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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매생이탕과 매생이전 조리법 ◇매생이탕 매생이와 굴, 참기름, 소금, 마늘, 생강을 준비한다. 매생이는 깨끗한 물에 서너번 헹궈 물이 잘 빠지는 바구니에 받친다. 이어 굴을 헹군후 굴이 잠길 정도의 물에 소금간을 약간 한후 끓인다. 이때 다진마늘을 넣으면 시원한 맛을 즐길수 있다. 이후 끓인 물에 매생이를 넣고 매생이가 고루 익을때까지 잘 저어 푹 끓이면 된다. 불을 끄기전 참기름을 조금 두른뒤 기호에 따라 새우나 참치, 돼지고기 등을 넣어 먹어도 좋다. ◇매생이전 매생이와 굴, 밀가루, 계란, 홍고추, 소금을 준비한다. 탕과 마찬가지로 매생이를 깨끗이 헹군뒤 양푼에 밀가루와 계란을 풀고 매생이, 굴을 넣는다. 이때 밀가루와 매생이는 1대1 비율이 좋다. 소금으로 간을 한다. 이후 달궈진 프라이팬에 식용류를 두르고 한 국자씩 떠서 지진다. 전 위에 홍고추를 고명으로 놓으면 맛있는 부침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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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
2005.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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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매생이 특성과 효능 녹조식물 해조류로 발이 가늘고 부드럽다. 색깔은 검푸르고 윤기가 있다. 11월에서 3월까지 겨울에만 난다. 물과 햇빛만 먹고사는 완전 무공해 식품으로 소화가 잘되고 변비에 좋다.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으며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철분과 칼륨, 요오드 등 각종 무기염류와 비타민 A, C 등이 들어있다. 이에따라 어린이 성장발육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다. 또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을 조금이나마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어 음주때 안주로, 음주 후 숙취해소 작용도 뛰어나다. 여기에다 콜레스테롤 함량이나 고혈압을 낮추는 성분이 있다고도 알려져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는 ‘누에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며 길이가 수척에 이른다. 빛깔은 검푸르다.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럽고,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는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매생이를 설명했다. 영양가와 효능과 관련, 지난해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의 ‘매생이의 이화학적 성분에 관한 연구’가 눈에 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매생이의 일반성분 중 수분은 96%, 일반성분을 건조중량비로 환산할 경우 탄수화물 53.65%, 조단백질 31.7%, 회분 13.58%, 조지방은 1.01%였다. 일반성분중 알긴산 등의 고분자 다당류가 주요 구성분인 탄수화물이, 다른 해조류와 유사하게 53.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른 해조류와 달리 다량섭취가 가능한 매생이는 다이어트 및 노화예방에도 효과를 볼수 있다. 또 단백질은 풍부하고 지방함량은 적어 비만과 성인병에 노출돼 있는 현대인들에게 훌륭한 영양식이 될 수 있다. 무기질 함량에 있어서는 인체의 골격과 치아를 구성하는 마그네슘과 칼슘, 인이 풍부하고, 혈액중의 헤모글로빈의 생성과 두뇌의 지적능력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철분이 풍부하다. 이에따라 어린이 발육과 성인들의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또 양질의 아미노산이 고루 함유돼 있고 지방산조성에 있어서도 각종 성인병 및 인체성장과도 밀접한 관련성이 입증된 고도불포화지방산이 절반이상인 58.37%를 차지하고 있어 연구가 깊어질수록 매생이의 이점이 확인되고 있다. 간과할수 없는 것은 역시 ‘술국’으로서의 입지다. 앞서 언급된 갖가지 효능들에다 맛과 향에서 겨울 술국으로 점차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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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
2005.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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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바닷물이 흰 포말을 만들었다. 포말 위를 겨울바람이 함께 넘실대며 차창안으로 고개를 밀어넣었다. 강진읍에서 강진 마량항으로 가는 길은 자동차로 족히 20분. 해안을 끼고 돌았다. 멀리, 또는 가까이 파도에 둘러싸인 섬들이 많다. 이중 까막섬이 으뜸이다. 상록수림으로 뒤덮여 있는 까막섬은 천연기념물이다. 함부로 들어가면 큰 코 다친다. 금일이나 고금, 약산 등으로 출발하거나 혹은 그 반대로 마량항 도선장으로 들고 나는 철부선들이 제때 시간을 맞춰 운행하고 있다. 이 도선장 앞에 있는 ‘해태횟집’(대표 차명순·55). 돔과 낙지, 농어, 숭어회 등 싱싱한 활어들을 횟감으로 내놓는 전형적인 어촌 횟집이다. 겨울에는 손님들이 ‘매생이탕’을 자주 찾아 요즘은 메뉴로 준비해 놓고 있다. 매생이는 요리법이 쉽다. 그만큼 매생이가 갖고 있는 성분이나 맛이 뛰어나다는 것을 방증한다. 매생이탕을 시키자 주인 차씨가 냄비에 물을 올렸다. 동시에 이날 오전 마량항에 있는 강진수협 위판장에서 가져온 매생이를 깨끗히 씻고 손으로 꾹 짰다. 물기를 최대한 빼야 맛이 들기 때문이다. 매생이를 끓일 때는 속이 잘 익지 않을수 있으므로 주걱이나 국자로 잘 저어야 한다. 매생이는 익더라도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해가 많다. 익었을까. 안익었을까. 오로지 주인 맘이다. 20년 이상 매생이탕을 끓여온 경험이 기준이다. 국자로 매생이를 퍼서 들었을때 주룩 흐르는 정도만 봐도 익힘 정도를 한눈에 가늠한다. ‘식당개 삼면이면 라면도 끓인다’는데 하물며 입맛 까다로운 남도 어촌에서 30년 가까이 횟집을 가꿔온 이력이야 두말하면 숨가쁠 터. 매생이탕은 끓일때 다른 여느 탕보다 김이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전혀 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흔히 ‘미운 사위놈 매생이탕 먹인다’고도 하고 ‘며느리, 고집센 시어미에 매생이탕 드린다’하지만 이는 갯마을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뜻한 말일 게다. 매생이탕은 식기 전에 얼른 먹어야 제맛을 느낄수 있다. 탱글탱글한 굴이 몇점 보이고 참기름이 동동 떴다. 젓가락으로 집어도 주루룩 흐르고 숟가락으로 퍼서 먹어도 어느새 흐른다. 둥싯거리며 떴다간 낭패다. 동작이 기민해야 한다. 젓가락으로 얼른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갯내음이라기보다 달착지근한 뭔가가 들어왔다는 느낌이 먼저다. 이어 갯내음이 살짝 번지고 젓가락은 바빠졌다. 참기름의 고소함이 스친 듯 묻어있다. 