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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에는 우리 지역의 대표자를 뽑을 지방선거가 6월 2일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지난 지방선거와 달리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선거를 비롯, 6개 선거와 교육감 및 교육의원 선거를 포함해 8개의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선거 사상 가장 큰 규모이다. 특히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방선거이므로 매우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도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얼마 전 모든 국민의 관심속에 끝난 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얼마 남지 않은 남아공월드컵 축구처럼 경쟁이라는 점에서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선거에 참여하는 국민은 갈수록 줄어들고, 특히 국가선거에 비해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오랜 전통의 중앙 집권제의 정치관습이 지방 경시풍조로 이어져 국민들의 의식에 반영되어 나타난 것 같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스포츠경기에서 선수라 할 수 있는 후보자들의 자질향상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후보자들은 돈으로 국민의 환심을 사거나 학연·지연·혈연 등 감정에 얽매여 일시적으로 지지를 얻으려는 마음을 버리고 국민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이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국민 역시 지방자치 20년에 걸맞는 관심과 참여를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가 우리 실생활과 직결될 뿐만 아니라 국가의 정치엘리트를 충원하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방선거를 통해 한 지역의 지도자로 선출되었던 사람이 국가 지도자인 대통령이 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이렇게 지방선거는 유기적으로 국가선거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지방선거와 후보자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그 자질 등을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할 이유인 것이다. 국민들은 벌써부터 6월에 있을 남아공월드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월드컵을 대비해 벌어지는 평가전에도 열광하고 때론 엉터리 경기에 탄식한다. 나아가 월드컵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선수들의 각 리그에서의 경기성적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이런 축구에 대한 열정을 얼마 남지 않은 6월 2일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으로 돌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포츠경기를 흥미롭게 관람하기 위해서 기본규칙을 알아야 하듯이 선거법에 대한 내용을 정확히 알고 우리가 뽑을 대표자에 대해 4년간의 활동 계획과 공약의 실천 가능성과 정책을 꼼꼼히 따져 최적의 선수인 대표자를 선발하기 위한 목록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4년간 함께 할 대표자에게 환호하고 발전하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서 지금부터 준비할 때이다. 그 첫걸음은 우리 모두 지방선거 참여와 후보자들에게 관심과 격려를 보내는 일임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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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당의 설렁탕이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손님이 찾아가 설렁탕을 주문했다. 그런데 주방장이 나오더니 오늘부터는 된장국을 더 맛있게 만들기로 했다며 된장국 드시기를 한사코 우긴다면? 손님들이 이 식당을 다시 찾아갈까? 또 다른 경우. 100m 달리기 선수들이 경주에 나섰다. 출발선을 뛰쳐나가 선두주자가 50m쯤을 달려갈 때 갑자기 경기진행요원들이 경기를 중단하고 나섰다. 룰을 바꾸겠단다. 지금까지 달려온 것은 무효로 하고 나머지 50m만 가지고 승부를 겨루라고 한다면? 이 승부는 공정할까? 어깃장을 부려본 김에 하나 더. 어느 고등학교의 반장선거. 대부분의 학생들이 반장감이라고 여기는 몇 명의 학생이 있다. 그런데 아는 사람의 청탁을 받고 교장 선생님이 태클을 걸었다. 반 아이들보다는 외부 전문 인사들의 의견이 중요하다며 요상하고 복잡한 반장선거 방식을 강요해 어떤 아이를 반장으로 만들려 한다면? 상식적으로 보면 모두 ‘아니올시다’이다. 그런데 지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다름 아닌 민주당의 광주광역시장 후보 경선 판에서이다. 아무리 정당정치라지만 이건 해도 너무하다 싶다. 온갖 명분을 갖다 붙이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자기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내놓겠다는 속셈을. 모두들 알다시피 민주주의는 대의정치다. 선거를 통해 민심이 표출된다. 선거 이전에는 여론조사를 통해 민심을 헤아려볼 수 있다. 선거이전의 여론조사는 사전모의고사나 다름없다. 여론조사 대상 후보군들은 지난 세월의 활동상황을 가지고 여론조사라는 시험대를 거친다. 시민들은 각 후보별로 지역발전에 대한 공헌도나 의정활동, 혹은 자치단체장 수행성과 등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여론조사에 응한다. 그런데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하찮게 여겨진다면 그건 정작 선거의 당사자인 시민들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가령 민주당에서 선거 2년 전이나 1년 전, 후보경선의 룰을 마련해 이에 따라 모든 입지자들이 활동을 하고 평가가 이뤄져 후보가 결정된다면, 이 경우는 전혀 다르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고 공정하다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둔 지금, 경선 룰이 늦어지면서 민주당이 오락가락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것은 정당의 처사가 아니다. 손님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메뉴에서 빼버리고 주방장이 좋아하는 몇 가지 음식만 내놓고 장사를 하는 식당이 있다면 문 닫는 것은 순식간일 것이다. 그런데 보아하니 주방장 격인 민주당 당권파들이 밀어 주려고 애쓰는 듯한 후보들은 그리 맛있는 음식 같아 보이지 않는다. 한창 진행 중인 경기를 원천 무효시키고 새로 시작하게 하는 주심이 있다면 이는 주심의 폭력이다. 더 친하다는 이유로, 뒤떨어져 있는 선수를 우승시키기 위해 주심이 앞서가고 있는 선수를 뒷줄로 끌어내린다면 이건 민주당이 내세우고 있는 ‘클린공천’과는 거리가 멀다. 공천권 행사는 정당의 고유권한이다. 그러나 정당후보에 대한 심판은 유권들이 내린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민주당은 누구를 후보로 내세우더라도 광주시민들은 어쩔 수 없이 자신들의 후보를 찍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믿는 듯싶다. 시기적으로도 늦었고, 기준도 불명확하고,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이번 민주당의 광주시장 후보경선은 차라리 없었던 일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 시민들은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경선방식은 다 버리고 모두들 무소속으로 출마토록 한 뒤 시민들의 심판을 받도록 하면 개운할 듯싶다. 그런 다음 당선자는 민주당에 다시 복당하면 된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이 무슨 황당한 소리냐고 코웃음을 칠지 모르겠다. 민주당 깃발만 꽂아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는 광주를 무 공천 지역으로 하라니…. 설렁탕 대신 된장국을 먹으라고 하면 처음엔 억울해하다가도 결국은 된장국을 먹어줄 광주시민들인데…. 그런 마음을 먹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럴까? 개그맨들의 표현을 빌자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찍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광주시민들은 그런 착각에 경고를 보내야 한다.
