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도 바뀌는데 1년 내내 ‘단벌’ 공연복 뿐…

정신장애인 봉사단체 ‘어울림 봉사단’

작년 8월 결성 우리춤체조 활용 공연봉사

단원 대부분 수급자…소품마련도 힘들어

광주광역시 광산구 최초로 정신장애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체인 ‘어울림봉사단’은 최근 공연복과 소품 마련을 위한 후원계좌를 개설했다. 어울림봉사단이 노인복지센터에서 우리춤체조를 활용한 공연봉사를 하고 있는 모습./어울림봉사단 제공
“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사계절 매번 같은 옷으로 무대에 서려니 기가 서지 않네요…”

광주광역시 광산구 최초로 정신장애인들로 구성된 봉사단체인 ‘어울림봉사단’이 단원들의 새 공연복과 소품 마련을 위해 후원창구를 개설했다.

우리춤체조 공연 봉사단체인 ‘어울림봉사단’이 결성된 것은 지난해 8월. 정신장애인 주간 재활시설인 송광사회복귀시설 회원들인 이들은 2014년 2차례의 지역 송년행사 및 후원행사 공연 참가를 계기로 우리춤체조를 익혀 왔다. 재활 프로그램의 하나로 우리춤체조를 배워 온 이들이 이왕이면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활동을 해 보자며 정식으로 자원봉사단체까지 결성하게 된 것. 장애인들로 봉사단체가 구성되기는 광산구에서 최초다.

‘어울림봉사단’은 그동안 매월 1차례 이상 노인복지센터 등 지역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공연봉사를 통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 이끌어냈다. 쉽지 않은 여건에서도 단원들 스스로 사회를 보며 땀 흘려 꾸민 무대는 많은 이들에게 적잖은 감동을 남겼다.

무엇보다 단원들 스스로에게도 각별한 시간이었다. 그동안 복지 대상자의 입장에만 있었는데, 공연을 즐거워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작지만 나도 남한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보람을 갖게 된 것이다. 지역행사에 참여하는 기회가 늘면서 어느새 나도 당당한 지역사회의 일원이라는 자신감도 무럭무럭 자라났다.

얼마 전부터 남모를 고충이 하나 생겼다. 봉사단을 만들면서 어렵게 단원들 공연복을 마련했는데, 공연 때마다 매번 같은 옷차림으로 무대에 오르다 보니 관객들한테도 신선함도 떨어진데다 단원들 스스로도 기가 살지 않았다. 30~50대 17명으로 구성된 단원 대부분이 기초수급자 처지이다 보니 그동안 변변한 공연복이나 소품 하나 갖추기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어울림봉사단은 공연봉사에 필요한 공연복과 소품 구입비 등을 고민하던 중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행복주식거래소(http://happyexchange.chest.or.kr/help/view.jsp?idxId=673)에 사연을 신청, 공연복과 소품비 마련을 위한 후원계좌를 개설하게 됐다. 한 달 동안 기부자들의 온라인 모금을 통해 모인 성금을 지원받게 된다. 후원 문의는 송광종합사회복지관(062-941-8250)으로 하면 된다.

권정기 봉사단원은 “강남역 사건을 계기로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이 높아져있는데, 문화공연을 통해서나마 우리도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고 어울려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종욱 기자 jj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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