살진 굴이 입맛을 더했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않을 것만 같던 매생이탕이 어느새 줄었다. 한번 더 주문했다. 이번엔 밥을 말았다. 매생이가 너무 가늘어 밥알 한개에 수십개가 붙어있다. 후루룩 긴장을 늦추지 않고 꼭꼭 씹어 먹었다. 매생이는 제 스스로 넘어갔다. 매생이를 뭉텅 한 입에 퍼 넣었다. 짜지않은 간기에 밥이 포만감을 전해줬다. 주인이 직접 담근 무채와 배추김치는 식초간을 잘한 모양이다. 싸금싸금 씹히는 무채. 매콤함이 더한 배추김치다. 소화가 빠르므로 매생이탕 두그릇을 먹었다. 남들이 흉볼일 아니다. 한 그릇에 5천원이다. 이날 마침 해태횟집을 찾아 매생이탕을 먹은 삼덕수산개발 권영목 대표의 설명이 보태줬다. “마량항에서 위판되는 매생이는 완도 고금 넙도와 장흥 대덕 신리, 강진 마량, 이 삼각지에서 대부분 생산된다”면서 “특히 고금 넙도의 매생이가 전국 생산량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정지역인 고금 넙도는 매생이가 자라기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면서 “맛과 품질에서도 가장 우수하다”고 자랑했다. 그는 이어 “매생이가 강진과 완도, 장흥군 등 3개군에서 자라지만 하늘에서 보면 마치 형제처럼 포근한 형상을 이루고 있다”면서 “김 보다 서너배 비싼 가격에 거래되는 매생이가 농한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061-432-2322, 011-636-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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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
2005.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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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유황오리와 유황오리 신약탕 전통의서인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향약집성방에 따르면 유황오리는 우황과 각종 한약재를 배합시켜 만든 사료를 6개월 이상 먹여 독성에 강하도록 키운 오리다. 유황오리는 유황의 훌륭한 약성을 사람의 몸에 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모든 동물은 산성인데 반해 유황오리는 알칼리성 불포화지방성 식품으로 일부 질환을 치료하는데 최고의 약재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고단백 강장육으로 보양효과가 뛰어나, 난치병과 성인병에 효험이 있고 기를 살려준다. 가든 ‘유하’가 내놓는 유황오리 신약탕은 해독력을 키운 유황오리에 마늘과 인삼, 당귀, 감초 등을 비롯한 9가지의 엄선된 약재들을 혼합해 만들었다. 인체의 기를 활성화시키는 양질의 보혈 강장제 역할을 한다. 고혈압을 비롯해 당뇨, 동맹경화, 노인성 치매, 각종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게 집주인의 설명이다. 피로회복, 영양보급, 자양강장에도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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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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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접에 호박과 양파, 당근, 북어, 버섯, 바지락, 홍합, 새우, 표고버섯,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새송이, 청양고추, 부추, 계란 고명, 김가루가 가득하다. 아래 숨어있던 면발을 젓가락으로 집어 골고루 섞었다. 살살 잘 섞었다. 그래야만 맛이 더 난다. 육수는 멸치와 무, 다시마, 대파 등을 끓인 다음 과일을 갈아 넣었다. 간은 집간장을 썼다. 지난해 1월 메주를 직접 써 장을 담갔다. 1년치다. 면발 역시 집에서 반죽을 해 쫄깃쫄깃한 성질을 더 많다. 비비는 것이 끝나면 후룩 후룩 후루룩, 먹는 일만 남는다. 한 입에 듬뿍듬뿍 집어 먹으면 된다. ‘라면 광고모델이 된양’그렇게 씩씩하게 맛보면 된다. 그러다 튼실한 북어살이 집히면 곧장 입으로 가져가면 된다. 쩌근쩌근한 살이 맛있다. 국물맛이 깔끔하다. 집간장의 간이 안성맞춤이다. 다시 면발을 가득 집어 쩝쩝쩝쩝. 입맛을 돋웠다. 양이 제법이어서 먹어도 끝이 없다. 건더기들마저 남을 정도다. 값은 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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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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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헐벗은 산을 감쌌다. 낮시간대였지만 산그늘에 눈이 쌓인 것. 들의 눈도 듬성듬성 고랑을 차지했다. 휑뎅그렁한 밭은 햇빛을 받아 생기를 품고 있었다. 곡성 옥과면소재지를 지나 죽림천을 건너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방금 지나온 길과 순창방향, 광주컨트리클럽을 가르는 삼거리가 있다. 이 삼거리에 가든 ‘유하’(대표 박종은)가 있다. 메뉴는 유하샤브샤브와 갈비찜, 오리신약탕, 오리훈제, 생고기, 생삼겹살 등이다. 곡성과 광주는 물론 순창, 인근 골프장을 찾은 이들에게는 제법 입소문이 난 집이다. 꽃등심이 주재료인 ‘유하 샤브샤브’가 상에 올랐다. 각종 재료가 가득한 큰 냄비와 꽃등심, 야채가 상을 차지했다. 함께 오른 동치미 소개부터 해야 될 성싶다. 동치미는 찹쌀을 끓여 소금으로 간을 했다. 응달 항아리에서 20∼25일정도 숙성시켰다. 여기에 배추와 무, 쪽파, 고추, 배, 양파 등을 넣었다. 소금 간이 채소에 슬며시 은근히 진입했을 터. 먼길 온 덕에 목이 탔다. 목젖이 바짝 긴장했다. 그릇째 들고 한번 꿀∼꺽. 미처 예상치 못한 자연의 맛. 국물을 한 번 더 마시고 아삭한 맛을 기대하고 무를 집어 들었다. 생 무 맛이 났다. 양파와 배추, 쪽파 모두 이제 막 넣은 것처럼 간이 들어있지 않았다. 이 맛이었다. 순리에 맞게 육수는 숙성시켰지만 정작 건더기는 싱싱한 야채였다. 조화를 이뤘다. 여름에는 냉장고에서 보관하지만 겨울에는 그냥 항아리에서 퍼온다. 손님들은 그냥 먹으면 되고. 작은 종지에 쌍둥이처럼 자리를 잡은 매실초장과 무즙소스 역시 집주인 박종은씨의 작품이다. 큰 독에 매실과 설탕만을 넣고 100일동안 재운다. 이렇게 두면 저절로 매실과 당분이 섞이면서 씨가 발라지고 껍질은 남는다. 이때 매실 원액을 꺼내 생강과 고추장을 넣은 다음 사과와 배를 갈아 혼합한다. 젓가락 끝으로 살짝 찍어 맛을 보면 새콤한 맛과 함께 약간 시큰함이 전해온다. 무즙소스는 무를 짜고 즙을 냈다. 여기에 겨자와 식초를 넣고 3개월정도 그늘에서 발효를 시켜 내놓는다. 매실초장과는 전혀 다른 맛을 선보인다. ‘유하 샤브샤브’. 육수는 사골과 대파, 무, 다시마를 넣고 약한 불로 5시간 정도 끓인 것이다. 여기에다 밤과 인삼, 은행, 녹두, 구기자, 대추, 쪽파, 깨, 표고버섯과 느타리버섯을 썰어 넣었다. 새송이에다 상추, 미나리, 부추, 쪽파가 야채그릇에 함께 준비됐다. 또 삼호축산에서 공급받은 샤브샤브용 꽃등심이 진붉은 색감을 자랑했다. 혹 쇠고기보다 오리고기를 더 선호한다면 주인장에게 이를 부탁하면 된다. 육수가 뽀글뽀글 끓기 시작했다. 워낙 많은 양념이 들어가서인지 육수가 부족할 것 같지만 냄비가 깊어 염려안해도 된다. 연약한 미나리와 부추를 먼저 집어넣고 금세 입으로 가져갔다. 덜 익어서 먹는 게 제맛이다. 좀 더 익은 것은 매실초장을 조금 얹어 맛보면 색다르다. 팽이버섯과 새송이를 익혔다. 지끈거렸다. 가라앉아있던 밤과 은행, 표고버섯, 녹두, 대추 등 건더기들이 저마다 볼멘소리를 했다. ‘저는요’. ‘가만 있어봐’, ‘쇠고기 샤브샤브를 먼저 맛봐야 할 것 아냐 ’. 