칼럼
남도일보
2010.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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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가 불과 70여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기존 정치판에 밀려 교육감 및 교육의원 선거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저조하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주민이 직접 뽑아 교육자치 원년을 기록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관심은 온통 단체장 등에게 쏠려있는 데다, 입지자들이 선거운동에 발목이 잡혀 자칫 ‘김 빠진 교육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중앙선관위가 그제 내놓은 ‘6·2 지방선거 지침’을 보면 교육자치 실현에 대한 정부 의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즉 10에 10이 ‘안 된다’는 금지조항이기 때문이다. 선관위가 제시한 ‘정당의 교육감선거 관여행위 금지에 관한 운용기준’에는 정당은 교육감 후보자와 정책연대를 하거나 이를 공표해선 안되고, 정당이 교육감 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을 비교·평가해 정당 홈페이지, 기자회견,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공표하거나 당원을 대상으로 홍보해선 안 된다고 못 박고 있다. 이와 함께 정당소속 지방선거 후보자도 특정 교육감 후보자 및 그 정책을 지지, 반대하거나 교육감 후보자와 정책연대를 추진해서도 안 된다는 게다. 문제는 유권자들에게 교육감 및 교육의원 후보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아예 차단된 점이다. 정당이 ▲교육감 후보자와 함께 공개장소에서 연설·대담 등 선거운동을 하는 행위 ▲기자회견 또는 토론회에서 특정 교육감 후보를 지칭해 그 정책을 지지, 반대하는 행위 ▲유권자로 하여금 특정 교육감 후보를 지지, 반대하는 것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는 행위 등을 일체 할 수 없는 게 그것이다. 특히 시·도 교육감은 광주·전남지역 2천여개 교 57만 5천여 학생의 교육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연간 3조 7천억원이란 엄청난 예산을 집행하는 막중한 자리다. 뿐만 아니라 교육관련 각종 규칙을 제정하고 교육과정 운영안을 결정하기도 한다. 또 교사와 소속 공무원 등 3만 5천여명의 인사권도 쥐고 있다. 이처럼 중차대한 교육감과 교육의원 선거가 지역민의 무관심과 선거운동의 제약으로 손발이 묶여있다는 것은 교육자치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성공적인 교육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관심도 있어야겠지만, 이 시점에서는 무엇보다 분위기를 띄우는 일이 급선무다. 물론 선관위가 대민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줄 알지만, 다시 한 번 분발을 촉구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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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의 행보를 보면 역겨움을 금치 못 하겠다. 당원과 지역민의 의견을 묵살한 채 ‘개혁 공천’이라는 명목으로 일부지역 ‘시민배심원제’ 도입에 이어 ‘컷 오프’까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지역민들을 크게 실망시키더니, 이번에는 동교동계 핵심인 한화갑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다며 평화민주당(가칭) 창당을 선언하고 나섰다. 6·2 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계파간 힘을 합쳐도 시원찮을 판에 제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돼 있는 그들에게 또 다시 지역를 맡겨야 한다는 현실이 그저 암담할 따름이다. 민주당은 6·2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이성을 잃어가는 것 같다. 지금까지 경선 룰조차 결정치 못한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 부재는 차치하고라도, 당 지도부가 우격다짐해 도입한 ‘시민배심원제’가 당내 분란을 야기해 곳곳에서 파열음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 소속 현역 기초단체장들조차 당의 공천 횡포에 반발해 속속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어 당의 앞날에 불길한 예감을 지울 수 없다.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6·2 지방선거에서 ‘호남 압승’을 장담하고 있는 민주당의 계산은 착오가 생길 개연성이 매우 높다. 특히 그동안 정치적 침묵을 지켜왔던 한화갑 전 대표가 ‘DJ 정신 계승’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구 민주계 세력을 결집하고 있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어 보인다. 짐작건대 6·2 선거 공천과 관련, 열린우리당 출신의 민주당 지도부가 ‘시민배심원제’를 앞세워 구 민주계 등 특정후보 밀어내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 다시 말해서 현재 구 열린우리당 체제에서는 옛 민주당이 더는 정치세력으로서 존재키 어렵다는 현실을 동교동계가 인식한 것이다. 이같은 추측을 방증케 할만한 근거들은 주변에 널려있다. 예를 들어 민주당 지도부가 사활을 걸고 추진중인 ‘시민배심원제’만 해도 그렇다. 당이 이 제도를 도입한 지역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현역 단체장들이 대부분 옛 민주당 소속인 데 반해,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열린우리당 쪽이란 사실이다. 마치 퍼즐 게임을 보는듯해 우연으로 치부하기엔 설득력이 약하다. 민주당은 더 이상 지역민들을 농락하지 말았으면 한다. 필요할때 갖다 쓰는 ‘약방의 감초’처럼 생각하지 말라는 얘기다. ‘패거리 정치’. 이제 청산할때도 됐지 않은가.
사설
남도일보
2010.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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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가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지역 건설업체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참으로 가상하다. 도는 영산강 살리기사업 총 10개 공구 중 자체 시행하는 918억원 규모의 2개 공구에 대해 다음달 중 착수하기로 하고 지역업체 의무 참여 비율을 49% 이상 될 수 있도록 조달청에 입찰 의뢰했다고 한다. 전남도의 이같은 방침은 가뜩이나 갈증을 겪고 있는 지역 건설업체들에게는 단비나 진배없겠다. 전남도 발주로 이뤄지는 영산강 살리기 생태하천조성사업은 678억원 규모의 1공구와 240억원 규모의 8공구 등 2개 공구에 해당된다. 따라서 도는 다음달부터 영산강 하구둑에서 함평천 합류점까지의 1공구에 해당하는 하도 23.52㎞를 정비하고 50.14㎞의 자전거도로와 휴게데크 19개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그리고 광주시와 담양군의 경계인 용산교에서 담양댐 하류부까지의 8공구 하도에 대해서도 14.41㎞를 정비하고 31.19㎞의 자전거도로 설치와 함께 6.44㎞ 구간을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조성하겠다고 한다. 솔직히 지난해 전남도의회 건설소방위의 도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보면 전남지역 5억원 이상 사업장별 하도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176건에 하도급 금액 4천 883억 4천700만원 중 도내 지역업체 하도급 금액이 880억 3천900만원으로 겨우 18%에 그쳤던 게 사실이다. 하도급의 외지업체 참여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자금의 역외 유출이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전남도가 뒤늦게나마 자체 발주한 2개 공구에 대해 지역업체의 참여 폭을 대폭 넓힌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여기서 좀 더 욕심을 부리자면, 광주시가 발주한 6공구(광주시 경계∼광주천 합류점)와 7공구(광주천 합류점∼용산교) 공사에 대해서도 지역건설업체의 참여비율을 높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지하다시피 요즘 광주·전남지역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금호 아시아나그룹 워크아웃까지 덧씌워져 지역경제는 그야말로 말이 아니다. 현재 영산강 살리기 사업은 사업비 3조 3천634억원을 투입, 담양에서 영산강 하구언까지 117㎞구간 10개 공구로 나눠 추진되고 있다. 만약 전남도의 경우처럼 영산강 살리기 사업에 지역 건설업체를 일정 비율 참여시킨다면 지역경제의 회생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당국은 깊이 고민해 볼 일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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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가 70여일 남았다. 선관위는 정책선거를 유도키 위해 선거 사상 첫 후보자들의 홍보물과 정책공약집 발간·배포를 허용했다. 6·2 선거에 뜻을 둔 이들에게 자신의 공약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올 지방선거부터 단체장 예비후보자의 경우 공약집 발간·판매와 각 세대에 예비후보자 홍보물 발송이 가능하다. 또한 8페이지로 제한된 홍보물도 4페이지 이상 공약 게재가 가능해 공약집으로 대신할 수 있게 됐다.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광주·전남지역에서 이를 활용하는 예비후보자가 극히 적어 실망스럽다. 