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농업 선구자 -46. 조윤섭 연구관>

46. ‘참다래’ 조윤섭 전남도농업기술원 연구관

수입산 키위 맞서 국산 신품종 육성 ‘외길인생’

꼼꼼히 현장 살피며 IT기술 활용 교육·컨설팅 ‘박차’

새로운 소득원 창출에 기여…세계 3대 인명사전 등재도
 

조윤섭(56) 전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소 연구관은 20여년간 전남농기원에서 참다래를 중심으로 비파·석류·블루베리 등 외래과일 육종에 힘써왔다. /전남도 제공

FTA 체결 등으로 국내 과수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전남에서 참다래(키위) 신품종 육성에만 외길인생을 걷고 있는 연구원이 있어 화제다.

조윤섭(56) 전남도농업기술원 원예연구소 연구관은 20여년간 전남농기원에서 참다래를 중심으로 비파·석류·블루베리 등 외래과일 육종에 힘써왔다.

조 연구관은 “시중에는 수입 키위도 팔리지만 우리 참다래가 수입산과 품질경쟁에서 뒤지지 않는다”며 “우리 참다래가 더 인기다. 고급 과일이라는 이미지도 확립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출된 참다래도 일본 등지의 시장에서 뉴질랜드산 키위와 당당하게 맞짱을 뜬다”며 “전남 농업의 ‘개선가’”라고 강조했다.

조 연구관은 참다래 얘기만 나오면 들뜬 소년마냥 자랑이 만발한다. 대단한 열정이다.

조 연구관은 이 분야 연구로 서울대에서 학사·석사학위를, 전남대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이 성과로 큰 상도 많이 받았다. 특히 조 연구관은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The Marquis Who‘s Who) 2018년 판에 등재됐다.

명불허전(名不虛傳), ‘참다래 박사’칭호가 괜히 붙었을까?

 

조윤섭 연구관은 과수농가를 찾아 꼼꼼히 현장을 살피며 재배기술교육과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조 연구관 제공

■참다래로 ‘수출 농업’ 전진기지 되다

조 연구관은 지난 1994년 임용 이후 줄곧 전남도농업기술원 산하 해남과 완도의 과수연구소 신품종 개발, 안정적 고품질 생산을 위한 분야를 연구해오고 있다. 참다래가 낯설지 않은 ‘우리 과일’의 범위에 자연스럽게 포함된 인연이었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키위(키위 프루트)’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외국 과일이 1980년대 뉴질랜드로부터 들어와 전남 남해안에서 재배되기 시작했다. 키위 묘목 수입을 하던 정운천씨가 해남에 자리를 잡아 국고와 지방정부 지원 하에 이를 심고 퍼뜨렸다. 중국 이름은 ‘미후도’다. 전남지역에 들어오면서 ‘참다래’로 이름표를 바꿔 달았다. 열매의 모양과 맛이 비슷하다 싶은 우리 토종식물 다래를 염두에 둔 작명이었다.

이제 시배지라 할 수 있는 해남과 순천, 보성, 완도 등 10개 시·군의 500여 농가, 180㏊에서 참다래를 재배하고 있다. 조 연구관이 개발에 관여한 17개 품목 중 수작으로 꼽히는 ‘해금골드키위’가 요즘 많이 채택되는 경향이다.

전남도는 이런 새품종의 개발이 올해 180억원 정도의 소득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그만큼 해외과일 수입이 줄어드는 수입대체효과와 해외품종을 재배했을 때 지불해야 하는 연간 수억원의 로열티를 절약하는 효과도 따른다.

농협, 대형유통회사에 지난 2015년 기준 570t 가량을 납품했고, 같은해 일본에는 50t을 수출했다. 순천농협과 경남무역 등을 통해 2016년산 과일의 75t을 현재까지 일본, 홍통 등에 수출했고 프랑스, 뉴질랜드, 남아공, 호주 등 7개국에는 품종 수출을 위한 현지 품종보호출원을 완료하고 시범재배를 진행하고 있다.

농업이 ‘첨단산업 중에서도 최첨단산업’이라는 얘기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농업의 방향을 설정하는 주제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조윤섭<오른쪽> 연구관이 전남지역 참다래 재배농가를 둘러보고 있다. /조 연구관 제공

■현장 중심 ‘애프터서비스’ 필수

조 연구관의 스타일은 ‘신품종 개발’에서 끝나지 않는다. 농장주가 귀찮아 할 정도로 꼼꼼히 현장을 살피는 미세한 관찰과 컨설팅 등 ‘애프터서비스’가 필수다. 현장에서 얻은 결과를 즉각 분석해 교육으로 현장에 되돌리는 피드백이 중요하다. 수확한 실물을 비롯한 여려 단계의 품질분석도 교육에 연결된다. 현장에서 늘 곁에 두고 참고하도록 책자도 발간한다. ‘현장 출동’이 많은 이유다.

해외에서 온 바이어들에게 참다래의 특징과 생산과정을 설명해 ‘계약사인’을 하도록 하는 일에는 그가 직접 나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SNS를 통한 기술보급과 컨설팅도 그의 ‘무기’중 하나다. 지난 2013년에는 ‘해금골드키위’, 2014년에는 ‘참다래기술공감’간판을 건 네이버밴드를 개설해 ‘24시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회원 농임의 수가 1천명이 넘으니 무척 효과적인 소통의 도구다.
 

골드키위

■세계도 인정

조 연구관은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 대한민국우수품종상 대통령상, 2015년 전남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또 2016년에는 대한민국우수공무원상(옥조근정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조 연구관은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The Marquis Who‘s Who) 2018년 판에 등재됐다. ‘마르퀴즈 후즈 후’는 1899년부터 전세계 각 분야에서 탁월한 성취를 한 사람들을 선정해 발표해 오고 있다.

무엇보다 조 연구관은 또 하나의 ‘욕심’이 있다. 국산 골드키위 산업을 발전시킨 것처럼 국내외 식물자원을 수진, 교배 육종을 통해 토종 다래와 화이트 키위 산업을 키워내는 일이다. 가능성은 크다고 한다. 육종 전문가로서의 이름을 걸어볼만한 일이다.

한편, 참다래(키위)의 가장 큰 장점은 소화 기능을 돕는 데 있다. 이는 참다래의 단백질 분해 효소인 액티니딘 성분에 의한 것으로, 이미 국내외에는 식사 후 키위를 먹으면 소화를 도와 복부 팽만감을 방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또 참다래의 식이섬유도 소화기능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성분이다. 식이섬유는 복부 팽만 감소와 대장 기능 개선을 돕는다. 최근에는 참다래에 풍부한 엽산 성분이 난청 예방과 개선에 좋다는 연구도 이뤄져 주목을 받고 있다.

중서부취재본부/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