달랬다. 살코기를 집어 휘익휘익 적셔갔다. 붉은 기운이 가시면 입으로 가져갔다. 부드러웠다. 꽃등심이라 많이 익히면 퍽퍽해지므로 얼른 먹어야 한다. 국물을 떴다.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국자로 양념덩어리들을 건져 올렸다. 알맹이, 진짜 많다. 후욱 한 번 분 다음 숟가락으로 푹 떴다. 그래도 뜨겁다. 호옥호옥 입안에서 다시 식혔다. 입을 델순 없었다. 또 식힐수 밖에. 혀가 제일 바빴다. 콧속으로 파고드는 대추의 맛과 향. 대추가 향으로는 으뜸이었다. 다음은 익은 밤. 어릴적 나무로 짠 아랫목 뒤주에서 순(筍)이 나온 고구마를 틈새로 빼낸 다음 익혀 먹던 맛이다. 이어 은행과 녹두를 스억 씹었다. 남은 쇠고기를 데쳐 먹었다. 이번엔 매실초장과 무즙소스에 번갈아 변덕을 부리며 맛을 봤다. ‘변덕은 창조’였다. 혀는 놀랐지만 뇌는 즐거웠다. 국물을 진득하게 음미할 차례, 국자로 서너번 떴다. 형광불빛에 세밀한 기름방울들이 반짝거렸다. 한방재재와 야채에서 스며나온 맛이 섞여 시원했다. 뜨거웠다. 담백했다. 어떤 맛을 특별히 내지 않았다. 다만 깔끔하면서도 정돈된 맛이 배꼽까지 내려갔다고 할까. 뜨거운 국물에 겨울이 온전히 깃든 동치미 국물을 이어 마셨다. 냉온을 반복했다. 시원함이 배가됐다. 동치미의 양파를 와작 씹었다. 절인 맛보다 생생한 기운이 더 많다. 요리를 즐기는 동안 밑반찬으로 나온 마늘장아찌와 멸치, 미역부각을 중간중간 시식해보는 것도 집주인의 실력을 확인할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오리훈제도 권할만한 식단이다. 오리훈제는 생강과 파인애플, 사과 배 등을 넣고 10분 가까이 훈증을 한다. 여기에 마늘과 약간의 엿을 넣어 맛을 냈다. 오리훈제는 무즙소스에 찍어먹거나 상추와 깻잎을 포갠다음 파저리와 마늘 따위를 넣고 쌈을 하면 싹싹한 파 맛과 훈제가 어울린다. 훈제에 묻어있는 깨맛도 고소하다. 가든 ‘유하’의 신약탕은 1마리 기준 4만원이며 유하샤브샤브는 1만9천원, 안창·갈비살은 1만8천원이다. 갈비찜은 1만8천원, 생고기는 1만7천원이다. 오리훈제 큰 것은 4만원, 중간 것은 3만원, 작은 것은 2만원이다. 생삼겹은 1인분에 7천원, 버섯불고기는 8천원이다. 또 돌솥비빔밥과 우거지갈비탕, 육회비빔밥은 각각 5천원이다. 계절특미로 삼계탕과 추어탕, 냉면이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열무냉면과 동치미냉면이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 (문의 및 예약, 061-362-5035, 363-6355, 011-628-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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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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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정동진 해물탕 그릇이 크고 재료도 엄청나다. 소(小)짜리를 시켜도 4인 가족이 거뜬하다. 재료는 콩나물과 오징어, 대구알인 곤이, 동죽, 바지락, 황게, 꽃게, 미더덕, 쏙새우, 가리비, 소라 등이다 여기에 고춧가루와 다시다, 마늘, 해물양념다진 것을 넣어 맛을 낸다. 이어 모시조개와 돌조개, 참조개, 키조개, 새우 따위를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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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5.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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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 깊숙한 곳에 ‘바다’가 떴다. 광주시 북구 매곡동 전남도 공무원연수원 인근 ‘정동진해물탕’(대표 안재은). 살아있는 해물만으로 요리한다. 해물 대부분은 당일 오전 현지에서 직송되며 야채 또한 하루 이틀새 구입한 싱싱한 것들이다. 해물탕부터 보자. 그릇이 크고 재료도 엄청나다. 소(小)짜리를 시켜도 4인 가족이 거뜬하다. 재료는 콩나물과 오징어, 대구알인 곤이, 동죽, 바지락, 황게, 꽃게, 미더덕, 쏙새우, 가리비, 소라 등이다 여기에 고춧가루와 다시다, 마늘, 해물양념다진 것을 넣어 맛을 낸다. 이어 모시조개와 돌조개, 참조개, 키조개, 새우 따위를 넣는다. 특히 덤으로 산낙지를 올려 ‘정동진 해물탕’의 주메뉴를 선보인다. 고흥과 무안 등에서 직송되는 낙지가 꽤 크다. 산지에서 1마리당 5천원을 호가하지만 손님들의 기호를 감안, 절대 빼놓지 않는다. 바글바글 끓는 해물탕 위로 낙지를 올려 놓으면 몸서리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종업원의 날렵한 손놀림에 낙지는 먹기좋게 익어간다. 길면 3분여. 토막진 낙지를 우선 건져 먹는 객들의 솜씨도 종업원의 그것에 못지않다. 하얗게 단면을 드러낸 낙지를 집어 씹으면 물컹하면서도 쫀쫀한 느낌이 전해온다. 낙지대가리는 그대로 익혀뒀다 따로 건져내 식혀야 한다. 낙지 다음 순서는 콩나물과 미나리, 오징어. 숨이 죽은 콩나물과 미나리에 초장을 조금씩 찍어가면서 먹으면 신선함과 동시에 매콤한 맛을 즐길수 있다. 많이 익히면 오징어 고유의 부드러우면서도 꽉찬 맛이 사라지므로 살짝 데쳐졌을 때 바로 먹어야 제맛을 볼수 있다. 이어 소라와 익은 새우들을 맛보면 좋다. 소라는 질긴듯 하면서 금세 씹힌다. 익은 새우는 아이들이 더없이 좋아하는 종류. 껍질을 잘 까서 먹이고 한 개 정도는 함께 간 부모의 몫. 그냥 통째로 씹어먹어도 괜찮다. 오징어나 새우 등을 먹다보면 조금 입안이 먹먹해질수 있다. 이때가 국물을 떠먹어야할 시기다. 육수는 다시마와 꽃게, 새우 등을 갈아서 끓인 다음 국물로 썼다. 최대한 시원하고 담백한 맛을 내기위해, 해물과 야채에서 나오는 싱싱한 기운이 국물맛을 좌우하도록 요리법을 개발했다. 여느 집처럼 다진 양념으로 범벅이 되지 않고 투명한 색감을 유지했다. 개운한 첫 맛. 점점 바다내음이 입안에 번졌다. 차디찬 겨울 바다가 오히려 반가웠다. 바다가 그리워졌다. 한번 더 떠먹었다. 바다가 들어왔다. 그리움이 들어왔다. 덜어먹는 다른 그릇에 충분히 떠서 먹었다. 이어 동죽과 바지락, 참조개, 돌조개, 키조개 등의 알맹이를 찾아다니며 공략했다. 잠시 식혀뒀던 낙지대가리. 한 개 밖에 없으므로 자칫 다툼이 일수 있다. 그러나 먼저 집은 이가 임자. 안면몰수. 문제는 한 입에 삼키기에 꽤 크다는 것. 모른척 하고 인심 썼다. 반으로 스억 잘라 옆자리에 권했다. 부지런히 입을 놀렸다. 낙지는 대가리 맛이 분명했다. 다시 국물 한 번 떠먹고. 해물탕을 먹은 뒤에는 미나리와 양파, 당근, 오징어, 묵은 김치를 숭숭 썰어 볶은 뒤 다진양념을 넣고 비빈 해물볶음밥이 기다리고 있다. 참기름을 촤악 뿌려가면서 볶는 것을 보면 입맛이 절로 산다. 자작자작 눌어가는 볶음밥에 다시 김가루를 뿌려 볶는다. 고소한 맛이 더 났다. 과립형 당근과 오징어가 씹히고 묵은 김치는 매콤한 맛으로 균형을 맞췄다. 압력밥솥으로 지은 밥맛도 좋다. 다음, ‘정동진해물탕’의 아구찜. 맵지않은게 가장 큰 특징. 해물탕과 마찬가지로 큼지막한 낙지가 함께 올라온다. 가위로 슴벅 자르면 하얀 속살을 드러낸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이어 콩나물과 대파, 미나리 등 싱싱한 야채를 우선 아삭아삭 씹는다. 맵지않다. 아이들이 먹기에도 부담이 가지 않는다. 아구는 뼛사이에도 살점이 많다. 아구찜을 먹고 난 뒤 남은 양념을 볶음밥으로 해 먹어도 별미다. 식사가 끝난 뒤에는 ‘정동진해물탕’주차장을 빙 둘러싸고 있는 매화나무에서 수확한 매실차가 나온다. 진하다. 인스턴트로 만든 게 아니다. 지난해 11월 오픈한 ‘정동진해물탕’의 해물탕은 바닷가재를 포함한 특대와 대, 소가 있으며 꽃게탕, 알탕, 낙지전골, 꽃게찜, 왕새우찜, 굴찜, 낙지찜 등이 준비된다. 