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춘 섬진강변서 불사른 ‘억대 청년 농사꾼’

20대 청춘 섬진강변서 불사른 ‘억대 청년 농사꾼’

사과+배 혼합상품 개발 틈새시장 개척

곡성 5개 농가 공동 영농조합법인 개설

팜파티 등 농촌관광 체험프로그램 운영

<45·전남 곡성군 ‘샛터농장’ 김요순 대표>

아름다운 섬진강이 도도히 흐르는 청정고을 전남 곡성에서 체험농장으로 돈 버는 젊은 농촌사업가가 있다.

30대 중반의 나이로 벌써 13년째 가족들과 함께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 농사꾼 ‘샛터농장’ 김요순(37) 대표다.

김요순 곡성 샛터농장 대표가 13년간 묵묵히 농사에 전념할 수 있게 해준 가족들./샛터농장 제공

김 대표는 또래들이 도시 샐러리맨을 꿈꿀 때 한국농업계의 큰 별이 되고 싶다는 남다른 꿈을 가졌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까진 농업의 ‘농’자도 몰랐지만, 새로운 21세기 농촌모델을 만들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13년 전 ‘대학에 들어가면 무슨 답이 나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막연히 한국농수산대에 입학했던 그는 13년이 지난 지금 좌충우돌 청년에서 차세대 농업경영인으로 성장했다.

김 대표의 유년시절 중심에는 부모님 과수원이 있었다. 봄에는 향기로운 꽃이 피어나고, 여름에는 청색의 과일과 잎이 무성하고, 가을에는 빨갛게 사과가 익어가고 겨울에는 맨 살을 드러낸 채 하얀 옷을 입고 다시 봄을 준비하는 나무를 보며 계절 변화를 느꼈다. 농촌이 주는 희망과 풍요로움을 느꼈다.

그러나 막상 대학을 졸업한 후 부푼 꿈을 안고 농촌에 정착했을 때 김 대표는 생각하지 못한 난관에 봉착했다. 그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힘든 노동 뿐 아니라 부모님과의 의견 충돌이었다.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고 경영개선을 시도하고자 하는 의욕 넘치고 혈기왕성한 젊은 아들과 시대가 바뀌었지만 변화를 두려워하는 부모 세대간의 필연적인 갈등이었다.

사사건건 의견을 달리하는 부모님을 설득해 기존의 경영방식을 개선하는 데에는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이수한 교육이 큰 역할을 했다.

농업기술원에서 1년 동안 경영 및 마케팅 교육을 받으면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농가의 경영마인드가 변화해야 하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함을 깨닫게 됐기 때문이다.

일련의 교육을 통해 체험농장에 눈을 뜬 김 대표는 바로 실천에 돌입했다.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이 주는 여유를 느끼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직접 작물을 재배할 수 있도록 사과나무와 배나무 뿐만 아니라 조그마한 개인 텃밭까지 분양했다.

김 대표는 체험을 위해 농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쉼터 공간도 조성하고, 농사에 필요한 농기구도 무료로 대여함으로써 고객편의를 도모했다.

김 대표의 고객감동 마케팅 포인트는 배려와 책임감이다. 김 대표는 농장에 텃밭운영에 필요한 모종이나 종자를 비치해 고객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또 분양된 과수와 텃밭에 충분한 유기물 퇴비와 영양제를 살포해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최적 조건을 조성하는 등 체험고객의 만족도를 높여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렇게 운영되는 김 대표의 체험농장이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 2012년 분양사업에 참여한 고객수가 150명에 달하고 있으며, 태풍 ‘볼라벤’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연간 2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가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성장 비결에 대해 “농산물 하나를 생산하더라도 제대로 만들어 팔겠다는 스스로의 약속과 내가 생산하는 농산물이 최고라는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고객들에게 전달되도록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샛터농장에서 생산된 사과와 배는 충분한 일조량과 일교차,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재배돼 당도가 높고 과즙이 많을 뿐만 아니라 새콤달콤함 속에 깊은 향기가 깃들어 있어 전국 최고의 맛을 자랑한다”고 덧붙였다.

샛터농장 사과와 배 세트.

김 대표는 오늘날과 같은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전까지 좌절도 맛봤다.

과거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자 생과에서 가공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전자상거래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와 직거래하면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치밀한 준비없이 추진한 가공사업은 가공즙이 무허가 제품으로 신고되면서 꺾이고 말았다. 식품유통에 대해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기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실패를 교훈삼아 안정적이고 합법적인 판매망을 구축하기 위해 곡성군내 5개 농가와 공동으로 영농조합법인을 개설했다.

식품허가를 받아 개별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제품으로 가공, 판매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지금은 가공제품 생산공장을 증축해 사과즙, 배즙 뿐 아니라 울금즙, 울금환, 울금가루, 누에환, 누에가루, 동충하초 등을 생산하는 전문 건강식품 가공업체로 급성장해 나가고 있다.

또 우수고객 확보를 위해 키워드 광고와 블로그, 페이스북, 스마트폰을 활용해 농장의 일상을 소개하고, SNS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소득을 창출하는 김 대표지만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부족, 이상기온으로 인한 과수농사의 제반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실에 순응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과쨈, 사과과자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개발해 수출시장을 개척하고, 체험고객 확보를 위해 분양, 수확체험 외에 팜파티 등 농촌관광 체험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어린이집 아이들의 과수원 체험학습.

김 대표는 “지난 13년 동안 20대 젊음을 송두리째 바친 농장의 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하트사과’, ‘하트병 사과’ 등 차별화된 대표상품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소=전남 곡성군 옥과면 소룡리 337-1

연락처=061-362-5907, 010-6296-5907

홈페이지=http://ybapple.com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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