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절감 선도 농가를 찾아서>17.전남 보성군 회천면 백종우씨

녹찻잎 ‘기계수확’으로 생산비 최대 15%↓

1㏊당 177만원 절감…생산성 향상 효과도

포장개선·브랜드개발·직거래로 소득확대

“백록다원 고객은 내 가족이나 다름없어…”

전남 보성군 회천면에서 녹차 농장 ‘백록다원’을 운영중인 백종우(57)씨는 일일히 손으로 따야하는 찻잎 수확에 기계수확을 도입해 인건비와 생산비 절감에 성공했다. 사진은 자신의 농장에서 기념촬영중인 백씨의 모습. /전남도농업기술원 제공
“고향 보성으로 내려와 차나무를 일구기 시작한 지 어느덧 19년이 흘렀습니다. 지금은 연매출 1억원 이상을 올리고 있는데, 고생스러웠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감개가 무량합니다…”

전남 보성군 회천면에서 6㏊ 규모 녹차농장 ‘백록다원’을 운영중인 백종우(57)씨는 19년이란 세월을 차(茶)나무에 바쳤다. 서울에서 대기업 회사원으로 일하던 백씨는 1998년 회사 생활을 접고 고향 보성으로 내려왔다. 녹차의 고향 보성에서 나고 자란 탓에 유독 차나무를 좋아했던 그는 고향으로 오자마자 녹차 농사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눈으로만 봐왔던 녹차 농사는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다. 첫 찻잎을 수확하기 위해선 차나무를 심고 5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당장 수입이 없던 그에게 5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길었다. 하지만 이 기간 백씨는 평지에 감자와 쪽파를 심어 생활하고, 당시 80만원 하던 ‘관리기’를 구입해 감자 비닐 씌우기 작업을 하는 등 인건비를 줄였다. 부업으로 이때 산 관리기를 이용해 다른 농가의 일을 도우며 생활하기도 했다.

백록다원에선 현재 녹차 65%, 홍차 45% 비율로 특우전과 우전 등 10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백록다원 모습.
5년이 지난뒤 처음으로 찻잎을 수확한 그는 일일히 손으로 따야하는 찻잎 수확에 엄청나게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다행히 전남농업기술원 차산업연구소의 도움을 받은 그는 기계수확 등을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기존의 손 수확방법을 기계수확으로 전환하자 1㏊당 인건비 240만원이 절감되고 생산비가 15.5% 정도 절감됐다. 기계수확에 들어간 인건비와 연료비를 감안하면 최종적으로는 1㏊당 177만원 가량이 절감된 셈이다.

백록다원에서 생산되는 ‘보성녹차’ 포장 모습.
또한 백씨는 브랜드개발과 포장개선, 직거래확대, 가공, 체험프로그램 운영도 실시하는 등 현재 녹홍차 제품 10여종을 생산하고 있는 ‘백록다원’을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백록다원은 2010년부터 발효차를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는 녹차 65%, 홍차 45% 비율로 특우전과 우전 등 10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생산된 제품들은 그동안 쌓인 고객들을 통해 100% 판매되고 있다.

백씨는 주문제품을 고객에게 보낼때 새 제품을 함께 소포장해 함께 보내는 등 신제품 테스트와 홍보가 동시에 이뤄지게 하고있다. 이같은 세심함에 고객들의 재구매율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백록다원 녹차 체험학습장.
‘차박사’가 된 백씨는 요즘은 상지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평생교육원 교수로 출강을 나가 차 재배와 제다 교육을 하고 있다. 또 보성다향고등학교에서 차 재배, 제다 교사로 강의하며 차를 알리는 역할과 후진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그는 또 전남농업기술원 차산업연구소와 녹차사업소 등의 정기 교육에 참여해 새로운 재배·가공기술 등을 배우고, 농장에 적용하는 등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자세로 소비자들에게 신뢰받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백 씨는 “찻잎 수확시 많은 노동력이 투입돼 이를 절감하고자 찻잎 기계수확을 실시하는 등 생산비를 줄일 수 있었다. 또 지금까지도 어떻게 하면 원가를 절감할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실천하는 등 다른 농장에 비해 같거나 좋은 품질의 제품을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면서 “백록다원의 고객은 나의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고 평가 받으며, 계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차 시장은 판로개척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이제 내수시장에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때다”며 “아울러 현재 경사지 차밭은 관광, 문화쪽과 연계 발전시키고, 신규 차밭과 갱신하는 차밭은 평지에 단일 품종다원으로 조성해 품질과 수량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화와 산업이 양존해 끌어가는 구조가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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