또 식사류로는 낙지비빔밥, 안주로는 낙지볶음, 왕새우소금구이, 산낙지, 마른 연포, 세발낙지가 있다. 한꺼번에 400명이 식사를 할수 있다. 한편 같은 건물에 함께 딸린 ‘달구지와 만석군’에서는 한우와 오리, 돼지고기 요리가 나온다. 실내가 아늑하고 널찍해 보는 이로 하여금 넉넉함을 느끼게 하고 방별로 나주니 화순이니, 곡성이니 하는 전남지역 일선 시·군의 이름이 있어 해당지역 출신들의 모임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가맹점 및 예약 문의, 573-3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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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5.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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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곡성 약대추농장 산촌의 집 꼬곡 꼬곡. 촌닭들이 둘셋씩 친구삼아 널찍한 대추나무밭을 오간다. 겨울이어서 두툼한 털옷을 입었으나 맨발이다. 깃털에는 윤기가 흐르고 걸음걸이는 여유가 있다. 인적이 다가와도 크게 놀라는 기색은 없다. 동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면 눈치챌만도 한데. 곡성군 오곡면 미산리 약대추농장 ‘산촌의 집’(대표 배기섭)을 찾았다. 식당이라기보다 농촌 체험현장이라 하면 설명이 더 그럴듯 하다. 실제, 봄이나 여름, 가을엔 가족나들이객들로 붐빈다. 1만여평의 산야에 3천여그루의 약대추나무가 가득하다. 잎내와 대추향만으로 여행객들은 ‘자연’을 만끽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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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4.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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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곡 꼬곡. 촌닭들이 둘셋씩 친구삼아 널찍한 대추나무밭을 오간다. 겨울이어서 두툼한 털옷을 입었으나 맨발이다. 깃털에는 윤기가 흐르고 걸음걸이는 여유가 있다. 인적이 다가와도 크게 놀라는 기색은 없다. 동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면 눈치챌만도 한데. 곡성군 오곡면 미산리 약대추농장 ‘산촌의 집’(대표 배기섭)을 찾았다. 식당이라기보다 농촌 체험현장이라 하면 설명이 더 그럴듯 하다. 실제, 봄이나 여름, 가을엔 가족나들이객들로 붐빈다. 1만여평의 산야에 3천여그루의 약대추나무가 가득하다. 잎내와 대추향만으로 여행객들은 ‘자연’을 만끽할수 있다. 아이들은 마련된 농구장에서, 모임을 위해 함께한 직장인들은 배구장에서 함성을 지른다. 노니는 닭들이 먹는 것은 주로 약대추. 배기섭 대표가 20년전인 84년 심은 대추나무에서 맺은 것들이다. 평균 100여마리를 유지하는 닭. 닭들은 예상과 달리 대추씨를 잘도 발라먹는다. 물에 불려 먹기좋게 해준다. 닭의 부리는 송곳이고 혀는 숙련됐다. 여기에 함초롬한 싹을 돋아내는 풀을 뜯어먹는다. 땅을 헤집고 ‘먹을 것’을 찾아서 단백질을 또 보충한다. 영양이 풍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닭은 ‘백숙’으로 나오지 않는다. ‘ 닭탕’이다. 보통 식당은 육수를 만들어 놓았다가 그때그때 부어 탕을 만들지만 ‘산촌의 집’은 큰 탕그릇에다 생수를 붓고 촌닭, 무, 대파, 표고버섯, 능이버섯, 풋마늘 등을 넣고 끓인다. 암탉을 현장에서 잡은 뒤 칼로 뼈째 탁탁 쳤다. 뼛속의 양분이 끓일수록 흘러 나올수 있게 하기위해서다. 무는 깍두기 담듯이 일률적으로 썰지않는다. 무를 턱 잡고 칼을 비껴서 친다. 착, 착. 날렵하게 썰린 무는 획일성에 의한 단순·정형화된 맛이 아니다. 크기는 제각각이고 날씬하다. 제각각인 만큼 탕속에서 익은 무는 입속에서 더 다양한 맛을 선보인다.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게 무 때문이라해도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무를 일일이 치는 것은 안주인 김화심씨의 몫이다. 닭탕 맛의 진가는 능이버섯이 발휘한다. ‘능이’는 알만한 사람만 아는 버섯이다. 모르는 이들도 많다. 박달나무 따위에서 난다. 갓은 크고 넓죽하다. 겉은 시커멓고 안은 분홍빛이 나며 잘게 갈라졌다. 요즘은 귀해 값이 송이버섯에 버금간다. 1㎏에 50만원을 넘어선다. 집주인 배씨가 직접 오곡면 천덕산을 타, 딴다. 땅의 기운을 품었을 것이다. 천연재료인 셈이다. 능이를 넣고 안넣고의 차이가 ‘산촌의 집’닭탕의 맛을 좌우한다. 탕의 색감도 능이버섯을 넣어서 탁색을 띈다. 요리는 생수를 끓임과 동시에 생닭을 넣고 15분정도 열을 가한 후에 표고버섯, 능이버섯을 넣는다. 이어 무를 비껴 치고 대파와 풋마늘을 넣는다. 이렇게 30여분 끓이면 닭탕이 제 맛을 낸다. 비린내는 없다. 뜨겁게 먹어야 좋다. 능이의 향이 맛을 깊게 했다. 속이 시원하게 풀린다. 숙취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들에겐 더할나위 없다. 국물을 십수번 떠먹으면 이(齒) 사이에 약간의 ‘끈기’가 있고 뽀드득 소리가 난다. 능이를 살짝 집어 씹으면 향이 고스란히 입안으로 전해져 온다. 살코기기는 나중에 먹고 능이와 표고, 무를 차례로 맛보면 ‘닭탕’의 진수를 알수 있다. 특히 무는 생각보다 더 부드럽고 맛이 들어 계속 떠 먹게 된다. 이러는 동안에도 탕은 자글자글 끓는다. 살코기는 천천히 건져 먹으면 된다. 살코기는 그냥 먹어도 되고 초장에 찍어 먹어도 좋다. 이어 나온 식사는 취나물무침과 김치, 달래무침에 먹는다. 담백한 무침이 입안에 감돌고 있던 국물맛과 묘한 조화를 이룬다. ‘산촌의 집’은 현장에서 생닭을 바로 잡고 30여분 이상 탕을 끓여야 하기 때문에 예약손님만 받는다. 그냥 가서 시키면 오래 기다려야 하기때문에 반드시 전화 한 통화를 하고 가야 편안하게 일정에 맞춰 요리를 즐길수 있다. 4인기준 닭탕은 3만원이다. 두명이 가면 절반값에 요리를 해준다. ‘능이’가 귀하고 값이 비싸 공기밥은 따로 계산한다. 그래도 1인당 1만원 이하여서 큰 부담은 없다. (예약 문의, 061-363-2625, 011-601-6380)
맛집 멋집
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
2004.1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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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보성녹차음식점 보성 ‘영동회관’ 보성 가는 길은 고향 가는 길. 맛 찾아 가는 길이다. 수확이 끝난지 오래다. 들녘이 을씨년스럽게 펼쳐져 있다. 몇몇 논은 땅심을 높이기 위해 흙을 갈아엎었다. 흙냄새가 제법 진하다. 대지에 숨어있던 흙이 다시 햇볕과 이슬을 받고 있다. 내년을 기약하고 있다. 간혹 밭뙈기 보리싹이 제법 푸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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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일보
