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느러지서 천연염색과 도자기로 힐링을…

영산강 느러지서 천연염색과 도자기로 힐링을…

쪽재배법·천연염색 위해 전남농기원·기술센터 교육받아

다양한 자격증으로 학생들 창의성 키워주는 체험 등 눈길

홍보물 제작 도시 중소기업 찾아 발품…박람회 등 참가도

<33·하현희 무안 몽탄‘영산요’ 대표>
 

▲ 하현희 영산요 대표가 도자기 체험장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영산요 제공

호남의 젖줄 영산강이 S자로 몸을 뒤트는 지점, 목젖처럼 튀어나온 두 개의 지형이 태극모양을 이루는 곳, 그 모습이 영락없이 한반도를 빼닮아 ‘느러지’라고 불리는 곳, 전남 무안군 몽탄면 이산리에 힐링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 사업가가 있다. 주인공은 ‘영산요’ 하현희(39·여) 대표다. ‘영산요’는 도자기와 천연염색을 통해 도시 소비자들이 삶의 질 향상과 농촌의 전통성과 중요성을 깨달을 수 있는 체험장이다.

어릴 적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던 하 대표는 서양화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다.
 

▲ 영산요 체험 염색 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

“어느 날 학원 원장님과 함께 포운 김옥수 선생님이 운영하는 무안요를 방문하게 됐는데 물레를 돌리면서 전통자기를 만드는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다”고 도자기와의 첫 인연을 회상했다.

도예를 시작하게 되면서 하 대표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천연염색이었다.

색에 대한 남다른 조예와 관심이 있었던 하 대표는 자연의 색을 자신이 사용하는 물건들에 담아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 대표는 “천연재료를 사용해 염색된 색을 보면 안정되고 매우 편안한 느낌이 들어 친근감을 주며 다양한 색이 펼쳐져도 어느 색 하나 도드라지지 않고 서로 자연스럽게 어울린다”며 “이에 반해 인공안료는 자신만 드러내려는 경향이 강해 청정 자연과 흙을 만지며 살다보니 도예와 천연염색을 연계한 힐링 체험장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실행하기로 결심한 하 대표는 먼저 천연염색 아이템으로 ‘쪽’을 선택했다. 영산강을 끼고 있는 무안은 예로부터 쪽염색이 발달했고 염색견뢰도 또한 우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염재의 조달이었다. 천연염색 체험프로그램을 상시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염재가 필요한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원가를 절감하고 좋은 품질의 쪽을 생산해 체험객의 만족도를 높여야겠다고 생각한 하 대표는 쪽을 직접 재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전혀 없는데다 쪽을 ‘니람(쪽으로 만든 색소)’으로 만드는 과정이나 환원작업은 어렵고 까다로워 계획만큼 쉽지 않았다.
 

▲ 영산요 도자기 제품들

농사와 염색기술,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아야 했던 하 대표는 쪽 재배법과 천연염색을 배우기 위해 전남농업기술원과 무안군농업기술센터를 찾았다.

하 대표는 “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여러 가지 교육을 차례로 받아 배우고·실험하고·연구한 세월이 17년에 달한다”며 “자연스럽게 농사에도 자신감이 생겨 사업을 구체화하고 추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농업기술원 교육은 농사에 천연염색체험에 대한 마인드와 기초 지식과 마케팅 이외에도 생명대학교 약용작물과 도자기 체험장을 이수하면서 염색의 염재인 약초에 관한 사전지식과 능력까지 갖출 수 있었다”며 “이를 계기로 체험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천연염색 지도사와 전통차 예절 지도사, 심지어는 심리상담사, 학교폭력예방상담사, 진로상담사와 같은 자격증도 취득해 학생 체험객들을 1대1로 창의성을 이끌어 주는 다양한 체험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체험장을 만든 전통 도예와 천연염색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지만 고객들은 농촌의 전통을 체험하기를 원했다.

기존 프로그램이 이들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자 고객 만족도는 떨어져 다양한 고객층 확보 또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다시 전남도 농업기술원을 찾았다.

지난 2013년도 농업창업 비즈니스 모델개발과정에 참여한 하 대표는 창업지원을 통해 도시 고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구축했다.

스카프와 면 티셔츠를 활용한 염색체험과 도자기체험을 연계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인근에 있는 행복마을과 유기농 생태마을과 연계해 먹을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를 한꺼번에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시도했다.

이와 함께 우수고객 확보를 위해 홍보물을 제작해 도시의 중소기업을 찾아 홍보활동을 벌이고 박람회 등 각종 행사에 참가해 ‘영산요’를 알렸다.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하 대표의 노력으로 1천여명에 불과했던 영산요 힐링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고객 수는 2013년 무려 3배가 증가한 3천명에 이르렀다. 매출 또한 4천5만원에서 7천100만원으로 58% 신장됐다.

하 대표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에 갇혀 생활하는 현대인들에게 도예와 염색 체험은 힐링으로 다가온다”며 “앞으로 지역의 특산물인 백련과 양파 등을 소재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체험장을 찾는 도시 소비자에게 농촌이 갖고 있는 유·무형의 가치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주소=전남 무안군 몽탄면 이산리 591-4

연락처=061-453-4996/010-5544-4996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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