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생활 접고 귀농…단감즙으로 ‘달콤한 인생 2막’

도시생활 접고 귀농…단감즙으로 ‘달콤한 인생 2막’

무설탕 감수정과·맑은 단감즙 등 전통식음료 개발

발효효소지도사·팜파티전문가 등 펜션·카페 계획

<38·전남 해남군 ‘초호감농원’ 강귀순 대표>

편리한 도시생활을 접고 농촌으로 떠나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강귀순(40) 대표가 귀농을 이야기 했을 때 주변에서는 남편 김이남(46)의 사업과 아이들의 교육은 어떻게 하려고 시골로 가려는지 모르겠다며 반대했고 아이들도 반기지 않았다.
 

초호감농원 강귀순<오른쪽> 대표는 5년전 남편 김이남씨와 귀농해 단감즙으로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 가고 있다.
/초호감 농원 제공

하지만 큰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아토피에 알레르기와 비염, 천식 등 생활 속에서 잔병치레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환경호르몬, 새집증후군, 소음과 빛공해까지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많이 고민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고민하던 강 대표는 소중한 아이들에게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게 하고 제 2의 인생을 계획하자고 남편을 설득했다.

강 대표는 어떤 농사를 지을 것인지, 시골에서의 정착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고 나름 농사공부를 하면서 주말농장에서 채소를 가꾸며 귀농 준비를 했다.

남편도 강원도 화천군에 있는 한옥학교에서 황토집짓기 주말반 4개월 교육과정을 이수하면서 농촌에 대한 막연한 상상들에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강 대표는 지난 2011년 귀농하자마자 콩과 고구마, 고추, 배추, 수도작 등 농기구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농사를 시작했다.

여기에다 전남도농업기술원·농업기술센터에서 진행하는 각종 농업교육이수로 현장감 있는 실습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적극 참여해 나갔다.

지난 2014년 전남도농업기술원의 청년창업 비즈니스 모델 개발대회에서 ‘단감을 활용한 음료개발 및 브랜드화’를 발표해 선정되면서 브랜드와 포장재 개발 등은 청년창업 예산을 지원받았다.

단감수정과는 1박스에 110㎖ 소포장 30개가 담겼으며 이제 출시된 만큼 홍보차원에서 판매가는 2만5천원이다.

초호감농원 단감즙

단감즙은 약밥과 제빵 등에 활용되는 등 단맛을 이용해 설탕 대신 요리를 이용할 수 있어 천연감미료로의 역할이 기대된다.

강 대표는 귀농초기부터 토지구입과 농기계와 농자재구입 등 집중투자로 인한 경영자금 부족과 작물에 대한 기술부족, 항상 바쁜 농사일정, 주변에서 들려오는 무성한 소문들까지, 하나도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흙을 밟고 만지는 것이, 흙을 통해 살아있는 걸 느낀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농사를 통해 배웠고, 자연과 세상도 배웠다.

강 대표는 단감과 대봉, 자색양파, 가을배추, 밤호박 등 여러 가지 작물을 심었다.

그러나 아무리 정성껏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모양이나 크기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지는 상품이 생길 수밖에 없어 너무 안타까웠다.

맛은 좋지만 모양 때문에 버려지는 비상품성 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2차 가공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건강원을 창업, 양파즙과 단감즙을 내어 고객과의 직거래를 시도했고 예상보다 좋은 호응이 있었다.

농산물을 생과로 판매하는 것보다 가공을 해야 그만큼 부가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직접 느꼈고 그뿐 아니라 마케팅과 유통 역시 직접 해야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품의 다양화를 위해 다양한 레시피와 제조 방법을 사용해 단감수정과, 맑은 단감즙 및 천연감미료, 단감즙 등을 개발했다.

부드러운 단맛인 맑은 단감즙과 단감수정과는 다양한 미네랄을 섭취할 수 있는 음료제품으로 소비자의 건강 증진과 향수를 자극하는 전통음료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웰빙세대를 위한 제품이다.

특히 ‘무첨가 감수정과’는 전통음료인 수정과에는 곶감이 들어가는 것을 착안,단감을 중탕기내에서 120℃에서 멸균처리하고 교반기에서 100℃에서 살균처리 후 천연당 성분을 위생적으로 추출해 단맛을 내고 단감과 생강, 계피로 적절한 비율로 맛을 더해 만들었다.

단감즙은 제과, 제빵, 떡, 전통차 등 다양한 요리의 감미료로 다양하게 사용 할 수 있다.

특히 단감을 활용해 무설탕 감수정과, 맑은 단감즙 등 전통식음료를 개발해 기존 형성된 즙시장에서 신규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단감을 활용한 음료개발 및 브랜드화로 신규시장 개척’ 사업을 발표해 2015년 농업청년사업가 양성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초호감농원 무첨가 감수정과

강 대표는 이 사업을 통해 상표를 출원하고 알루미늄 파우치를 제작하고 박스 등을 제작하고 홍보물 제작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욱 ‘초호감농산’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SNS와 블로그를 활용한 홍보는 농장을 알리고 농산물 판매를 늘리는 것은 물론 농장을 방문해 수확체험을 해보고 싶다고 문의하는 소비자들까지 있게 했다.

발효효소지도사, 팜파티전문가, 소믈리에 등의 자격을 갖춘 강 대표는 이런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농촌의 향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휴게공간과 제철 농산물과 가공품을 맛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건강하고 편한 펜션과 카페도 운영할 계획도 갖고 있다.

강 대표는 모든 것에 늘 감사하고 있다고 말한다.

강 대표는 “철저한 준비가 부족했던 귀농으로 작은 것에서부터 부딪히고 한가지씩 배우며 적응하고 정착기까지 접어들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며 “도시든 시골이든 참 좋은 사람들이 많은 걸 느꼈고 도시보다 시골이 제가 할 일이 많다는 것도 실감했다”고 말했다.

주소=전남 해남군 현산면 초호길 35-15

연락처=010-6221-0498

블로그=http://dalmasane.blog.me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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