2004.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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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 가는 길은 고향 가는 길. 맛 찾아 가는 길이다. 수확이 끝난지 오래다. 들녘이 을씨년스럽게 펼쳐져 있다. 몇몇 논은 땅심을 높이기 위해 흙을 갈아엎었다. 흙냄새가 제법 진하다. 대지에 숨어있던 흙이 다시 햇볕과 이슬을 받고 있다. 내년을 기약하고 있다. 간혹 밭뙈기 보리싹이 제법 푸르다. 보성강으로 흐르는 지류들은 겨울 햇살에 반사돼 반짝거렸다. 보성읍내 군청을 지나 소방서와 성안예식장을 왼쪽으로 끼고 돌았다. 이어 상가를 오른쪽으로 두고 바로 돌면 보성녹차음식점 ‘영동회관’(대표 최순덕)이다. 백반은 물론 녹돈삼겹, 한정식 전문이다. 이날 메뉴는 한정식이지만 값이 저렴한 ‘세작정식’. 값은 1인당 1만원. 한정식 답게 푸짐하다. 쇠고기 불고기를 비롯해 해삼, 멍게, 키조개, 광어회, 낙지, 호박조림, 삼합, 도라지와 호박부침개, 데친 주꾸미, 새우, 장어구이, 조기구이, 브루커리 등. 횟감이 있는 상은 찬 것부터 먹는 것이 순서. 삼합. 보성녹돈 살코기와 묵은지, 홍어가 짝을 이뤘다. 보성녹돈 살코기는 생수에 녹차와 된장, 양파, 마늘, 생강을 넣고 팔팔 끓였다. 여기에 덩어리째 살코기를 넣어 1시간 가량 푹 삶았다. 영양분은 스몄고 기름기는 빠졌다. 담백해진 것. 살코기에 묵은지를 올리고 그 위에 홍어를 얹었다. 홍어는 입천장에서 콧속으로 파고들었다. 살코기는 혓바닥에 자리를 잡았다. 묵은지는 이 둘 사이를 맴돌았다. 곧 상생. 부침개는 녹차가루를 풀어 부쳤다. 계절에 따라 도라지와 호박, 버섯 등으로 부친다. 싱싱한 횟감들은 모두 보성 회천 앞바다에서 잡힌 것들이다. 이른 새벽 집주인 최순덕씨가 직접 회천에 가 받아오거나 보성읍내 깜짝시장에서 구한다. 광어회는 연했다. 낙지는 바빴다. ‘최고의 항암재료’인 마늘과 집에서 짠 참기름이 낙지를 에워쌌지만 여전히 바지런스럽다. 낙지를 집고 생마늘이 몸에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기에 씹었다. 미끈거리는 낙지에 마늘이 어울렸다. 부지런히 입을 놀렸다. 매운 마늘의 기운은 코로 살짝 내보냈다. 주꾸미는 데쳤다. 브루커리, 다시마가 함께 올랐다. 초장은 레몬을 넣어 만들었다. 주꾸미를 푹 찍은 뒤 한 입에 맛봤다. 말려있는 다시마는 그대로 초장을 찍고, 브루커리는 그냥 먹었다. 달군 쇠판에 올라온 쇠고기불고기는 녹차가루를 일정부분 섞고 바글바글 끓였다. 팽이버섯과 양파를 썰고 함께 요리했다. 절반쯤 익은 팽이버섯을 씹었더니 지끈거렸다. 달착지근한 맛이 들었다. 요리를 먹고나면 식사가 오른다. 반찬재료 역시 신선함 자체다. 조미료는 전혀 치지 않았다. 달래와 제철인 톳무침, 보성 회천산인 굴무침, 갓김치, 고춧잎 무침, 파래, 마늘장아찌, 여수게장, 버섯무침 등. 국물이 눈에 띈다. 된장을 풀었다. 디포리와 표고버섯, 무, 파 등을 넣고 3시간 가량 끓였다. 겨울배춧잎이 많다. 철 따라 아욱과 시래기 등을 넣기도 한다. 국물맛은 시원하고 배춧잎은 사근사근 씹혔다. 흑임자를 등에 업은 마늘장아찌는 숟가락으로 떠서 먹었다. 톳무침은 싸각싸각 씹었다. 보성쌀로 지은 밥과 잘 어울렸다. 주인 최씨는 “매일 아침 숟가락 젓가락을 삶은 뒤 일정을 시작한다”면서 “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많은 외지 손님들에게 보성의 좋은 맛과 멋을 선사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동회관’ 우전정식은 2만원, 중작정식은 6천원, 녹돈생삼겹살은 7천원이다. 여름철에는 5천원하는 녹차냉면이 인기다. 혹 단체가 예약하면 5천원에 녹차비빔밥을 먹을수 있다. 녹차가루를 넣고 밥을 짓기때문에 예약을 하지않으면 구경하기 곤란하다. (예약 및 문의, 061-852-6939, 010-6810-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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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4.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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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성질 급한 주꾸미 주꾸미는 성질이 급하다. 숨이 금세 막힐 것 같아 서남해안 수심 10m 안팎에서만 사는지도 모른다. 통상 낙지가 활어통에서 사나흘 이상 산다면 주꾸미는 잘 견뎌야 하루이틀이다. 건드리기만 해도 먹물을 쏘아댄다. 거리는 대략 1∼2m. 물론 먹물을 쏘면 생존은 어렵다. 그리고 주꾸미 한 마리가 먹물을 쏘면 함께 있는 주꾸미 모두 먹물을 쏘아댄다. 결국 모두 생을 마감한다. 이에따라 주꾸미는 잡자마자 먼저 먹통을 제거한다. 간혹 낙지처럼 주꾸미 대가리를 찾는 이가 있지만 이해가 필요한 대목이다. 주꾸미 요리가 맛있는 시기는 산란기인 4∼5월이다. 알이 가득찼기 때문. 그러나 가을 주꾸미 요리도 주방장의 솜씨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전문점을 찾아 먹는게 낫다. 가격도 저렴해 큰 부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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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4.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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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보다 작지만 부드럽고 쫄깃해 입맛을 돋우는데 일품인 주꾸미. 여기에 양질의 지방산과 철분, 칼슘 등 몸에 좋은 성분도 많다. 때문에 주꾸미 요리는 가족외식이나 직장동료들 회식때 곧잘 찾는 음식이다. 광주 상무지구 교보증권 뒤편 구름다리 앞 ‘쭈꾸미천국’(대표 남황희). 먼저 상에 오른 것은 ‘주꾸미 초무침’. 고흥 녹동에서 잡힌 주꾸미들이 주재료다. 일단 주꾸미를 팔팔 끓인 물에 순간 데쳐 바로 건져내 무침에 들어간다. 그래야 연하다. 식초의 싸한 기운이 먼저 다가와 코를 두드렸다. 군침이 돌았다. 콩나물과 양파, 오이, 당근, 대파, 미나리 등 야채가 풍성하다. 눈에 먼저 띈 주꾸미 한 마리를 덥석 집었다. 양념이 가득 묻어있다. 입술에 양념이 묻지않을 정도로 딱 맞춤이다. 찾는 이의 기호를 몰라 약간 덜 맵게 무쳤다. 양념장은 고추장과 고춧가루, 설탕, 물엿, 사이다, 배 등을 갈아 만들었다. 맵고 신 맛을 원하는 데로 할수 있다. 싱싱한 콩나물과 파, 양파 등은 씹는 맛이 제법이다. 신 맛이 살짝 스몄다. 양파는 싸각싸각, 콩나물은 사근사근, 파는 소리없이 신선함을 자랑했다. 무침은 야채가 한 몫 한다. 야채 특유의 ‘살아있음’이 건강에 이롭다. 예로부터 뻣뻣하고 딱딱한 것을 잘 먹어야 건강하다고 했다. 견고하면 이(齒)를 충분히 놀려 잘게 부술 것이고 그러다보면 침샘을 자극, 혀의 발달도 돕는다. 특히 활발한 치아활동은 대뇌까지 전달된다. 이와함께 각종 내장의 여러 기관들도 덩달아 활성화시킨다. 이렇게 되면 결국 양분은 몸에 제대로 흡수되고 몸의 밸런스 또한 유지된다. 양파와 콩나물, 여기에 주꾸미 한마리를 그냥 집어 한 입 가득 맛 보면 초무침 요리의 진수를 만끽(滿喫)할 수 있다. 진한 양념이 주욱 떨어지면서 시각을 돋우고 신 맛은 입안을 충분히 채우다. 씹는 맛은 더할나위 없고. 조금 맵다 싶으면 간이 적당한 물김치를 떠먹으면 된다. 다음은 ‘주꾸미돼지고기철판볶음’. 육지대표 돼지고기, 바다대표 주꾸미가 만났다. 널직한 불판에 함께 앉았다. 이와함께 깻잎, 새송이, 당면, 팽이버섯, 대파, 양배추, 양파를 송송 썰어넣었다. 여기에다 고추장과 고춧가루, 물엿, 마늘, 생강, 후추, 계절과일을 갈아 만든 양념장을 뿌렸다. 불판이 달궈지면서 주꾸미와 돼지고기, 야채들은 숨을 죽였다. 굵은 주걱으로 종업원이 친절하게 섞기도 하고 뒤집기도 했다. 양념이 골고루 저미게 했다. 점차 붉은 색감으로 불판안이 변해갔다. 먹음직스럽다. 역시 주꾸미부터 집었다. 갯수는 여덟개로 많은 다리지만 진짜 짧다. 입안으로 쏘옥. 오독오독 씹었다. 뜨겁지 않고 적당히 온기를 품었다. 덩달아 매운맛이 살며시 다가왔다. 안줏감으로 그만이어서 어른들이 자주 찾을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젓가락 여행을 한 번 더 했다. 깻잎 향은 상당했고 생강 맛은 스쳐 지나갔다. 뭉텅뭉텅 집히는 돼지고기도 매운 맛이 들었다. 주인 남씨의 처가인 강진에서 가져온 쌀로 밥을 지었다. 약간의 찰진 기운. 이를 말았다. 상추, 김가루, 무친 콩나물, 고추장 양념을 얹었다. 종업원이 비볐다. 2분정도 비볐다. 꼴깍. 침 넘기는 소리다. 종업원이 주걱을 내려놓았다. 됐다. 각 그릇마다 푼 뒤 떠 먹었다. 스걱스걱 무친 콩나물이 담백했다. 간혹 자잘한 매운 고추가 씹혀 긴장감을 유지했다. 철판볶음에서 남은 양파껍질을 숟가락으로 감싼 뒤 비빔밥을 감았다. 싸한 기운에 달콤한 맛, 여기에 아삭한 김치로 마무리. 든든했다. ‘쭈구미천국’의 주꾸미양념구이와 전골은 각각 7천원이며 주꾸미초무침 큰 것은 2만5천원, 중간 것은 1만8천원이다. 주꾸미돼지고기철판볶음 큰 것은 2만5천원, 중간 것은 1만8천원이며 주꾸미 해장국과 비빔밥은 각각 5천원이다. (문의, 383-4999, 011-9095-3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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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