12일 현재 시·도 선관위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등록자는 10명(시장 8, 도지사 2명)을 비롯해 시·도교육감 10명(광주 5, 전남 5), 기초단체장 53명(광주 30, 전남 23명), 광역의원 및 기초의원과 교육의원 등 모두 474명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10여 명만이 정책자료집을 발간해 배포했을 뿐, 나머지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알 권리를 묵살하고 있다. 지역 예비후보들이 홍보물과 공약집 배포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원인 중 하나는 ‘민주당 공천=당선’이라는 뿌리깊은 인식 탓이다. 즉 정책대결보다는 공천권을 행사하는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에게 줄서기를 하는 게 오히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만큼은 얄팍한 셈법이 통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다. 한 예로 민주당 소속 현역 단체장들이 속속 당을 떠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정치 현상은 선거철만 되면 되풀이 되는 민주당의 공천문제를 비롯해 당 운영이 민주적인지 못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여기엔 유권자들의 깨어있는 의식도 한 몫했다고 본다. 구차하게 민주당 공천에 연연치 않고 정책으로써 지역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소신 정치인이 있다면 박수를 보낼 일이다. 지방정치 발전을 위해 특정 정당이 오랫동안 지역 맹주를 자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때문에 이번 선거부터는 특정 정당의 공천보다 인물과 정책 위주의 선택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재차 강조하지만 지역정치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6·2 선거는 인물과 능력, 정책 및 공약이 선택 기준의 핵심 잣대가 되어야 한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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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성장한다’는 뜻이다. 보통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얘기할 때 곧잘 인용되는 성어 중의 하나이다. 『예기(禮記)』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옥을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될 수 없고, 사람은 배우지 않으면 도(道)를 알지 못한다. 좋은 안주가 있더라도 먹어보아야 그 맛을 알 수 있듯이 지극한 진리가 있다고 해도 배우지 않으면 그것이 왜 좋은지 알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배우고나서야 자기의 부족함을 알 수 있으며,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다. 어려움을 알고난 뒤에 스스로 강해질 수 있다. 그러므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성장한다고 하는 것이다.” 한무더기의 돌들을 보면 처음에는 모두다 똑같은 돌로 보인다. 그러나 눈밝은 이는 금세 옥돌이 될 원석을 찾아낸다. 옥돌이 처음부터 빛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손길을 거쳐 수십번 다듬은 뒤에야 비로소 제 빛을 발한다. 사람도 이와 같아서 저마다 처음에는 무명(無明) 상태에 놓여 있다. 개개인이 지닌 잠재적 가능성이 아직 펼쳐지지 않는 때이다. 스승의 가르침을 받아 배움과 수신(修身)에 힘쓰면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찬란히 빛나는 옥돌처럼 우뚝 설 수 있다. 이때 원석을 다듬어 옥돌이 되게 하는 이는 바로 스승이다. 스승과 제자는 서로 상하관계가 아닌 상호보완적인 관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스승의 이끌어주심은 거리의 이정표와 같다. 스승은 나에게 배움을 전해주는 사람이다. 배움에 대한 중요성은 “사람이 살면서 배우지 아니하면 어둡고 어두워 마치 밤에 길을 다니는 것과 같다.”고 강조한 태공망(太公望)의 말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스승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스승 또한 완전한 인간이 아닌 탓에 막상 가르침의 현장에 서면 자신의 지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히려 제자들과 서로 주고받는 문답에서 더 큰 가르침을 얻을 때가 더 많다. 스승이라는 권위만을 내세우지 않고 제자들의 말을 귀담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인 사제관계는 주종관계에 지나지 않을뿐더러 학문의 퇴보만을 가져온다. 진정한 스승은 제자의 앞길을 터준다. 자신을 넘어설 때 스스로 기뻐하는 게 바로 스승의 마음이다. 각급 학교의 신학기가 시작됐다. 사제의 정을 느껴보는 봄날이었으면 좋겠다.
칼럼
남도일보
2010.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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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로 말미암아 대량 홍수는 말할 것도 없고, 혹한과 혹서 등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환경재난이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초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아이티와 칠레의 지진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대미문의 대형 재난으로 인하여 한 국가가 존망의 위기까지 가는 것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또한 서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인 투발루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해수면이 높아져 이미 수도가 물에 잠겨버렸고, 전 국토가 수년 안에 흔적도 없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을 것이다. 이미 국토포기를 선언한 바 있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국가적인 ‘기후난민’ 발생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구온난화의 대부분의 원인제공은 선진국이다. 그러나 그 피해는 가난하고 약한 나라들에게 집중적인 환경재난으로 미치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지구적인 기후변화 위기의 최대 원흉으로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거론하고 있다. 인류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문명의 이기에 대한 뼈아픈 자기성찰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의 해소를 위한 적절한 대안을 찾기 위한 인류의 온갖 노력이 눈물겹기만 하다. 이런 시점에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얼마 전 정부의 ‘여객 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개정·시행에 따라 999cc이하 경차택시 제도가 도입되고 곧바로 이어지는 낭보는 무척 고무적이다. 지난 달 24일부터 경기도 성남시에서 전국 최초로 22대가 운행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또한 강원도 강릉과 원주에서도 금년 상반기 중에 운행할 예정에 있다 하니 더욱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평소 나는 경차택시 도입을 강력히 희망해 왔다. 경차 운행에 의해 대기환경의 질 개선효과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의 질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차로의 면적을 많이 점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 운행 또는 교통체증 때 오염물질 배출량이 일반택시에 비해 37.1%가량 적어 대기환경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셋째, 이용요금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기본요금은 2Km까지 1천800원이고 주행요금은 187m당 100원으로, 중형택시 기본요금 2천300원과 비교하면 약 77.7% 수준이다. 넷째, 기동성이 뛰어나고 차량·주차 면적이 적기 때문이다. 다섯째, 중형택시에 비해 연간 450만원의 연료비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37.2%가 절감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3∼4명의 사람들이 승차하기에 좁은 실내공간과 큰 짐 싣기에 부족한 트렁크, 중형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승차감은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한 지구환경을 살리기 위해 우리의 조그만 불편이 큰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우리의 노력을 모두 다해보아야 할 것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고, 땅덩어리도 비좁고, 주차 공간도 협소한 나라에서 연료소비가 많고 도로를 넓게 점유하는 중형차가 많은 것은 막대한 국가적 낭비다. 우리나라처럼 경차가 보급되어야 할 이유가 많은 나라도 얼마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경차의 보급률은 아시다시피 참담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져볼수록 더욱 그 가치가 높아지는 경차택시의 이용확대를 위한다면, 정부는 정부대로 경차택시 운행에 따른 대중교통 보조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본다. 더불어 국민들은 국민들 나름의 슬기와 지혜를 모아 지구도 살리고 가계와 나라의 살림도 활짝 펴는 경차 이용에 앞장서 나가야 할 것이다. 이것만이 우리와 세계 시민들이 오래도록 행복하고 번영하는 최선의 길이며, 인류공멸의 시간을 미루는 지혜를 바탕으로 한 한발 앞선 자기실천임을 나는 믿는다.
