의 자전거도로와 휴게데크 19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그리고 광주시와 담양군의 경계인 용산교에서 담양댐 하류부까지의 8공구 하도에 대해서도 14.41㎞를 정비하고 31.19㎞의 자전거도로 설치와 함께 6.44㎞ 구간을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겠다고 한다. 솔직히 지난해 전남도의회 건설소방위의 도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보면 전남지역 5억원 이상 사업장별 하도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176건에 하도급 금액 4천 883억 4천700만원 중 도내 지역업체 하도급 금액이 880억 3천900만원으로 겨우 18%에 그쳤던 게 사실이다. 하도급의 외지업체 참여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의 역외 유출이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전남도가 뒤늦게나마 자체 발주한 2개 공구에 대해 지역업체의 참여 폭을 대폭 넓힌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여기서 좀 더 욕심을 부리자면, 광주시가 발주한 6공구(광주시 경계∼광주천 합류점)와 7공구(광주천 합류점∼용산교) 공사에 대해서도 지역건설업체의 참여비율을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지하다시피 요즘 광주·전남지역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금호 아시아나그룹 워크아웃까지 덧씌워져 지역경제는 그야말로 말이 아니다. 현재 영산강 살리기 사업은 사업비 3조 3천634억원을 투입, 담양에서 영산강 하구언까지 117㎞구간 10개 공구로 나눠 추진되고 있다. 만약 전남도의 경우처럼 영산강 살리기 사업에 지역 건설업체를 일정 비율 참여시킨다면 지역경제의 회생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당국은 깊이 고민해 볼 일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16 00:00
-
6·2 지방선거가 70여일 남았다. 선관위는 정책선거를 유도키 위해 선거 사상 첫 후보자들의 홍보물과 정책공약집 발간·배포를 허용했다. 6·2 선거에 뜻을 둔 이들에게 자신의 공약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올 지방선거부터 단체장 예비후보자의 경우 공약집 발간·판매와 각 세대에 예비후보자 홍보물 발송이 가능하다. 또한 8페이지로 제한된 홍보물도 4페이지 이상 공약 게재가 가능해 공약집으로 대신할 수 있게 됐다.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광주·전남지역에서 이를 활용하는 예비후보자가 극히 적어 실망스럽다. 12일 현재 시·도 선관위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등록자는 10명(시장 8, 도지사 2명)을 비롯해 시·도교육감 10명(광주 5, 전남 5), 기초단체장 53명(광주 30, 전남 23명), 광역의원 및 기초의원과 교육의원 등 모두 474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10여 명만이 정책자료집을 발간해 배포했을 뿐, 나머지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묵살하고 있다. 지역 예비후보들이 홍보물과 공약집 배포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뿌리깊은 인식 탓이다. 즉 정책대결보다는 공천권을 행사하는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에게 줄서기를 하는 게 오히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얄팍한 셈법이 통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 한 예로 민주당 소속 현역 단체장들이 속속 당을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정치 현상은 선거철만 되면 되풀이 되는 민주당의 공천문제를 비롯해 당 운영이 민주적인지 못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여기엔 유권자들의 깨어있는 의식도 한 몫했다고 본다. 구차하게 민주당 공천에 연연치 않고 정책으로써 지역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소신 정치인이 있다면 박수를 보낼 일이다. 지방정치 발전을 위해 특정 정당이 오랫동안 지역 맹주를 자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때문에 이번 선거부터는 특정 정당의 공천보다 인물과 정책 위주의 선택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재차 강조하지만 지역정치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6·2 선거는 인물과 능력, 정책 및 공약이 선택 기준의 핵심 잣대가 되어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15 00:00
-
안타깝다.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이라는 위기에 내몰린 금호타이어 노조가 끝내 불행을 자초하고 말았다. 기업 회생을 위한 회사측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반발한 노조가 엊그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결국 ‘찬성’ 쪽으로 결론을 냈다. 이에 회사측은 직장폐쇄나 공장폐쇄로 맞설 태세여서 사태의 악화는 불을 보듯하다. 실제 노조의 파업이 이뤄지면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의 긴급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회사 회생에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은 자명하다. 특히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의 노사 갈등을 이유로 법정관리 등 최후의 경영전략을 검토할 가능성도 높아 금호타이어는 그야말로 존망의 갈림길에 서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채권단에서 최악의 경우 공장 폐쇄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알다시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사실상 금호타이어의 모태인데다 특수차량 타이어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자동화 시설이 없고 높은 인건비 등으로 인해 생산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터다. 워크아웃 추진 초기부터 광주공장 폐쇄설이 불거진 것도 모두 그런 이유다. 즉 채권단으로서는 광주공장을 폐쇄하더라도 손해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생산설비를 곡성이나 평택 등 다른 공장으로 이전해도 충분히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게다. 여기에 또 민주노총 광주본부와 금속노조 광주·전남본부가 금호타이어 노조와 연대, 오는 4월 1일 총파업 투쟁에 나서기로 하면서 금호사태에 기름을 들붓었다. 