2004.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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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떡갈비와 송정 떡갈비.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형님뻘은 담양 떡갈비다. 지금처럼 식당에서 일반인들이 먹게 된 것은 40여년 전쯤인 1965년께로 거슬러 올라간다. 밀양박씨 문중이 제삿상에 올리던 음식중 하나가 떡갈비였다. 이를 이웃들과 나눠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당의 메뉴로 등장했다. 어렵고 헐벗던 시절이었지만 70년대와 80년대를 지나면서 서서히 명성을 얻어갔다. 이어 외식산업의 활황과 함께 담양하면 자연스럽게 떡갈비가 떠오를 정도가 됐다. 대표적인 식당으로 신식당, 덕인식당, 남대문, 옛날 제일식당, 원조 제일식당, 갈비나라, 예향, 향토, 광일식당 등을 꼽을 수 있다. 재료는 모두 한우 암소다. 반면 송정 떡갈비는 아우뻘이다. 재료 또한 돼지고기다. 때문에 담양 떡갈비 값의 절반수준이다. 특히 송정 떡갈비는 돼지등뼈를 고아 낸 국물을 한 그릇 내어준다. 시원한 국물맛에 반한 이들이 많이 찾는다. 비빔밥에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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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4.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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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개만 먹어도 배 부른 떡갈비를 찾아나섰다. 담양공고를 정면에 두고 오른쪽 자동차매매단지를 지나, 오솔길을 따라 배추밭을 끼고 돌면 된다. 간판이 크지 않다. 떡갈비 전문식당 ‘남대문’(대표 김유석). 떡갈비는 음식 특성상 밑반찬이 많이 제공되지 않지만 ‘남대문’은 예외다. 간에 좋다는 적근대 부침개를 비롯해 유부초밥, 호박부침개, 생고기, 천엽, 번데기, 잡채, 얇게 썬 무쌈, 선짓국, 한우 울대 다짐, 삶은 고무마 등이 먼저 올랐다. 떡갈비나 돼지갈비 등 주메뉴가 나오기전 허기를 달래주기에 적당하다. 따뜻한 기운이 있는 적근대 부침개를 나눠먹었다. 철따라 부추나 파래, 케일부침개가 상에 오른다. 이어 생고기와 한우 울대 다짐에 손이 갔다. 생고기는 한우 살코기로 예의 부드러움을 유지했다. 한우 울대 다짐은 목뼈와 살코기를 콕콕 다졌다. 으득으득 씹혔다. 어른들의 식욕을 돋기엔 좋지만 아이들이 어리면 조금 신경을 써야할 정도. 선짓국은 시원했다. 소고기뼈를 고아 낸 국물에 갈비뼈에 붙어있던 살코기들이 어울려 기름이 듬성듬성 떠 있다. 건져먹는 살코기들은 쫄깃쫄깃했다. 큼지막하게 썰려 다 익은 무를 숟가락으로 반토막 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소고기 육수를 가득 머금었다. 함께 나온 쌈 야채들은 모두 식당 인근 300여평의 밭에서 손수 길렀다. 적근대와 상추, 고추, 배추, 고추 등. 자잘하다. 유기농 채소다. 배추를 그냥 집어 먹었더니 달다. 돼지갈비가 나왔다. 암퇘지 통갈비가 재료다. #그림1중앙# 돼지갈비는 석쇠에 올린 뒤 참숯 훈증으로 구웠다. 군데군데 살들이 탔다. ‘더 당겼다’. 냄새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돼지갈비 특유의 진한 내음이 콧속을 더듬고 다녔다. ‘이를 어째’. 순간 안주인 최종례씨가 가위로 슴벅슴벅 썰었다. 살코기를 먼저 먹었다. 잘 구워졌다. 달착지근한 맛이다. 배추 위에 상추를 올리고 갈비 두점, 된장을 찍어 쌈을 했다. 신선한 야채와 갈비가 궁합을 이뤘다. 이어 갈비뼈를 왼손으로 집었다. 살점이 제법 붙어있다. 아래쪽부터 주욱 뜯었다. 호방(豪放)한 이들이 산막(山幕)에서 먹듯 그렇게 뜯었다. 기름이 어지간히 묻었지만 상관없다. 다음은 떡갈비. 돼지갈비와 같은 방법으로 굽지만 불판에서 새우, 새송이와 함께 한번 더 굽는다는 것이 다르다. 1인분에 세 덩이다. 창밖에 한여름 소나기 오듯 짜자자작, 짜자자작. 익는 소리가 경쾌하다. 한번 베어물면 예상보다 단 맛이 덜하다. 양파 위에 올려뒀다 먹으면 양파도 떡갈비가 된다. 혹 맛이 달다 싶으면 매운 고추를 된장에 찍어 맛보면 정리된다. 새송이도 맛이 들었다. 떡갈비는 최고급 한우암소 살코기가 재료다. 갈비살과 안심, 등심을 고르게 섞고 일일이 수작업으로 떡갈비를 만들었다. 떡갈비의 맛을 좌우하는 육수는 간장과 양파, 배, 사과, 마늘, 생강 등을 갈아 넣고 센 불에 끓였다가 점차 약한 불로 맛을 맞춘다. 2시간여 동안 가마솥에서 끓인다. 이후 24시간정도 식힌 뒤 갈비에 적시듯 올리면 제대로 맛이 든다. ‘남대문’에서는 안창살과 꽃무늬살이 각각 1만8천원(1인분 기준)이며 갈비살은 1만7천원이다. 떡갈비는 1만3천원이고 생고기는 1만5천원, 돼지갈비는 7천원, 생삼겹살은 6천원, 왕갈비는 1만5천원이다. 이밖에 갈비탕과 비빔밥은 각각 5천원, 삼계탕은 8천원이다. (문의 및 예약, 061-383-3249, 011-641-6071)
맛집 멋집
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4.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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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맛죽 정말 다양하구나 맛있게 즐기면서 건강도 챙기는 영양맛죽은 종류도 다양하다. 잣죽은 탄수화물, 단백질 등 기본 영양소와 무기질, 비타민까지 고루 갖춘 완전식품이며 전복죽은 ‘죽의 왕’으로 불릴만큼 귀하면서 영양만점이다. 역시 별미중의 별미로 손꼽힌다. 천연송이죽은 부드럽게 씹히는 맛과 자연송이 만의 진한 향이 값에 상관없이 매료시킨다. 녹차죽은 마음을 안정시키고 머리를 맑게하며 차로 마시는 것보다 죽을 쑤어 먹는 것이 효과적이라는게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쇠고기두부죽은 담백한 맛이 일품이며 동지팥죽은 비타민B1이 가장 많이 들었고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이다. 버섯굴죽은 굴의 향긋함과 시원함이 자랑이며 입안 가득 은은함을 느낄수 있다. 단호박죽은 청정지역 단호박으로 만든 대표적인 영양맛죽이며 해물죽은 신선한 갖가지 해산물로 만들어 풍부한 영양과 씹히는 맛이 좋다. 어린이영양죽은 치즈에 사과, 야채 등을 갈아 만들었으며 흑임자죽은 비타미E 성분이 일반깨보다 월등한 검은깨를 주재료로 해 회복기 환자들의 영양식으로 알맞다. 이밖에 한방삼계죽은 어린 닭을 인삼, 감초, 황기, 당귀 등 한방재료와 함께 푹 고아 만든 보양죽이다.