칼럼
남도일보
2010.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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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국인 유학생들을 초청, 애로사항을 들어보고 광주에 공부하러 왔으니 한 눈 팔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도록 부탁하였다. 아울러 광주가 ‘제2의 고향’이라는 것도 잊지 말도록 말하고 우리 지역으로 중국 유학생을 유치해 주도록 부탁을 했다. 그들은 “광주지역으로 유학생을 많이 소개하고 싶어도 중국에서 광주에 올 때 국제공항이 없고, 인천공항에서 광주에 오기가 가장 불편하기 때문에 소개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한편 내가 알고 있는 사람 중에 기러기 아빠 노릇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아들과 딸이 모두 캐나다에서 학교를 다닌다. 부인도 자녀들을 돌보기 위해 현지에 체류 중이다. 그는 매월 월급을 받자마자 가족에게 송금하고 나면, 남는 것은 아파트 관리비와 얼마 안 되는 용돈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동계올림픽 개막전 그에게 휴가를 내어 밴쿠버로 오면 어떠냐고 연락을 해왔지만, 항공료 부담 때문에 갈 수 없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해외로 송금하는 유학·연수수지를 처음 공식집계한 1993년 이후 지난해까지 17년째 적자를 보이면서 누적적자액은 350억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서비스수지 적자를 가중시키면서 같은 기간 수출 등으로 벌어들인 경상수지 누적 흑자액 1천505억달러의 23%나 된다. 해외로 떠나는 한국인은 많은데 국내로 유학을 오는 외국인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유학연수 수입은 5천490만달러로 해외 송금액의 1.3%에 불과했다. 이 같은 유학·연수수지 적자는 열악한 한국 교육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다. 영어열풍 등 부모와 학생들의 교육 기대는 높지만, 국내 공교육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획일적인 대학교육을 받고 나서 취업도 어려워지자 해외유학이나 연수를 필수코스로 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해외로 나간 초·중·고교생은 3만명, 대학 이상 유학생은 24만명으로 총 유학생은 27만명에 달했다. 정작 우리나라는 1/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반여행수지는 환율과 경기 상황에 따라 변화가 있지만 유학수지 적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1월에도 여행수지는 4억 달러 적자였으나, 유학수지 적자는 5억 달러로 더 많았다. 이는 국가 경제에 상당히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가계에도 타격을 준다. 단칸방에서 살며 수입의 대부분을 송금하는 기러기 아빠는 주변에 흔한 일로 돼 있다. 유학이 늘어나면서 가계 살림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지난해 국제수지에서 일반여행 지급액 대비 유학 지출 비중은 30%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0년 13.5%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이미 유학이나 연수를 보낸 자녀를 위해 송금을 계속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처럼 환율이 오를수록 기러기 아빠들이 받는 타격은 더욱 크다. 대학생 어학연수도 급증하고 있다. 취업을 위해 영어 실력을 높이면서 해외 체류 경험도 쌓기 위해서다. 지난해 4월 기준 대학 이상 어학연수 중인 학생은 전체의 5%인 10만명에 달했다. 해외 유학에 집착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국내 교육환경과 맞물려 있다. 교육 개혁이 선행돼야 해외 유학비 명목의 대외 지출을 줄여 서비스수지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교육의 질적 개선을 주문한다. 특히 영어 등 외국어 공교육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수요자는 국제화에 맞춘 교육을 희망하는데 교육시스템은 여전히 뒷걸음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서비스수지 적자이고 그중 대부분이 유학이나 해외연수 때문이라며 근본적으로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춰 국내 교육 서비스 질이 개선돼야 하고, 규제를 과감히 완화해서 교육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진단했다. 유학생 유치는 거시적(巨視的)으로 보면 우리에게 많은 이익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를 여러 나라에 알리는 선전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유학수지 적자도 개선할 수 있다. 유학생 유치를 위해서는 대학들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광주·전남이 무엇을 도와주어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보아야 하며, 특히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가장 불편한 점이 국제공항이란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3.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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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다.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이라는 위기에 내몰린 금호타이어 노조가 끝내 불행을 자초하고 말았다. 기업 회생을 위한 회사측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반발한 노조가 엊그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결국 ‘찬성’ 쪽으로 결론을 냈다. 이에 회사측은 직장폐쇄나 공장폐쇄로 맞설 태세여서 사태의 악화는 불을 보듯하다. 실제 노조의 파업이 이뤄지면 워크아웃이 진행되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의 긴급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회사 회생에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은 자명하다. 특히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의 노사 갈등을 이유로 법정관리 등 최후의 경영전략을 검토할 가능성도 높아 금호타이어는 그야말로 존망의 갈림길에 서 있는 형국이다. 게다가 채권단에서 최악의 경우 공장 폐쇄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알다시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사실상 금호타이어의 모태인데다 특수차량 타이어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자동화 시설이 없고 높은 인건비 등으로 인해 생산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터다. 워크아웃 추진 초기부터 광주공장 폐쇄설이 불거진 것도 모두 그런 이유다. 즉 채권단으로서는 광주공장을 폐쇄하더라도 손해볼 것이 없다는 것이다. 생산설비를 곡성이나 평택 등 다른 공장으로 이전해도 충분히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게다. 여기에 또 민주노총 광주본부와 금속노조 광주·전남본부가 금호타이어 노조와 연대, 오는 4월 1일 총파업 투쟁에 나서기로 하면서 금호사태에 기름을 들붓었다. 정말 답답할 노릇이다. 문제는 금호타이어 노조 파업은 단지 그들만의 일로 치부돼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금호타이어 노조의 파업은 그동안 자금난에 시달려온 광주·전남지역 280여개 협력업체에 직격탄이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노조는 오는 15일까지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16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벼르고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금호타이어 노조 파업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생각해서라도 파업은 절대 안된다. ‘워크아웃 중 파업은 공멸’이란 인식은 노사도 공히 인식하고 있을 줄 안다. 시간은 충분히 남아있다. 16일 쟁의행위에 앞서 막판 극적 타결을 기대한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서로가 살 수 있는 공생의 길을 찾길 바란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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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다’는 뜻으로 한번 저지른 일은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는 말이다. 복배지수(覆杯之水), 복수불수(覆水不收)로도 쓰인다. 주(周)나라 문왕(文王)이 사냥을 나갔다가 한 노인을 만났는데, 위수(渭水)에서 한가롭게 낚시를 하고 있었다. 행색이 남루하고 초라하여 그냥 지나치려고 했지만 문왕은 자꾸 신경이 쓰여 노인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단 몇 마디 주고받았더니 세상의 이치를 정확히 꿰고 있는 노인의 식견에 탄복하고 이내 스승으로 맞아들였다. 문왕은 “우리 태공(太公)께서 당신 만나기를 줄곧 기다리셨습니다.”고 하여 태공망(太公望)이라고 불렀다. 이 고사에 따라 낚시를 즐기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노인의 성씨인 ‘강(姜)’을 붙여 강태공(姜太公)이라 부르게 되었다. 태공망은 문왕을 만나기 오로지 독서에만 열중하였지만 가정형편은 끼니를 잇지 못할 만큼 궁색했다. 굶주림을 견디지 못한 부인 마(馬)씨가 집을 나갔다. 훗날 태공망이 입신출세하자, 소문을 듣고 마씨 부인이 찾아왔다. 부인 마씨가 다시 함께 살고 싶다고 하자, 잠시 생각에 잠긴 태공망은 물동이에 담긴 물을 땅에 쏟아놓고는 그 물을 물동이에 도로 담아보라고 했다. 마씨가 담아보려고 했지만 이미 물은 땅속에 스며든 뒤였다. 태공망은 안절부절해 하는 마씨를 향해 정색하고 말했다. “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듯이 한번 떠난 부인은 다시 돌아올 수 없소이다.” 가난 때문에, 무능한 남편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떠났던 부인이 자신의 명성을 듣고 다시 찾아왔지만 태공망은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갖춰야 할 덕목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신의(信義)이다. 어려운 가정형편을 돌보지 못한 태공망도 일말의 책임은 있다. 정작 부인은 남편의 뜻을 이해하고 믿어주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리라는 소박한 믿음조차 갖지 못했다. 사람사이에서도 신의가 이처럼 중요한데 부부사이는 더 말해 무엇하랴. 『습유기(拾遺記)』에 나오는 말이다. 선거 때가 다가오니 저마다 자신이 적임자라고 핏대를 세우며 외친다. 철새처럼 여기저기 옮겨다닌 흔적들만 눈에 띈다. 오로지 한길만을 걷는 자의 꾸준함이 아쉽다.
