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들어 가슴에 송곳으로 찌르는 듯 한 통증을 자주 느낀다는 50대가 동신대 광주한방병원을 찾아 전상윤 교수에게 치료를 받고 있다. /동신대 광주한방병원 제공
 돌연사의 주범 허혈성 심질환
식생활 서구화로 갈수록 증가…10만명당 100명꼴 사망
30~40대 환자 급증…기름진 음식·운동부족 등 주원인
과일·채소·잡곡류 많이 먹고 매일 30분 이상 운동 '도움'

서구화된 식생활과 운동부족 등으로 갈수록 심장병 환자가 늘고 있다.
지난 2006년 개그맨 김형곤(46), 2008년 그룹 거북이의 리더 임성훈(38·터틀맨), 2009년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57), 2011년 북한 국방위원장 김정일(69) 등이 허혈성심질환으로 돌연 세상을 등졌다.

김형곤은 당시 다이어트 성공과 왕성한 활동으로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더욱 믿을 수 없게 했고, 가수 임성훈은 미니홈피에 전날까지도 같은 그룹의 멤버와 식사하는 사진이 올라와 있었는데 다음날 아침 침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샀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는 암, 2위는 뇌혈관 질환, 3위는 심장 질환이다. 인구 10만명당 약 100명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장 질환은 전체 심장병의 10~20%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80~90%를 차지한다.

특히 허혈성 심질환 환자가 30~40대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들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어릴 때부터 서구화된 식생활을 경험한 세대다. 운동으로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음주나 흡연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위험이 어느 세대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허혈성 심질환은 무엇인지, 동신대학교 광주한방병원 전상윤 내과2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심장은 우리 몸의 순환을 책임지고 있는 ‘생명의 엔진’으로,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사망 전까지 온몸에 혈액을 공급해 주는 매우 중요한 장기다. 심장이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혈액을 공급받아야 한다. 이런 심장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혈관을 관상동맥(coronary artery)이라고 한다. 따라서 관상동맥은 심장 자체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해 심장을 먹여 살리는 혈관이라고 할 수 있다.
허혈성 심질환은 이러한 관상동맥에 콜레스테롤과 지방질이 쌓여 죽상반을 형성하고, 이에 동반된 혈전(thrombus)에 의해 좁아지거나 막히게 돼 심장근육에 충분한 혈액 공급이 이뤄지지 못할 때 나타나는 병을 말한다. 위험인자로는 고지혈증, 흡연,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이 있다.

▶심근경색 등 돌연사 원인
허혈성 심장질환은 임상적으로 협심증, 심근경색증 또는 급사(심장돌연사)로 나타난다.
협심증(angina pectoris)이란 죽상동맥경화 및 혈전에 의해 관상동맥의 내부 지름이 좁아져 심장근육으로의 혈류 공급에 장애가 초래돼 상대적으로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심장이 필요로 하는 양보다 부족한 상태가 돼 가슴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심근경색증(myocardial infarction)은 보통 죽상동맥경화로 협착이 일어난 관상동맥에 갑자기 혈전이 생기고, 이로 인해 심장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완전히 차단돼 발생하게 된다. 혈전에 의해 급성심근경색이 초래되면 급사의 원인이 된다.

▶콜레스테롤·비만관리 '치료 첫걸음'
허혈성 심질환은 한의학에서 심통(心痛)·흉비(胸痺)·결흉(結胸)·흉협통(胸脇痛) 등의 범주에 속한다. 병리기전은 심(心)의 양기(陽氣) 부족, 심(心)의 음혈(陰血) 부족, 기혈 순행이 원활치 않음, 담음·어혈 등의 노폐물 축적 등으로 구분되는데 각 병증에 맞게 치료하면 된다. 치료시에는 심장질환 발생의 배경이 되는 혈관 염증의 치료, 혈류의 개선, 정신적 스트레스 관리 및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비만의 관리 등 위험인자 치료를 병행해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관상동맥이 좁아지지 않게, 콜레스테롤이 쌓이지 않게 혈액을 맑게 하는 한약제제도 있다. 과거로부터 혈액을 맑게 하는 한약제로 알려진 것은 복숭아씨, 홍화, 소목, 청피 등이다. 이러한 약재들은 피를 맑게 하는 작용이 있으므로 작게는 타박상 등으로 어혈이 있는 경우에서부터 크게는 중풍, 혐심증 등이 혈전이나 혈관수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또한 현대 의학적으로 그 효능이 검증된 것도 있다. 예를 들면 마늘, 백강잠(serrapeptase), 수지, 구인(lumbrokinase) 등은 혈전을 방지하고 이미 형성된 혈전도 이를 분해하는 효능을 지니는 것으로 현대 과학적으로 이미 밝혀진 상태다.

▶예방이 최선
허혈성 심질환을 예방하는 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다양한 채소와 과일, 잡곡류를 많이 먹어야 한다.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머그잔 하나 정도의 분량으로 하루에 5차례 이상 꾸준히 먹어야만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주스보다는 있는 그대로 먹는 것이 좋으며 현미와 잡곡류도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줄여준다.

금연·절주, 싱겁게 먹고 적당한 운동도 필수다. 담배를 끊고 모든 술은 2~3잔 이내로 마셔야 한다. 여기에 소금 섭취량을 하루 6g이하로 줄이고, 기름기 있는 음식 대신 콩과 생선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또 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매일 30분 이상 달리기, 걷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밖에 평소 자신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심장이상 증상이 의심되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동신대 광주한방병원 전상윤 내과2과장은 "이미 질환이 발병한 뒤 치료하려 하지말고 미리 예방하는 것이 최상"이라며 "평소 절제된 생활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기름진 음식과 술을 삼가고, 음식을 적당히 섭취하며,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것이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예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도움말> 동신대학교 광주한방병원 전상윤 내과2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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