맛집 멋집
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
2004.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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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줌의 쌀을 넣고 두어 됫박 샘물을 퍼서 부었다. 작은 솥이 가득 찼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어미는 끓였다. 다 헤진 주걱끝이 더 헤져라 눌지 않도록 저었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냄새는 번져갔다. 아이들은 재잘거렸다. 즐거워했다. 어미는 마음이 편해졌고 허리를 폈다. 그러나 아이들은 철이 없었다. 어미는 속이 탔지만 가난은 어쩔수 없었고 마음은 또다시 무너져 내렸다. 다시 죽(粥)을 끓여야만 했다. 수확이 끝난 최부잣집 텃논을 샅샅이 뒤졌다. 쭉정이라도 구할 요량이었다. 귓가를 맴도는 아이들 소리에 다시 허리를 굽혔다. 벌건 대낮이었지만 눈에 불을 켰다. 하루 넘기기가 개구리 오척(尺) 높이의 담 넘기 보다 어려웠다. 그랬다. 잘먹어야 하루 두 끼가 정량이었던 시절, ‘죽’은 그렇게 일상에서 가족의 생명끈을 이어준 음식이었다. #그림1중앙# 요즘 ‘죽’은 가족외식의 한 축이다. 전통을 이으면서도 영양과 맛을 갖췄다. 광주에도 등장했다. 광주시 서구 화정동 서광주세무서 후문 건너편 ‘안성(安成)죽’(대표 박정희). 문을 연지 한달 남짓. 전통건강죽으로는 특전복죽을 비롯해 전복죽, 녹두죽, 잣죽, 흑임자죽, 녹차죽, 호박죽, 팥죽이 있다. 영양맛죽으로는 백합죽과 낙지죽, 해물죽, 버섯굴죽, 새우죽, 쇠고기버섯죽, 참치야채죽, 야채죽이 있다. 종류가 다양하다. 먼저 야채죽. 호박과 당근, 부추, 양파, 표고버섯 등을 콩알보다 작게 다지고 또 다졌다. 과립형이다. 육수는 무와 대파, 다시마, 양파에다 파뿌리 등을 넣고 끓였다. #그림2중앙# 센 불에 끓였다가 은근한 불로 1시간 가량 서서히 끓였다. 이를 식혀뒀다가 육수로 사용한다. 늦게 익는 재료부터 순서대로 넣은뒤 잘 저어야 한다. 한 눈을 팔지않고 오로지 젓는다. 눌지않도록. 재료들의 색깔이 점점 변해가고 10여분에 이르면 불을 줄이고 이를 내놓는다. 그릇은 대접이다. 양이 많다. 김가루와 참깻가루가 얹혀져 있다. 이를 살살 숟가락으로 섞었다. 젓기 시작하자 약하게 피어오르던 김이 모락모락 났다. 속은 뜨겁다는 얘기다. 무엇무엇을 할때 ‘식은 죽 먹기’라고들 하지만, 죽은 따뜻하게 먹어야 제 맛을 느낄수 있다. 뜨거우므로 숟가락으로 푹 떠서 먹기보다 숟가락으로 뜰 수 있는 양의 절반이하 정도를 떠서 먹는게 정상이다. 한꺼번에 많이 떠서 먹으면 죽 맛을 잘 모를 뿐더러 진짜 뜨겁다. #그림3중앙# 김가루와 참깻가루가 섞이면서 각종 야채들 특유의 색깔과 함께 향긋한 내음이 그릇 주위를 맴돌았다. 코를 갖다대고 한 숟갈 떴다. 가볍게 입안에 넣고 따스한 기운과 향을 음미했다. 부드럽고 담백했다. 당근은 사극사극 제 몫을 했고 부추는 신선함을 전했다. 떠먹어도 떠먹어도 양은 제자리. 밑반찬으로 손을 옮겼다. ‘안성죽’의 밑반찬은 주인 박정희씨의 솜씨와 연구 결과물. 동치미와 김치, 쇠고기장조림, 오징어젓이다. 우선 동치미. 자세히 밝힐순 없지만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짜지 않게 담갔다. 마늘과 생강, 대파 등으로 조리한 뒤 하룻밤을 재웠다. 맛이 들도록 시간과 정성을 쏟았다. 역시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 조금 간기를 느낄 정도. 싸각싸각 씹히는 무은 얇게 썰려 맛이 잘 들었고 먹기에도 편했다. 김치는 자칫 심심할수 있는 죽에다 확실한 자극을 주는 촉매제다. 매콤함보다 매운 맛이 강했다. 캡사이신 성분이 많아 톡 쏘는 고추 탓이렸다. 새우젓갈을 넣어 시원한 맛 또한 제법이다. 죽을 두어번 더 먹었더니 매운 혀가 이내 잠잠해졌다. 쇠고리장조림은 암소한우 살코기와 꽈리고추가 재료다. 간장으로 조리했지만 짜지않다. 간식으로 먹어도 괜찮을 정도다. 오징어 젓갈은 새콤달콤하다. 고추장과 고춧가루, 물엿, 식초 등으로 버무렸다. 다음은 전복죽. 바위에 은신하며 천연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한 전복이 가장 중요한 재료다. 역시 전복을 잘게 썰고 표고버섯으로 궁합을 맞췄다. 밥알과 버섯은 언제 씹힌지도 모르게 넘어갔다. 숟가락을 뜰 때마다 전복 낱알이 씹혔다. 쫀득쫀득했다. 서너숟갈 계속 이어졌고 그때마다 어금니사이에 있었다. 든든했다. 전복죽에는 쇠고기장조림이 어울렸다. 해산물과 육고기조림이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짭짤한 맛을 선보였다. 새우죽의 새우는 잔뜩 웅크렸다. 냉동이 아닌 생새우를 일일이 손으로 까고 데쳤다. 맛과 영양이 달아나지 않고 고스란히 남았다. 붉은 생명선이 생새우를 감돌았고 그대로 웅크렸다. 어금니로 살짝 물었더니 익힌 생살이 쫀쫀한 맛으로 부응했다. 포근하면서 부드러운 맛이다. 고단백 저칼로리의 대명사인 새우죽은 김치와 어울렸다. 새우 역시 양이 많아 뜰 때마다 생새우가 한두개, 두세개 건졌다. 애쓰는 것은 이(齒), 제일 행복한 것은 혀, 동치미 국물로 죽맛을 배가시켰다. ‘안성죽’의 메뉴가운데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참치야채죽과 쇠고기버섯죽, 새우죽 순이다. 특히 참치야채죽에 들어가는 참치는 참치의 기름기를 모두 빼는 대신 참치살코기맛은 그대로 살렸다. 이어 깨소금으로 양념을 한 뒤 죽으로 내놓는다. 쇠고기버섯죽은 암소한우 살코기를 갈아서 만들어 영양 만점이다. 이밖에 전복을 포함해 ‘안성죽’이 내놓는 모든 음식 재료는 매일 아침 풍암동 공판장에서 박 대표가 직접 고른다. 모든 재료는 국내가 원산지이며 신선함이 가장 기본적인 선택기준이다. 평소 건강에 관심을 많이 가져왔다는 박 대표는 “고단백 저칼로리로 만든 영양맛죽을 제공할수 있어 저도 기분이 좋다”면서 “양껏 먹어도 부담이 없고 가벼운 느낌을 주는게 영양맛죽의 최대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때 옆 식탁이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까르르 까르르, 재잘재잘, 기말고사가 끝났다며 ‘안성죽’을 찾은 상무중 3학년 여학생들이었다. 조형윤 양은 양 많고 값이 싼 팥죽을, 강승희 양은 최고의 맛죽은 역시 참치야채죽이라며 으스댔다. ‘안성죽’은 포장판매도 한다. (문의, 374-7009, 010-2338-7009)
맛집 멋집
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4.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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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 소문난 집] 여기는 자연학습장 소란스런 거위뿐만이 아니었다. 한쌍의 사슴, 오골계, 촌닭들, 붕어, 산천어, 외래어종이긴 하지만 블루길. 여기에 비자나무, 벚나무, 오색단풍, 향나무, 두견화, 목련. 어지간한 수목원을 방불케 한다. 자연학습장이다. 들어서기전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입구를 화사하게 한다. 바로 옆에 100년쯤은 훨씬 넘긴 벚나무, 사철 푸르름을 자랑하는 소나무가 있다. 들어서면 철망으로 친 농장에 연신 그웩거리는 거위, 잔뜩 움츠린 사슴이 있다. 온통 검정색으로 치장을 한 오골계와 갈빛옷을 입은 촌닭들은 떼를 지어 다닌다. 그 사이로 칠면조 한 마리가 어슬렁어슬렁 걸음을 옮기고 있다. 거위는 또 그웩그웩. 하여간 ‘떼까우’란. 철망 앞에 우뚝선 나무가 바로 비자나무. 예로부터 해충이 범접(犯接)을 못한다 하여 귀히 여겼다. 실제 나주호 경우, 상류에 국내에서 이름난 비자나무 군락지가 있어 잡히는 민물고기들이 디스토마가 없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 발길을 돌려 아랫마당 한 켠에 마련된 가로 세로 각각 10×8m쯤 되는 연못에는 블루길과 붕어들이 엉켜 산다. 재빠른 속도를 뽐내는 블루길의 등살에 토종 붕어들이 주눅이 들긴 했지만. 안채 앞 마당엔 향나무를 중심으로 봄·여름철 한창 꽃을 피웠을 동백나무와 목련, 두견화, 진달래가 둘러서 있다. 사랑채쪽 꽃물든 단풍이 꽃물든 자태를 드러냈다. 마당을 가로질러 20여m 아래 계곡으로 향했다. 국립공원 가운데서도 물이 제일 귀하다는 영암 월출산. 하지만 동원농장 계곡은 물이 있다. 여름엔 철철 넘친다. 신갈나무 잎들이 둥둥 떠 있거나 혹은 가라앉아 있다. 산천어 가족이 나들이를 왔나보다. 어미가 초로록 사뿐히 꼬리를 치고 ‘둠벙’을 휘돌면, 새끼들이 놓칠세라 초록!초록! 애를 쓰며 꽁무니를 따른다. 살짝 물살이 일었다. 손을 담갔더니 얼음장이다. 생명들이 곳곳에서 아우성을 쳤다.
