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농업 선구자 -32.무안 김덕형씨>

32. 무안 스테비아 양파 영농조합법인 김덕형 대표

스테비아 농법 도입…고품질 양파 생산

기계 이식으로 생산비 절감·수요 증대

신품종·새로운 재배기술 농가 전파 앞장
 

전남 무안 스테비아 양파 영농조합법인 김덕형(56) 대표는 양파라는 작물에 이야기를 입히고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 무안은 ‘양파의 고장’이다.

무안은 온통 황토로 다른 지역과는 땅의 바탕부터 다른 탓에 원래 양파 재배가 많았고 그 품질도 정평이 있던 곳이었다. 전국 양파의 20% 이상이 무안과 인근 지역에서 나온다. 황토의 힘일 것이다.

무안은 그래서 ‘양파 천지’다. 군청의 상징물도, 읍내 가로등도 양파 모양의 심벌이다. 여기저기서 양파의 향기가 풍긴다. 음식도 양파를 활용한 것이 유달리 많다.

여기에 서쪽의 바다와 이를 배경으로 한 야트막한 구릉지의 양파밭은 무안만의 특별한 풍경이다. 양파는 9월에 모종해 다음해 5월 무렵에 수확한다. 양파밭은 서남해안의 독특한 겨울 풍경이기도 하다. 황토밭과 뻘밭의 미네랄 등 풍부한 영양소가 키워내는 무안의 특산인 셈이다. ‘농도’전남에서도 농업의 터전이 특별한 곳이다. 특히 세계 어느 지역의 농업도 범접할 수 없는 경쟁력의 양파를 확립한 것은 무안 농업의 진취성이었다. ‘까고 또 까고 그게 그 것’이라는 그 단순한 양파라는 작물에 이야기를 입히고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이 무안 지역민이었고, 그 중 대표적인 인물 중 한 사람이 ‘무안 스테비아 양파 영농조합법인’ 김덕형(56) 대표이다.
 

■스테비아 농법 통해 무안 양파 농도 높여

양파를 잘 만들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제일 먼저 저지르고 보는 것이 김 대표의 영농 스타일이다. 무안군청이나 전남도청의 농업당국과 힘을 합치는 일에도 앞장섰다. 새로운 시도는 위험부담을 전제로 한다. 이 과정의 성공과 실패 등 진행과정을 보며 다른 농민이 따른다. 그의 ‘숨겨진 역할’인 셈이다. 농업 관련 기관 및 전문가와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늘 잘 되기만 했던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난관 또는 실패가 더 중요한 교훈이 됐다고 설명한다. 이것이 정작 ‘진취적인 생각’일 터다. 고급 농산물로 인정받고 큰 상점에서 비싸게 팔리는 것은 자연스런 결과다.

김 대표는 스테비아 농법을 통해 양파의 본래의 맛에 단맛을 더 키웠다. 혈액순환을 돕는 물질의 농도를 높여 기능성을 강화한 것 등의 상당 부분을 무안농업기술센터는 김씨의 공으로 돌린다. 학술이나 연구 분야는 당연히 대학이나 연구기관의 몫이지만, 이를 현장에 적용하는 일은 크게 다른 일이다.

그가 수확한 양파 중엔 일반 양파(당도 7~8브릭스Brix)의 두배 가까운 14.8브릭스에 달하는 양파도 있다. 더구나 그가 생산하는 양파에는 혈액순환을 돕는 기능성 물질인 케르세틴이 일반 농가 양파보다 두배나 많게 들어 있다.

그는 스테비아 농업을 토해 고당도 및 기능성 물질이 풍부한 양파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남미 파라과이가 원산지인 국화과 식물 스테비아에서 추출한 스테비오사이드는 대표적인 감미료로 당도가 설탕의 200배나 되며, 작물 생육과 당도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 무안군에서 양파 기계수확 시연회를 하고 있는 모습. /전남도 제공

■“농업 진흥 공공서비스 활용해 세계로 가자”

기계를 도입해 노동력을 절감하는 일은 생산비를 낮추고 품질을 고르게 하는데 도움이 됐다. 외국산 식물인 스테비아 등 친환경 자재를 활용하는 새로운 유기농법을 적용해 단맛과 혈액순환을 돕는 기능성 물질인 케르세틴(Quercetin)을 획기적으로 높인 양파를 만들었다. 특히 스테비아로 만든 스테비오사이드를 재배기간에 6회 가량 잎에 뿌려주는 것으로 양파가 단단해지고 작물이 건강해져 병충해 피해도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그의 이런 시도는 ‘무안 양파’의 깃발을 세우는 데 크게 기여한다. 양파를 쉽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인 샐러드 요리나 즙 가공에 적합한 새품종을 도입하는 데도 그가 먼저였다.

스테비아 농업과 같은 그의 무안 양파 농업의 ‘기술’은 땅의 힘을 보존하고 나아가 더 건강하게 하는데 기여하는 것으로 자부한다. 농업이 ‘벌이를 위해’그 터전인 땅을 망가뜨린다면 이는 제 밥상을 차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한 신품종이나 새로운 재배기술을 다른 농가에 알리는 일에도 그는 아낌없이 힘을 내준다. 이런 일들이 ‘무안의 양파’를 ‘양파의 무안’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무안 양파’는 전국 소비자의 선택의 기준을 바꿨다. 양파와 관련해 ‘무안산’인가 아닌가가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무안은 이제 국제적인 입맛까지를 고려한 여려 분류의 산물을 생산하는 일을 연구하고 있다. 세계화로 가는 길목이다.
 

무안 양파.

 

 

■무안 양파 산업 경쟁력 제고

이런 가운데 최근 양파값 폭락에 무안 양파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양파 생산량이 15만5천t 이상이 과잉 생산될 것으로 보고 햇양파 시장격리를 핵심으로 하는 2018년산 양파 수급안정대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양파가격이 비교적 좋았던 탓에 재배 면적이 늘어나면서 시장 공급량도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공급 과잉으로 지난해 광주 북구 각화동 농산물시장에서 1㎏당 1천400원선에 거래되던 양파는 올해 600~700원선으로 폭락했다. 수확을 해 팔아도 마진이 남지 않을 것으로 보이자 농협에 산지폐기를 신청한 농가도 이미 줄을 선 상태다.

이에 무안군은 올해 양파 기계화 사업 및 무안양파 전용 비료 지원사업 등 양파 마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각종 보조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무안군의 올해 양파와 마늘 관련 사업에 투입되는 사업비는 전년도 대비 5% 증가한 10개 사업 41억7천400만원 규모다.

양파 관련 사업은 인건비 상승의 해소 및 생산비 절감을 위한 양파기계화 사업, 토양 연작장해 저감 및 고품질 양파 생산을 위한 무안양파 전용비료 사업, 양파의 주요 병해충을 사전에 방제하기 위한 병해충 사전 방제사업 등을 군의 역점 사업으로 추진한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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