칼럼
남도일보
2010.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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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데이(3월 14일)가 다가온다. 화이트데이는 우리나라, 일본, 타이완 등 동남아 국가에서 사랑하는 사람끼리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다. 발렌타인데이에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코릿을 선물하며, 한달 뒤인 화이트데이에는 반대로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을 선물로 준다. 화이트데이의 기원에는 여러가지 설이 있으나 1965년 일본의 마시멜로 제조업자가 만들었다는 설로 ‘마시멜로데이’로 불리다가 나중에 화이트데이로 바뀌었고 이후 초콜릿 제조업체에서 화이트 초콜릿을 판촉하기 시작, 초콜릿이나 사탕을 사랑하는 여자에게 선물로 주는 날이 되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국적 없는 기념일이 얄팍한 상술에 넘어가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사탕과 초콜릿 등을 가까운 이에게 선물하고 사랑을 고백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이들이 이날을 기념하여 서로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2010년 화이트데이에는 사탕과 함께 한 송이의 백색 장미꽃을 선물하면 더 좋지 않을까? 10여년 전만해도 꽃가게에 가면 외국에서 만들어진 장미로 가득 채워져 있었으나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부터 본격적인 품종개발이 이루어져 지금은 100여종의 품종이 육성되었고 가까운 꽃가게 어디서나 국산품종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구입하는 장미 한 송이에는 10∼20원의 로열티가 포함되어 있다. 외국 장미 재배에 따른 로열티 지출규모는 2008년 47억원으로 많은 돈이 외국품종을 사는데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로열티를 경감하고 외화지출을 억제하기 위하여 국산품종에 대한 개발이 꾸준히 진행되어 이젠 시장점유율 10% 대에 진입하였다. 많은 국산품종 중 전남에서 개발한 ‘이노센스’품종은 꽃잎의 색깔이 백색으로 순결, 순진, 청정의 의미를 담고 있어 화이트데이의 의미와 잘 어울릴 수 있는 장미이다. 우리나라에서 만든 백색장미를 화이트데이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한다면 상대에게 더욱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선진국이며 잘 사는 나라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야 하고 더불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고 생활문화도 그에 걸맞게 성숙되어야 한다. 꽃의 생활화라는 측면에서 다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꽃은 사람이 출생하고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즐겁거나 슬프거나 항상 우리와 함께하는, 우리와 가장 가까이 접하는, 가장 친숙한 생활용품 중의 하나일 것이다. 각국의 문화적인 차이가 상존하나 유럽에서는 식료품 가게에 가기 전에 꽃가게에 들러 집안을 장식하는 꽃들을 산다고 한다. 특히 우리들이 꽃을 바라보는 관점도 사치스러운 소비로서의 인식이 아닌 우리 삶 속의 꽃 문화로 인식이 변화되어 현재의 소비문화와 패턴이 개선되었으면 한다. 향긋한 봄철에 꽃 한송이, 한개의 화분을 가정과 직장에서 구입하여 기르는 것이 기름값과 비료값은 인상되고 꽃 소비는 정체되어 어려움에 처한 농업, 농촌, 농업인을 돕고, 자신의 생활환경도 활력이 넘치게 바꾸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칼럼
남도일보
2010.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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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이다. 돌고 도는 것이 어디 역사뿐이겠는가. 돈이든 권력이든 흘러 변화하지 않으면 이 세상 얼마나 숨 막히고 답답하랴. 돌고 돈다는 말은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씨앗이 처음부터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의 운명은 노력과 의지에 의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말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조선의 제 26대 고종의 부인 명성황후의 운명만 보더라도 돌고 도는 세상의 이치가 명백해진다. 여흥 민씨 민치록의 따님인 황후는 오로지 몰락 양반의 후예로서 집안은 힘이 없고 뭐 뚜렷이 내세울 것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왕비로 간택이 된 배경을 갖고 있다. 고종의 아버지 흥선 대원군은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자 왕비의 친정 세력 곧 외척을 무척 경계하였다, 그에 따라 고종에 앞선 순조, 헌종, 철종 대의 외척 세력의 폐단을 들어 아들 고종에게는 친정 세력이 약한 집안의 규수를 골라 결혼하게 하였는바 황후는 그런 연유로 입궐하게 된 것이다. 8세에 부모를 잃은 그녀, 혈혈단신으로 내세울 것 없었지만, 그녀는 총명하고 정치 감각이 있는 분이었다. 총명과 감각으로 그녀는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처한 상황을 반전시키곤 하였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일본과의 유대 속에 강화도 조약(1876)을 체결하고 시아버지 대원군의 생각과는 달리 개화정책을 주도적으로 펼치는 등 미미한 처지에서 한 나라를 움직이는 거대한 세력으로 운명의 전환을 이루었다. 하지만 달도 치면 기운다는 말이 괜한 감언이설이 아니질 않는가? 민씨 피붙이를 동원한 무리한 개화 정책은 위정척사파와 대원군의 반발을 불러 일으켜 임오군란(1882)이 일어나 그녀가 살해당할 뻔 했다. 다행일까? 청나라의 도움으로 위기를 돌변시켜 대원군을 청나라로 내몰았다. 하여 세력을 다시 얻은 황후는 무리한 자기 주도형 개화정책 때문에 일부 개화파의 불만을 낳아 갑신정변(1884)이 일어나 정치 권력에서 쫓겨난다. 운명이란 돌고 돈다고 했던가? 청국의 힘을 빌어 황후는 다시 정치 일선에 복귀하지만 동학농민봉기(1894)로 처음에는 황후에게 힘을 주었던 일본인의 내정 간섭에 의해 위기를 맞게 되는데 이때에도 러시아 세력을 끌어들여 일본에 대항하면서 상황 반전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조선에 와 있던 일본의 미우라 공사는 자신이 소환될 것에 위기감을 느끼고 을미사변(1985)을 일으켜 황후를 죽이고 마니 아, 이 어찌 돌고 도는 운명이 아니겠는가? 우리 이 대목에서 분명히 하고 갈 것이 있다. 일본인에 의해 우리의 국모가 죽임을 당한 역사적 사건을 두고 명성황후 시해(弑害)라고 해야 되는가, 아니면 살해(殺害)라고 해야 옳은가? 시해는 신하가 왕이나 왕비를 죽인 경우에 쓰는 말이다. 그러니 명성황후 시해라 하면 일본과 우리가 같은 나라 사람이란 뜻이 된다. 다시 말해서 신하가 백성을 죽인 셈으로 조선과 일본이 하나라는 한일합병의 묵인이 되는 것이다. 이 어찌 무심코 넘길 말인가? 명성황후는 일본인에 의해 무참하게 죽임을 당한 것이니 천인공노할 일이다. 분명 살인 행위인 살해인 것이다. 내년부터 국사가 고교 선택 과목으로 전락한다고 한다. 얼마 전 뮤지컬 명성황후를 보러갔다. 막내아들은 처음부터 줄곧 졸기만 하길래 왜 재미 없느냐고 물었더니 무슨 뜻인지 전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어댔다. 그렇다. 중학교 2학년이라 근·현대사를 배우지 아니한 탓이다. 국사가 선택인 나라, 이웃 나라들은 국어와 국사 교육을 강화하면서 독도를 내놓아라, 고구려 역사를 가져간다 등 야단법석인데 우리는 왜 이 모양 이 꼴로 철학과 신념 없이 정체성을 상실해 가고 있는지? 혹시 교육 관계자와 친일 관련은 없는지, 아니면 정말 글로벌시대니까 국수적인 사고나 키울 게 빤한 국사 따위를 배우는 게 영어나 다른 외국어를 배우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해서 그러는지, 모를 일이지만 뿌리 없는 나무가 어찌 튼튼히 자랄 수 있으며 근원 없는 강물이 어찌 오래토록 바다를 향해 젓줄을 대어줄 수 있겠는가? 어제 3월의 대설이 전국을 백색으로 뒤덮었다. 봄에게 쉬 겨울을 내주지 않겠다고 저리 강단을 보이는데, 항차 일국의 역사를 그리 가벼이 생각하다니….
