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유레카 목장’ 영광 김수영씨

오뚝이 인생…‘평범한 주부’서 ‘유제품 전문가’로 우뚝

직거래·신선도 전략 승부 적중 …각종 콘테스트 휩쓸어

귀농서 일군 인생 역전 ‘성공 모델’…일본·독일 유학 도움 커
 

전남 영광군 ‘유레카 목장’ 김수영(52) 대표는 지난 1997년 귀농과 함께 유제품 전문가로 거듭났다. /전남도 제공

‘유레카’를 외칠만하다. 전남 영광군 영광읍 단주리 ‘유레카 목장’ 김수영(52) 대표의 삶은 1997년 귀농과 함께 달라졌다. 다섯이나 되는 아이들을 먹이기 위해 남편이 짜낸 우유로 치즈, 요구르트 등을 만들다 보니 재미가 생겼다. 평범한 주부였던 삶은 어느새 유제품 전문가로 바뀌었다.

한국축산과학원이 주관하는 ‘자연 치즈 콘테스트’를 매년 휩쓸어 온 김수영 대표는 자신의 실력을 국제무대에서도 인정받기 위해 지난해 세계 치즈 품평회에도 도전할 만큼 남다른 열정을 지니고 있다. 김 대표는 “계획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라며 “계획대로 살아지지 않는 삶이 얼마나 멋진 줄 아느냐?”고 물었다.

김 대표는 시장개방으로 축산업의 전망이 암흑으로 변한 상황에서도 축산업이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미래임을 온몸으로 보여준 사례다. 아마 고령화로 인한 작목전환 필요성, 인구감소에 따른 귀농과 귀농인들의 성공 모델이 필요한 시점에서 김 대표의 성공은 아주 좋은 본보기인 셈이다.
 

‘유레카 목장’은 지난 1997년 서울 생활을 접고 영광으로 귀농한 김수영 대표와 그의 남편인 최봉삼씨의 완벽한 호흡으로 이뤄졌다. 남편은 젖소를 키우고 젖 짜는 일을 도맡고, 김 대표는 우유를 받아 유제품을 만든다. /전남도 제공

■인생 큰 전환, 10년 치 사업계획서

‘유레카 목장’은 지난 1997년 서울 생활을 접고 영광으로 귀농한 김수영 대표와 그의 남편인 최봉삼씨의 완벽한 호흡으로 이뤄졌다. 남편은 젖소를 키우고 젖 짜는 일을 도맡고, 김 대표는 우유를 받아 유제품을 만든다. 귀농 전 평범한 주부였던 그는 남편이 어느날 보여준 ‘귀농 10년 사업계획서’를 보고 귀농을 결심했다. 계획대로 됐으면 대단한 목장이 되었겠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인생 덕분에 김 대표는 유제품 전문가가 됐다.

잉여 원유 파동으로 유류 가격이 폭락하다 못해 이른바 ‘똥값’이 됐던 지난 2002년 유가공을 시작했다. 목장형 유가공이 미래 낙농의 대안이라는 데 뜻을 같이 한 전국 선도목장 주인들과 함께 ‘한국 목장형 유가공 연구회’를 시작한 것이다. 이후 요구르트, 치즈, 버터 등 유제품을 제대로 배우기 위해 국내 전문가는 물론 일본·독일의 유명 마이스터를 찾아다니며 실력을 키웠고 지난 2010년 드디어 목장 이름을 딴 유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유레카 농장의 숙성고.
유레카 목장 제품
유레카 목장 제품

■고집의 값진 결과

김 대표는 좋은 소는 좋은 환경에서 자란다는 믿음으로 2만9천752㎡(9천평)의 땅에 방목해 운동을 시키는 등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HACCP 인증 및 친환경 축산물 인증, 순환농법 등으로 친환경적이고 위생적인 환경을 조성했다. HACCP 인증이란 식품의 원재료 생산에서부터 최종 소비자가 섭취하기 전까지 각 단계에서 생물학적, 화학적, 물리적 위해요소가 해당식품에 혼입되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위생관리 시스템이다. 전통 축산업에서는 생각도 못한 일이었지만 이제 어느 정도 일반화된 이런 환경 조성이 결국 경쟁력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사료는 유전자 변형이 없고 방부제나 합성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것을 쓰는 것도 잊지 않는다.

김 대표가 만들고 있는 유제품은 요구르트 3종, 치즈 6종, 발효버터 1종 등이다. 전국 유제품 애호가들로부터 품질을 인정받으며 사랑받고 있다. 또 국내 목장 중 요구르트와 치즈를 제조하는 곳은 여렷 있지만, 발효버터를 만드는 것은 유레타 목장이 유일하다.

젖소 1천200마리에서 1일 1천600~1천800ℓ의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유레카 목장의 연 매출액은 8억여원이다. 이 가운데 김 대표의 유제품 판매가 차지하는 금액은 전체 매출액의 200% 가량인 1억5천여만원에 달한다.
 

유레카 목장 치즈만들기 낙농체험 모습.

■유제품 신선도 ‘최우선’

김 대표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신선도를 최우선으로 하는 데 있다. ‘가장 신선한 상태에서 먹어야 유제품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믿음에 따라 일주일 치의 주문량을 주말에 생산, 월요일에 일괄 배송한다. 100% 직거래다. 유레카 목장의 이러한 제조·배송방식은 최근 들어 다른 유제품 생산 목장들에도 일반화되고 있다.

치즈 만들기 등 낙농체험 활성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낙농업을 알리고 후계양성에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김 대표가 목장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생명을 다루는 일’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다.

김 대표는 “낙농업의 미래인 청소년들이 체험을 통해 흥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유레카 목장’의 유제품의 참맛을 즐기고 싶다면 직접 전화(061-351-7717)로 주문하거나 유레카목장 홈페이지(www.eurekacheese.com)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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