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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농업 선구자 -41. 장성 오재곤씨>

<전라도 농업 선구자 -41. 장성 오재곤씨>

41. ‘성산종돈장’ 오재곤 대표

한국형 종돈개발로 국민밥상 책임진다

분뇨 순환시스템 이용…선진 기술 도입

동물복지형 축산 앞장…후계양성도 전념
 

오재곤 메인
전남 장성군 북일면 성산종돈장 오재곤(55) 대표는 연간 2천마리 이상을 전국 100여 농가에 분양하는 큰 종돈장을 운영하며 국내 양돈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다. /전남도 제공

40여년 전, 한 소년은 ‘하면 된다’고 믿어야 했다. 중학교 시절 아버지와 형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이겨내야만 했다. 새벽에는 신문 배달, 낮에는 급사 생활을 이어가면서도 ‘성공하기 위해서 배워야 한다’고 믿었고, 배움의 끈을 놓지 않았다. 소년에서 청년이 된 그는 은인을 만나 종돈업을 시작하고 연매출 수십억원을 올리는 종돈장을 일궈냈다.

‘깨끗하고 정직한 먹거리’를 꿈꾸는 전남 장성군 북일면 성산종돈장 오재곤(55) 대표의 이야기다. 그의 눈물겨운 도전과 성공 스토리는 지역 농업인들에게 창의력과 벤처정신을 불어넣는 사례로써 손색이 없을 듯하다.
 

성산종돈장 내부 모습
오 대표는 좋은 돼지로 질 좋은 단백질을 국민들 밥상에 올리겠다는 마음으로 한국형 종돈개발에 힘쓰고 있다. 사진은 성산종돈장 내부 모습. /전남도 제공

■늘 파김치 신세로 살았던 학창시절

오 대표는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부유하진 않았으나 행복한 가정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그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오 대표가 중학교 3학년에 올라 갈 무렵 아버지와 작은 형이 세상을 떴고 곧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돈을 벌기 위해 하루 3시간 정도 밖에 잘 수 없었다.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신문을 돌리고 학교에 갔다 집에 돌아오면 자정이 다 돼 있었다. 오 대표는 “매일 파김치가 돼서야 집에 돌아왔지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었다”고 회상했다. 오 대표는 언젠간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견뎠다.

졸업 후 연세대 농업개발원 낙농과에 입학한 그 앞에 운명적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윤덕영 덕영종돈장 대표의 양돈 특강을 듣게 된 것. 그는 초기 자본금이 상대적으로 덜 드는 양돈의 매력에 빠졌고 훗날 덕영종돈장에서 차근차근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연탐불이 꺼지기라도 하는 밤이면 추위를 이기기 위해 새끼돼지를 껴안고 밤을 보냈다. 오 대표는 30살이 되던 해 장성에 자신의 농장을 세웠다.
 

성산종돈장 전경
전남 장성군 북일면 성산종돈장 전경. /전남도 제공

■54마리 씨돼지 밑천으로 우뚝

씨돼지 50여 마리로 시작한 종돈업, 그의 성실함은 우뚝했다. 인근 농가에 ‘우수한 종돈 판매자’라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연간 2천마리 이상을 전국 100여 농가에 분양하는 큰 종돈장을 이루게 됐다.

이러한 성공에는 그의 실험 정신이 큰 역할을 했다. 수입한 종돈은 우리나라 환경과 맞지 않았기에 한국형 종돈개발에 힘썼다. 나아가 좋은 돼지로 질 좋은 단백질을 국민들 밥상에 올리겠다는 마음으로 노력했다.

오 대표는 “스트레스 없는 돼지, 냄새 없는 농장이야말로 축산업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라며 “축사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자동환기 시스템, 축사 현대화 시설 등 위생적인 사육 환경과 악취를 최소화한 동물복지형 시스템을 갖춰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농장을 시작한 이후 친환경축산물(무항생제) 및 HACCP 인증을 유지하고 있으며, 친환경적인 종돈업 경영을 위해 지속적으로 시설을 개선하고 현대화해 환경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 그의 종돈장의 또 하나의 자랑은 지난 2008년 시작한 순환형 돈사다. 축사의 가장 큰 문제는 분뇨처리로 인한 악취인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획기적인 설비이다. 이는 유기물이 돼지의 분뇨를 분해해 악취를 제거하고 거기서 나온 액비가 농가에 환원되는 ‘자연순환시스템’이다. 오 대표는 “축산업도 미래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혁신적인 첨단화시스템이 이런 측면에서부터 연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재곤 1
오 대표는 지난 2006년부터 한국농수산대학 현장교수로 나서 종돈 분양받기 위해 찾아오는 고객과 학생들에거 종돈장을 개방하고 양돈업 관리에 필요한 교육과 현장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종돈장 지열시스템 도입으로 비용 혁신

그는 지난 2012년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시행하는 농어업에너지이용 효율화사업으로 지열 냉난방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양돈 농가 중 전남 최초로 지열 냉난방에너지시스템을 도입한 오 대표가 말하는 가장 큰 장점은 비용절감과 품질향상이다. 그는 “지열시스템은 연중 축사 안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돼지가 가장 좋아하는 환경을 조성해 준다”며 “단순히 유류비만 절감하는 게 아니라 고품질 종돈을 생산해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효과까지 있다”고 밝혔다.

처음 오 대표가 지열 냉난방시스템을 접하게 된 것은 온도유지를 위한 과학적 방법을 찾고 있을 때였다. 온도변화에 민감한 돼지사육은 적정온도 유지가 성공의 관건인데 최근 이상기후로 국내에서도 혹한기와 혹서기 온도 차가 커서 적정 온도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 농어업에너지이용 효율화사업을 통해 시설원예농가뿐만 아니라 축사에도 지원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오 대표는 자부담과 생산성을 따져가며 지열 냉난방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 그는 “당장 지난해 겨울을 지내면서 효과를 톡톡히 봤고 더위가 빨리 찾아온 올여름에도 냉방에서 확실한 에너지 절감효과와 함께 일정 온도 유지가 쉬워지니 어미돼지의 상태도 좋고 분양되는 종돈의 상태도 지난해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향상됐다”며 “앞으로 품질향상으로 매출액 증대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열냉난방시스템을 도입한 오 대표의 양돈장에서는 겨울철 월 600만원, 여름철 월 400만원 정도 드는 유류비를 70% 이상 줄여 연평균 2천500만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런 가운데 오 대표는 지난 2006년부터 한국농수산대학 현장교수로 나서 종돈 분양받기 위해 찾아오는 고객과 학생들에거 종돈장을 개방하고 양돈업 관리에 필요한 교육과 현장안내를 제공하고 있다. 현장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그의 교육은 실속이 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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