칼럼
남도일보
2010.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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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6·2 지방선거에서 ‘당원 추천제’를 시도해 볼 모양이다. 이 제도의 골격은 경선을 치르기 전 예비후보자들이 당원들로부터 일정 수의 추천을 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일단 취지는 좋다. 그런데 제도 도입을 둘러싸고 6·2 지방선거에 나서는 예비후보자들 사이에서 반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당내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는 것은 제도 시행에 있어 문제가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당원 추천제’를 도입하면서 각 선거구별 당원 추천인 정수 현황을 지역별 인구수와 18대 총선 당시 지역에서는 민주당 지지율, 후보자 수 등을 배점기준으로 산정, 점수 총합에 따라 추천인 정수를 달리하고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동구와 광산구청장 예비후보자들은 당원 600명, 서구와 북구는 840명, 남구는 480명의 당원들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광역 및 기초의원 예비후보자들도 선거구별로 180~300명의 추천을 받는 것도 의무화 했다. 문제는 ‘당원 추천제’가 정치 신인에게는 매우 불리한 구조로 돼 있다는 사실이다. 단적인 예로 추천인 수가 규정에 미치지 못하면 경선참여 자격을 박탈한다는 항목이다. 아무래도 정치신인들은 당내 기반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때문에 예비후보자들은 추천서 1장을 받기위해 자신을 비롯해 주변 사람들을 민주당에 입회시켜야 하는 큰 부담감을 안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민주당이 예비후보자들이 당원들로부터 일정수의 추천을 받지 못할 경우 당내 경선에 뛰어들지 못하도록 쇄기를 박은 데 이어 각 선거구별 당원들이 기초단체장 및 광역, 지방의원 3개 선거구 출마자 중 단 1인에게만 추천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즉 ‘당원 추천제’는 정치 신인들에겐 사실상 사약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솔직히 민주당의 ‘당원 추천제’ 도입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사실 6·2 지방선거와 관련한 민주당의 일련의 행보를 보면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당헌·당규를 내세워 경선 참여자들로부터 기탁금의 30%를 공직 선거후보자 추천심사 등록비로 거둬들이는 것에서부터, 선거가 코 앞인 데도 경선 방법을 놓고 분란이 끊이지 않는 것들이 그것이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도 ‘막대기 당선’이라는 근대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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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흥취와 반가운 비’라는 뜻이다. 봄비는 가늘게 내린다. 약한 빗줄기 탓에 대낮에는 비가 내리고 있는지 모를 정도이다. 그러나 밤이 되어 사방이 조용할 때면 대지를 적시는 소리가 조심스레 들린다. 농가에서는 농사준비로 한창 바쁘게 움직인다. 반갑게 내린 비 덕분에 땅심은 제 고집을 꺽고 부드러워졌다. 우비를 쓴 농부가 경운기로 논밭을 갈고 뒤엎는 모습이 한결 평화롭다. 봄날 내리는 비는 반갑다. 옛 시인들 또한 봄비를 예사로 넘기지 않고 시와 노래로 즐겼다. 고려말의 충신으로 이름난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 1337-1392)의 시 을 떠올린다. 그는 봄날의 기쁜 마음을 이렇게 읊었다. “봄비 가늘어 방울로 맺히지 못하고[春雨細不滴]/ 밤중에 보슬보슬 빗소리 들리네[夜中微有聲]/ 눈 다 녹아 남쪽시내에 물이 불고[雪盡南溪漲]/ 풀잎의 새싹은 얼마나 돋았을꼬[草芽多少生]”라 하며 봄날의 흥취를 오언절구(五言絶句)의 절제된 시어로 노래했다. 1구에서 부슬부슬 내리는 비는 빗방울로 맺히지 못한다. 처마 끝에서 시원스레 떨어지는 낙숫물조차 기대할 수 없다. 1구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2구에서도 이어진다. 귀를 기울이면 무슨 소리가 들려올 것만 같다. 그것도 아주 미세하게 말이다. 1구의 ‘가늘다[細]’와 2구의 ‘미세하다[微]’는 서로 비슷한 뜻을 가지면서 봄날의 고요함을 한층 깊게하고 있다. 3구에서 개울가에 갑자기 불어난 물소리로 화제를 바꾼다. 시인은 봄비가 아닌 아직 남아 있던 잔설(殘雪)이 녹아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이 불어난다[漲]’에서 앞의 ‘세(細)’와 ‘미(微)’와는 어감이 다르다. 곧 봄날의 기운생동(氣運生動)함을 보여준다. 이처럼 한시(漢詩)는 시상의 전환, 곧 분위기를 새로 바꿈으로써 독자에게 새로운 눈을 뜨게 해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4구에서 시상을 정리한다. 풀잎의 새싹이 얼마나 돋아났을까 하는 궁금증은 순전히 시인의 상상력이다. 겨우내 언 땅을 여린 잎으로 밀치고 솟아올라 싹을 틔우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봄비에 촉촉하게 젖은 싱그러운 새싹을 생각하니 어찌 봄날의 흥겨움이 일지 않겠는가. 이 비 그치고 나면 온 산하에 새생명이 거뭇거뭇 피어오르고, 새들은 제짝을 찾는 노래소리로 가득찰 것이다. 내마음 속에서 봄날의 흥취가 무릇무릇 솟아나고 있다.