정말 답답할 노릇이다. 문제는 금호타이어 노조 파업은 단지 그들만의 일로 치부돼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금호타이어 노조의 파업은 그동안 자금난에 시달려온 광주·전남지역 280여개 협력업체에 직격탄이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노조는 오는 15일까지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16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벼르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금호타이어 노조 파업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생각해서라도 파업은 절대 안된다. ‘워크아웃 중 파업은 공멸’이란 인식은 노사도 공히 인식하고 있을 줄 안다.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 16일 쟁의행위에 앞서 막판 극적 타결을 기대한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서로가 살 수 있는 공생의 길을 찾길 바란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12 00:00
-
민주당이 6·2 지방선거에서 ‘당원 추천제’를 시도해 볼 모양이다. 이 제도의 골격은 경선을 치르기 전 예비후보자들이 당원들로부터 일정 수의 추천을 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일단 취지는 좋다. 그런데 제도 도입을 둘러싸고 6·2 지방선거에 나서는 예비후보자들 사이에서 반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당내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는 것은 제도 시행에 있어 문제가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당원 추천제’를 도입하면서 각 선거구별 당원 추천인 정수 현황을 지역별 인구수와 18대 총선 당시 지역에서는 민주당 지지율, 후보자 수 등을 배점기준으로 산정, 점수 총합에 따라 추천인 정수를 달리하고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동구와 광산구청장 예비후보자들은 당원 600명, 서구와 북구는 840명, 남구는 480명의 당원들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광역 및 기초의원 예비후보자들도 선거구별로 180~300명의 추천을 받는 것도 의무화 했다. 문제는 ‘당원 추천제’가 정치 신인에게는 매우 불리한 구조로 돼 있다는 사실이다. 단적인 예로 추천인 수가 규정에 미치지 못하면 경선참여 자격을 박탈한다는 항목이다. 아무래도 정치신인들은 당내 기반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때문에 예비후보자들은 추천서 1장을 받기위해 자신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을 민주당에 입회시켜야 하는 큰 부담감을 안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이 예비후보자들이 당원들로부터 일정수의 추천을 받지 못할 경우 당내 경선에 뛰어들지 못하도록 쇄기를 박은 데 이어 각 선거구별 당원들이 기초단체장 및 광역, 지방의원 3개 선거구 출마자 중 단 1인에게만 추천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즉 ‘당원 추천제’는 정치 신인들에겐 사실상 사약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솔직히 민주당의 ‘당원 추천제’ 도입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사실 6·2 지방선거와 관련한 민주당의 일련의 행보를 보면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당헌·당규를 내세워 경선 참여자들로부터 기탁금의 30%를 공직 선거후보자 추천심사 등록비로 거둬들이는 것에서부터, 선거가 코 앞인 데도 경선 방법을 놓고 분란이 끊이지 않는 것들이 그것이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도 ‘막대기 당선’이라는 근대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11 00:00
-
민주당이 이번 6·2 지방선거를 이용해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짙은 인상을 주고 있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명시된 ‘공직선거법 제56조 제1항’을 내세워 경선 참여자들로부터 기탁금의 30%를 공직선거후보자 추천심사 등록시 등록비로 납부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 백만 원에 달하는 공직선거후보 추천심사 등록비를 내야하는 경선 참여자들의 불만도 불만이려니와 특히 이를 지켜보는 지역 유권자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민주당의 당헌·당규대로라면 시·도 단체장 선거 후보자의 경우 기탁금 5천만 원의 30%인 1천500만원을 등록비로 중앙당에 납부해야 하고, 자치구 시·군 단체장 선거 후보자는 300만원(기탁금 1천만원), 시·도의원 선거 후보자 90만원(기탁금 300만원), 자치구·시·군의원 선거 후보자는 60만원(기탁금 200만원)을 광주시당과 전남도당에 납부해야 한다. 또한 비례대표 시·도의원 선거 후보자와 비례대표 자치구·시·군의원 선거 후보자들도 각각 기탁금 300만원과 200만원을 등록비로 내놓아야 한다. 민주당은 공천심사 후 후보자 압축을 위한 여론조사나 국민참여경선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고스란히 후보자들에게 떠안긴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민주당은 경선참여 후보자들을 제물로 삼아 손도 대지 않고 코를 풀겠다는 속셈이다. 특히 호남지역은 민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과 달리 경선참여 예정 예비후보자들이 수 백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이같은 정치적 분위기를 감안해 이번 6·2 지방선거를 매개로 수 억 원의 특별당비를 챙기는 기회로 삼은 것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사실 선거관리위원회도 선거에 나선 후보자가 일정 비율의 득표를 하면 기탁금을 돌려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후보자가 사망하면 등록비를 돌려준다는 있으나마나한 단서조항을 붙여 놓고 후보자들에게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행위는 바로잡아야 마땅하다. 솔직히 민주당은 중앙선관위로부터 국고보조금을 받고 있는 정당이다. 그것도 야권의 모범을 보여야할 위치에 있는 제1 야당으로서 그같은 행태를 일삼는 것은 민주주의 저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더 이상 지역민들을 실망시키지 말길 바란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1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