맛집 멋집
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4.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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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차창밖 월출산이 세겹이다. 산은 그대로 있으되 능선을 넘으려는 구름들이 고도(高度)를 유지하고 있다. 산이다. 들녘의 안개는 산을 오르려는 듯 피어올랐다. 힘이 부치는 모양이다. 허나 은은하다. 또 하나의 산이다. 산과 물이 만나 이룬 풍경이다. 산수화다. 벚꽃길에도 흩어져 있는 아침안개를 조심스레 걷어내고 달렸다. 어느덧 다다른 영암 군서 도갑사지구. 국립공원답게 오색단풍이 절정을 이뤘다. 지난 비에 많이도 떨어졌겠지만 과객(過客)을 배려했다. 도갑저수지와 매표소를 지나면 주차장이 나온다. 이어 음식점 거리가 있고 그중 목포식당을 오른어깨에 두고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그림1중앙# 낙엽이 얇게 쌓인 비포장길이다. 털커덕 털커덕 어깨가 약간씩 들리고 운전대가 부르르 떨린다. 700여m를 올랐다. 동원농장(대표 서대환·박금자)에 이르렀다. 무지갯빛을 뽐내는 당단풍나무가 반겼다. 순간 그웩그웩 하는 소리. 평소 보기드문 거위가 허스키보이스를 자랑했다. 들어서니 본채와 사랑채, 여름에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을 평상들이 보였다.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허리를 감아 돌린 향나무가 눈에 뛴다. #그림2중앙# 안채 대청마루를 거쳐 자리를 잡았다. 동원농장 ‘백숙’이 나오기전 닭가슴살무침이 나왔다. ‘응가’집도 함께. 밑반찬은 고구마, 감, 도토리묵, 홍합, 밤, 해초. 가슴살무침은 익히지 않은 육회다. 색이 붉다. 당근과 양파, 깨소금, 썬 고추, 마늘에다 엿 등으로 만든 고추양념장을 버무렸다. 여기에 직접 짠 참기름을 둘렀다. 매운 맛보다 양파의 사각거림이 앞서 오고 사르르 녹는 육회가 한없이 부드럽다. 촌닭 백숙이 나왔다. 압력솥으로 쪘다. 크기가 대단하다. 닭다리부터 시식. 닭다리라기보다 소다리(牛足)으로 불릴만 하다. 큼직하다. 입으로 물자 가득 들어왔다. 이어 닭날개. 어지간한 치킨다리보다 크다. 이때부터 선호하는 부위별로 손이 간다. 남은 다리 하나를 얼른 집는 이. 윤기를 드러내는 껍질을 찾는 이. 남들 손 잘 안가는 ‘퍽퍽살’을 잡는 이. 저마다 제각각이다. 다음은 ‘오리로스구이’. 1회용 황토판을 일단 불위에 올리고 10여분 데웠다. 황토판이 달궈지자 두툼하게 썰린 오리살코기와 함께 표고버섯, 팽이버섯을 올렸다. 자글자글 소리가 나기 시작하자 연기도 사뭇 티를 냈다. 주인 서대환씨의 설명. “오리는 생것으로 먹으면 안되고 충분히 익혀서 드셔야 제맛이오. 우리집 것은 냉동이 아닌 생것인께 걱정들은 마시고.” #그림3중앙# 표고와 팽이버섯이 익어갔다. 이때 오리살코기 등에 굵은 소금을 뿌려 맛이 들기를 기다렸다. 오리특유의 기름이 황토판을 따라 흘렀다. 흐른 만큼 황토판은 진해졌다. 짜글짜글 기름이 톡톡 튀었다. 한 점 한 점이 노릇노릇 익었다. 껍질이 빨리 익었다. 젓가락으로 집어 식힌 다음 맨 입에 가져갔다. 쫄깃쫄깃. 쩝쩝. ‘선수’들은 껍질을 더 좋아한다기에 먼저 집은 것이다. 적당한 열기와 황토만이 가질수 있는 불판이 조화를 이뤄 오리살코기가 맛이 들었다. 오리로스구이에서 나는 연기가 천장으로 솟았다. 문득 고개를 들었다. 서향(西向)이다. 대청마루를 지나 국립공원 자락인 앞 산을 바라봤다. 신선이 따로 없고 수랏상이 다름아니다. 대청에 특이할 만한 것이 있다. 웬만한 옛날가옥에서도 볼수 없는 들창. 문을 여닫는게 아니라 아예 문을 완전히 들어올려 마루 쇳걸이에 올려 전망을 탁 트이게 한 것이다. 맛이 든 열무지로 오리살코기를 감았다. ‘평등주부’박금자씨가 직접 담갔다. 사금사금한 맛에 이어 살코기가 혀에 착 감겼다. 깍두기가 크게 썰려 나왔다. 살코기 두 점을 먹고 나서 와그작 씹었다. 무 속에 숨어들었던 시큼한 맛과 신선한 기운이 전해왔다. 입안이 깔끔해졌다. 이어 준비된 상추로 쌈을 했다. 상추를 받치고 살코기 석 점, 재래된장을 얹어 쌈을 했다. 싹싹한 맛에 든든함이 가득했다. 오리로스구이나 백숙을 먹고난 다음엔 ‘닭죽’이 언제나 뒤를 따른다. 색깔이 검다. 흑임자임가 분명히 들었겠다. 흑임자(黑荏子), 검은 깨다. 검정색은 장수(長壽)다. 오래살고 볼일이다. 흑임자와 영암쌀을 3대1로 섞었다. 여기에 녹두와 인삼을 갈아 넣었다. 세밀한 알들이 혀와 입안을 돌아다녔다. 찾고 씹었다. 달지 않다. 원래는 묵은 지와 함께 먹으면 제 맛이다. 하필 이날 모두 떨어졌다. 맛이 들지 않으면 내놓지 않는 박금자씨의 방침이다. 고집(固執), 엄청 세다. 녹두가 어금니 위에서 발견됐다. ‘냉큼 내려 오너라’. 혀가 제 못을 했다. 가루로 낸 탓인지 혓바닥은 물론 입안 곳곳에 여전히 기운이 남았다. 박씨의 설명. “좋은 재료를 써야 맛이 낸데로 가고 온데로 간다”면서 “손님이 들면 최선을 다해 모시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농장’촌닭백숙과 오리로스구이는 각각 3만원이며 옻닭은 4만원이다. 더덕구이는 1만5천원, 도토리묵은 1만원이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음식여행을 했다. 어느새 오후 4시. 주위 구경에 나섰다. 장작으로 불을 땠다. 연기가 기와지붕을 타고 넘었다. 시선이 이를 따랐다. 가뭇없이 흩어졌다. 인생도 저럴까. 고개를 떨구는 순간 단풍나무가 살짝 흔들렸다. 바람이었다. 서늘했다. 목덜미에 치달았다. 움찔. 바람이 존재(存在)를 깨웠다. 실존(實存). 감동이 물결쳤다. ‘동원농장’은 민박도 가능하다. 여름엔 손쓸 겨를이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이 든다. 가을 겨울엔 아늑하다. 평등부부 내외의 손끝이 매워 불편함이 없다. 혹 가족 단위나 모임을 할라치면 염소 등을 마리째 주문할 수 도 있다. 국립공원안이지만 농장이 있는 곳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매표소에서 요금을 냈더라도 나중에 환불받을수 있다. 발길을 돌렸다. 산 속은 밤이 빨리 찾아든다. 내려 오는 길. 가을이 잠든 단풍사이로 한줄기 햇볕이 쏟아졌다. 또 다른 객(客)이 올라간다. (예약 및 문의, 061-472-2029, 473-7925, 011-610-7426)
맛집 멋집
글/우성진 기자 usc@kjtimes.co.kr
2004.11.2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