칼럼
남도일보
2010.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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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然의 有形은 詩요, 詩의 無形은 自然’이다. 이렇듯 우리나라를 일컬어 삼천리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고 했지 않은가. 특히 이중 남도 광주 전남 땅의 산야, 강, 리아스식 해안 등은 어느 나라 못지않은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그야말로 詩 자체라 하겠다. 시가 널려있는 문학의 산실로서 시성을 바탕으로 증명이나 하여 주듯 고려 해동 제일 문장가였던 광양 태생 김황원이라든가 조선조 10대작가 모두가 광주 전남 출신임이 지봉유설에서 밝혀졌는가 하면 만여 편의 한시, 가사문학 등 말로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매천 황현의 절명시는 문학인으로서 순교한 세계사적 초유의 일로 이러한 문학정신이야말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오늘날 산자들에게 애국애가 무엇인지를 높여준 쾌거라 아니할 수 없다. 문학의 맥과 전통이 도도한 물줄기처럼 오늘을 밝히는 역사 속에 대한민국 문학메카는 그 힘찬 진군을 해오고 있다. ‘대한민국 지역문학 전국 시 도 문학인교류대회’가 매년 이어져 옴 역시 대한민국 문학메카임을 확고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 까닭에 미래의 크나큰 역사 속에 남도가 문학사에서 찬란하게 살아있음을 자타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2010년은 성스러운 백호의 해다. ‘대한민국 지역문학 전국 시 도 문학인교류대회’ 역시 10년을 맞고 있으며 6월 2일 지자체선거도 곁들어 있는 해다. 희망찬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딛고 선조들의 정신을 계승하여 그 찬란한 문학의 꽃을 영원히 피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문학인들과 부대껴 오면서 느낀 실망과 아쉬움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인류 역사에 없는 단어를 창조하여 이루고자 하는 ‘문학메카 성지조성’이야말로 얼마나 설레이며 끝없는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하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필자는 숫한 세월을 끌어안고 오느라 보금자리였던 집마저 저항 없이 넘겨주고 시골로 2월 21일 일요일에 새로운 은신처로 입주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다시 삶의 역사를 창조하느라 새벽을 두드리며 일상에 임하고 있다. 홀로 문학메카 창조와 성지조성을 위한 기반구축을 위한 희생은 너무나 크다. 만인을 위하고 후세에 까지 밝혀 이어져가는 거대한 역사적 탄생이기 때문이다. 옛말에 人事加知라 하는 말이 전해오고 있다. “이제 사람들이 가히 알 것이다”는 뜻. 지금 인류 사회의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 백호의 해 2월 9일 오후 6시 8분 수도 서울에도 지진이 일어났음은 남의 나라 일이 아닐 것이다. 인간은 자기 마음대로 생을 누릴 수 없는 것이다. 움크리고 앉아 자기 욕구에만 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진실된 인간이란 자신을 통한 역사창조를 해나가는데 있다. 많은 배려와 희생을 통하여 미래를 위한 자기 발견을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마침내 때가 도래했다. 이러한 예언적 이야기들을 범상히 지나치면 어떻겠는가. 많은 후회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어찌됐든 성스럽고 활기찬 백호의 해. 우리는 기필코 힘차게 시작하여 무언가를 이룩하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 역사를 창조하여 이룩한 그 중심에서 우리 모두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길은 ‘대한민국 문학메카 성지 조성’만이 그 뜻을 이룩할 수 있는 길이라 하겠다.
칼럼
남도일보
2010.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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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간산의 짧은 여행을 무엇인가 있었다는 경험으로 바꾸는 행동에 사진 찍기가 있다. 그러나 그렇게 찍은 사진은 찍을 때의 희망과는 달리 보관하는 일에 게으르다. 남들이, 심지어는 가족까지도 그 사진에 대하여 별로 호기심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도 그 사진에 대하여 흥미가 사라진다. 소신이나 목적이 없이 여행하는 사람들이 도달하는 일반적 종점이다. 그러나 여행은 사진 찍기에 신이 난 철없는 처음 여행이 그래도 오래 기억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진 찍기는 비교적 젊은이들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지난번 하얼빈 여행에서 나는 별로 사진 찍는 일에 흥미가 없었다. 사실은 사진기를 지니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찍지 않은 사진이 별로 후회로 남지 않는다. 사진 찍을 기분이 아니었다. 이번 하얼빈 여행에서 가지고 돌아온 것은 자기를 상실한 느낌이었다. 이것은 비단 여행 목적지가 중국에 한정되는 일은 아니다. 역사가 오랜 유럽에서도 겪는 상실감이다. 그 상실감은 자기 성찰로 이어지고 그 자기 성찰은 자기 성장의 과정이기도 하다. 목적지에서 찍은 사진이 허무하다고 느끼는 것은 자신이 그 목적지의 문화와 다르다는 자기 정체성의 확인 때문이다. 가령 여행기를 남기는 일이나 감상을 적는 일 등도 큰물에 섞이는 자기 상실의 확인절차에 불과하다. 남의 역사를 함부로 말할 일이 아니다. 그것은 깊은 연구가 없이 접근했다는 증거로 남기 때문이다. 여행하면서 내가 사진기를 챙기지 않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나의 마음속에 새기는 사진이 아니면 사진의 의미가 없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그것이 철이 들면서 여행 기피로 연결된 듯싶다. 내가 하얼빈 여행이 허무한 것으로 느껴지는 중요한 일에 안중근 의사의 유적에 대한 중국 현지 보관 방법에 있다. 안 의사에 대한 나의 감정은 하얼빈과 한국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 착각 속에 있었다. 그러나 거기는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었다. 그리고 새삼스러운 일이지만 안 의사는 중국인이 아니라 한국인이었다. 나는 안 의사의 의거가 세계 평화에 기여했다고 믿고 있지만은 그것은 중국인의 생각과 일치한 것이 아니었다. 안 의사에 대한 나의 감정은 하얼빈역 앞에서 확인하고 싶었지만은 거기엔 아무 유적도 서있지 않았다. 하얼빈 공원에 세워진 동상은 철거되고 그 분이 처형된 여순으로 이설되었다가 거기도 아닌 결국 한국으로 들어왔다. 안 의사는 중국인이 아니라는 인식에 입각한 것이다. 이것은 연변 일송정에 서 있는 소나무의 수난과 관계가 없지 않다. 오늘 중국은 중화사상의 실현에 몰두하고 있다. 그것은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전통적 사상에 근거하고 있다. 그것은 중국의 중요 거리나 공원에 칼 막스나 레닌의 동상이 보기 어렵다는 주장과 관계가 있다. 이것은 중국 공산당의 방향 설정이기도 하였다. 중국과 중국 사람들은 공산주의를 하나의 역사적 방법론으로 인식할 뿐 근본적이거나 원리 주의적으로 인식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중국 공산당의 발전사와 관계가 있고 항일운동의 기본 사상이기도 하였다. 그것은 승리로 이끈 팔로군 장정의 기본적 전략이기도 하였다. 중국 공산당 초기의 볼세비끼 지도이념에 대한 마오쩌둥의 승리이기도 하다. 이것은 물론 서구의 민주주의 사상과의 거리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어떤 사상보다 중화사상이 정전인 것이다. 안중근 의사에 대한 그들의 태도에도 그 중화사상의 영향이 크다. 지난 해 안 의사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하얼빈에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였지만은 그것은 하얼빈 조선족 예술회관의 한 층에 한정되었다. 정율성 선생의 기념관이 광범위하고 독립된 건축물이란 점과 잘 대비된다. 그들의 중화사상은 중국인이 아닌 사람을 결코 그들의 영웅으로 섬기지 않는다는 분명한 자세이기도 하다. 이런 사실들을 현지에서 확인한 만큼 평생 외국문학에 매달린 내가 새삼스럽게 하얼빈 여행을 자기 성찰로 정리한 것은 만시지탄이 없지 않다.
