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 선생이 세상을 떠났다.

10일 여성영화인모임에 따르면, 박 선생은 지난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

고인은 1923년 경북 하양 출생이다. 1943년 이화여전 가정과에 입학해 문학과 미술, 영화에 심취했다. 그는 학교를 중퇴한 뒤 대구에서 기자 생활을 하면서 영화평을 썼다. 해방과 함께 서울로 올라온 고인은 윤용균 감독 소개로 조선영화사 촬영소에서 일하게 됐고, 신경균 감독의 '새로운 맹세'에 스크립터로 참여하면서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국방부 촬영대에 입대, 뉴스촬영반에서 활동했다. 1953년 부산에서 만난 극작가 이보라와 결혼했고, 1954년 7월부터 남편이 쓴 시나리오로 영화 '미망인'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16㎜ 흑백 장편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제작비 부족 등으로 어렵게 완성돼 1955년 3월 서울 중앙극장에서 개봉했으나 흥행에는 실패했다. 이후 박 선생은 연출에서 손을 떼고, '시네마팬'이라는 월간 영화잡지를 운영하다가 1957년 동아출판사에 입사해 23년 동안 재직했다. 1992년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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