칼럼
남도일보
2010.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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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이번 6·2 지방선거를 이용해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짙은 인상을 주고 있다.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명시된 ‘공직선거법 제56조 제1항’을 내세워 경선 참여자들로부터 기탁금의 30%를 공직선거후보자 추천심사 등록시 등록비로 납부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 백만 원에 달하는 공직선거후보 추천심사 등록비를 내야하는 경선 참여자들의 불만도 불만이려니와 특히 이를 지켜보는 지역 유권자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민주당의 당헌·당규대로라면 시·도 단체장 선거 후보자의 경우 기탁금 5천만 원의 30%인 1천500만원을 등록비로 중앙당에 납부해야 하고, 자치구 시·군 단체장 선거 후보자는 300만원(기탁금 1천만원), 시·도의원 선거 후보자 90만원(기탁금 300만원), 자치구·시·군의원 선거 후보자는 60만원(기탁금 200만원)을 광주시당과 전남도당에 납부해야 한다. 또한 비례대표 시·도의원 선거 후보자와 비례대표 자치구·시·군의원 선거 후보자들도 각각 기탁금 300만원과 200만원을 등록비로 내놓아야 한다. 민주당은 공천심사 후 후보자 압축을 위한 여론조사나 국민참여경선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고스란히 후보자들에게 떠안긴 것이다. 다시 말해서 민주당은 경선참여 후보자들을 제물로 삼아 손도 대지 않고 코를 풀겠다는 속셈이다. 특히 호남지역은 민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과 달리 경선참여 예정 예비후보자들이 수 백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이 이같은 정치적 분위기를 감안해 이번 6·2 지방선거를 매개로 수 억 원의 특별당비를 챙기는 기회로 삼은 것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사실 선거관리위원회도 선거에 나선 후보자가 일정 비율의 득표를 하면 기탁금을 돌려주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후보자가 사망하면 등록비를 돌려준다는 있으나마나한 단서조항을 붙여 놓고 후보자들에게 막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행위는 바로잡아야 마땅하다. 솔직히 민주당은 중앙선관위로부터 국고보조금을 받고 있는 정당이다. 그것도 야권의 모범을 보여야할 위치에 있는 제1 야당으로서 그같은 행태를 일삼는 것은 민주주의 저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민주당은 더 이상 지역민들을 실망시키지 말길 바란다.
사설
남도일보
2010.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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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 말을 하면 시장에 없던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뜻으로 있지도 않는 사실을 마치 있는 것처럼 호도(糊塗)하여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경우를 말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한 냉철한 판단을 하기도 전에 사방에서 이런저런 얘기에 휩쓸리다보면 진실마저 왜곡되는 현실을 자주 본다. 자칫 군중심리(群衆心理)에 휘말려 자기 중심을 잃고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다는 교훈적인 뜻을 담고 있다.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기원전 403~221) 위(魏)나라 혜왕(惠王) 때 일이다. 신하 방공(龐共)은 태자와 함께 조(趙)나라의 도읍인 한단(邯鄲)에 인질로 잡혀가게 되었다. 방공은 주위에서 자신에 대해 험담하고 비방하는 사람들이 왕의 판단을 흐리게 하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방공은 떠나기 전에 혜왕을 만났다. “지금 한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믿을 바보가 있겠소?”, “그럼 두 사람이 그렇게 말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의심해 볼 것 같소.” “세 사람이 시장에 호랑이가 있다고 말한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왕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그건 믿을 것이오.”하고 대답했다. “지금 시장에 호랑이가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세 사람 모두 호랑이가 있다고 말하면 마치 사실처럼 믿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지금 제가 한단으로 갑니다. 한단은 여기서 멀리 떨어진 곳이어서 아마 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이 나올 것입니다. 왕께서는 이 점을 살펴주옵소서.” 왕은 방공의 뜻을 알고 안심시켰다. 그러나 방공이 떠나자, 여기저기서 방공을 중상모략(中傷謀略)하는 자가 하나둘 씩 늘기 시작했다. 왕은 결국 방공을 의심하고 말았다. 수년 뒤에 태자는 인질에서 풀려났으나, 방공은 혜왕을 만날 수 없었다. 이미 두 사람 사이에는 갈등이 골이 깊어져서 회복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한비자(韓非子)』에 나온다. 언로(言路)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을 때 부조리와 폐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거짓말을 반복하면 합리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도 현혹되기 쉽다. 비판은 진실해야 한다. 근거없이 무조건 남을 비방하는 말은 결국 자기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뿐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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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80여일 남아있는 가운데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교육감 예비후보자, 교육의원 예비후보자가 선거구민에게 지지를 부탁하는 등 교육계 선거전도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그런데 교육감·교육의원선거에 대한 무관심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예비후보자 등록과 함께 제한된 범위지만 선거운동에 나선 후보자들이 얼굴 알리기에 나섰으나 선거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무관심은 교사들도 마찬가지라니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교육감 직선은 작게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크게는 우리나라의 백년대계를 결정할 우리의 교육 지도자를 뽑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지역 교육정책이 주민과의 소통 속에서 이뤄지는 교육자치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과거 교육감이나 교육의원격인 교육위원은 학교운영위원 등 교육과 직접 관련 있는 특정인으로 구성된 유권자만으로 선출하였다. 지난달 26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통해 교육감은 시·도단위로, 교육의원은 선거구 단위로 각 1명씩 주민이 직접 선출토록 했다. 전남의 경우 목포·신안·해남·완도·진도를 묶어 제1선거구로, 여수를 제2선거구로, 순천·고흥·보성을 제3선거구로, 나주·영암·무안·영광·함평·장흥·강진을 제4선거구로, 광양·담양·장성·곡성·구례·화순을 제5선거구로 각각 정해져 5명의 교육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헌법 제31조에 의하여 교육의 자주성·전문성, 특히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에 의하여 보장되고, 교육에 종사하는 자는 대학의 교수 등 일정한 자를 제외하고는 정당법과 공직선거법에 의하여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고 선거운동 또한 할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반면 선거에서 정당의 주도적 관여는 당연시 되는 것이 국민의 일반적인 정서이다. 이러한 관계로 예비후보자들이 만나본 유권자들은 한결같이 “어느당 후보냐” “왜 교육감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느냐” “어느 지역에 출마했느냐”는 등의 엉뚱한 질문을 쏟아낸다고 한다. 개정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교육감은 시·도지사선거에 관한 규정을, 교육의원은 시·도의원선거에 관한 규정을 준용키로 되어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교육감·교육의원은 헌법 제31조의 규정에 따라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이 배제되어 교육감·교육의원 후보자는 무소속 후보자로서 선거권자로부터 후보자 추천장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정당대표자·간부·유급사무직원·당원의 선거관여행위가 금지되고, 후보자는 특정 정당을 지지·반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추천받고 있음을 나타내는 행위도 금지된다. 유권자가 특히 유념해야 할 사항은 정당기호로 오인되는 것을 막고자 투표용지에 기호나 정당명은 표지하지 않고 후보자이름만 표시하도록 하였다. 이번 6·2 지방선거는 지방자차단체장 등과 함께하는 1인8표제로 치러지는 복잡한 투표방식이다. 특히 교육의원선거구는 지역구 국회의원선거구보다 지역의 광역화로 유권자는 누가누구인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교육감·교육의원선거는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일’ 더 나아가 ‘우리지역 우리나라의 백년대계에 관한 일’이다. 이번 6·2지방선거에서 교육감·교육의원 선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참여해 준다면 우리지역의 백년대계는 밝을 것이다.
칼럼
남도일보
2010.03.1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